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세가지 성공 컨셉

2008-09-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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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설계도를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설계도에 따라 건물은 지어진다. 같은 원리로 식당을 창업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내가 시작하려는 식당의 컨셉을 잡는 것이다. 무조건 음식만 맛있게 만들고 친절하면 성공한다는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무한 경쟁시대인 요즘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럼 가장 기본적인 식당 창업의 컨셉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보았다. 첫 번째는 음식의 질로만 승부하는 것이다. 음식장사가 다 음식의 맛과 질로 손님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특히 맛에 초점을 맞춘 가게는 가격은 다른 곳보다 비싸더라도 손님들이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하고 훌륭한 음식으로 손님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한인타운에 ‘고기도 명품이 있다’라고 광고하는 가게가 있다. 그 집은 다소 부담이 되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꽃등심이라는 최고급 고기를 써서 좋은 평가를 받는 맛을 컨셉으로 하는 가게이다. 또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 온 생선으로 스시를 만들어 파는 베벌리힐스에 있는 스시 바도 또 다른 예이다.
이와는 반대로 가격대비 만족도를 우선으로 삼는 식당 창업의 컨셉도 있다. 이런 가게는 음식 맛이 최고는 아니지만 손님이 지불하는 돈보다 더 많은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식당의 컨셉이다. 대표적인 예로 요즘 한인타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무제한 고기집이다. 그 곳에서 파는 고기는 최상급은 아니지만 손님들은 20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푸짐하게 고기를 먹는 것에 대만족을 하고 그 가게를 찾는 것이다. 또한 일인분을 시켜도 둘이 먹을 만큼 양을 많이 주는 한식집도 자세히 관찰하면 이런 컨셉이 그 속에 숨어 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식당 창업의 컨셉은 무엇일까? 그것은 편리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려고 할 때 서로 먹고 싶은 음식이 달라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 식성대로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뷔페식당을 찾게 된다. 사실 뷔페식당이 그렇게 싼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음식 맛은 대량으로 미리 만들기 때문에 일반 식당에 비하여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편리성이 뷔페식당에 가게 되는 이유이다. 또한 편리성을 컨셉으로 하는 대표적인 식당은 맥도널드의 아침메뉴이다. 냉동고기를 마이크로웨이브에 데워서 주는 그 샌드위치는 솔직히 말해 맛이 없다. 하지만 바쁜 아침시간에 빨리 그리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편리성이 매일 아침 맥도널드에 나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늘어서는 이유이다.
얼마 전에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순두부와 돈까스를 파는 가게가 개업을 했다. 나는 그 가게에서 식사를 하면서 컨셉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 가게는 음식 맛으로 승부를 걸기에는 무언가 부족했고 내가 지불한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주지도 못했으며 마지막으로 손님들에게 어떤 편리성도 제공하지 못했다. 이렇게 아무런 컨셉도 없이 무조건 식당만 열면 잘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손님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컨셉으로 잡아 그것을 바탕으로 식당을 창업할 때 비록 불경기라도 성공적인 식당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핵심

1. 컨셉은 다른 말로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2. 막연히 ‘잘 될 거야’가 아닌 정확한 컨셉을 가지고 창업해라.
3. 맛, 가격대비 만족도, 편리성 이 세가지 중 한가지로 컨셉을 잡아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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