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이징 올림픽과 마라톤 유감

2008-09-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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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베이징올림픽에 여자 마라톤을 보면서 우승한 선수의 나이가 38세 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2등 집단과는 많은 거리 차이를 두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뛰는 그 녀의 자세에 일종의 존경심 마저 들었다. 그 이유는 십년전의 내모습이 그려며 결코 유쾌하지않은 추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 LA 는 매년 3월이면 마라톤이 열리는데 그 역사가 벌써 십몇회가 된다고 하니 벌써 꽤 역사있는 마라톤 대회가 된것같다.
시작할 당시 마라톤 동우회가 생기니 어쩌니 해서 떠들석 한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십몇년이 지났으니 세월에 빠름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그당시 왜 그다지도 마라톤이 뛰고 싶은지 뛰지 않고서는 꼭 시대에 뒤떨어진듯한 감정이 드는 것이 그리고 마라톤에 나가면 꼭 내가 몇등할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하던 것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른 아침에 LA 다운타운에 모인 인구가 3만을 넘었다 하니 미국와서 다운타운에 이렇게 많은 인구가 모인 것을 볼수가 없었고 그 많은 인파를 보니 우승(?)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저 멀리 도망 가는것이었다.
여하튼 8시에 출발해서 30마일을 달리기를 시작하였고 처음에는 아주 활발히 그리고 당당한 포부를 가지고 열심히 뛰기 시작했다.
맨 처음에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뛰고 또 그래서 이거 마라톤도 별것이 아니구나 하는 자만심 아닌 자만심을 가지고 6가+후라우어를 박차고 나가 남쪽으로 King blvd.를 지난 서쪽으로 막 달리는데 내 옆에는 수퍼맨 복장을 한사람, 할로윈 귀신복장을 한 사람,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달리는 사람등등 천태 만상의 사람들이 열심히 뛰면서 다름대로 그들만의 마라톤 재미를 만끽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15마일을 지나면서 한사람 두사람 탈락을 하고 나 자신도 슬슬 지치기 시작하는데 이제 겨우 절반을 뛰고 지친다는 것은 말이 되지않는다는 나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열심히 뛰고 또 뛰며 코리아타운을 통과할 때 우리 직원들의 나와서 물도 뿌려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얼마나 용기가 나든지,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내가 얼마나 지쳐있는지 도무지 눈을 뜨고는 쳐다볼수가 없었다고 했다.
여하튼 윌셔거리를 지나 헐리웃 그리고 다시 다운타운까지의 긴 여정을 겨우 소화시켜서 Finish 지점을 통과하니 약 4시간 30분 정도의 훌륭한(?) 성적으로 겨우 우승(?)을 면할수 있었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해서 여러가지 힘든 운동을 많이 해보았지만 세상에서 제일 힘든 운동이 아마도 마라톤인 것 같다. 물론 많은 준비를 긴 시간에 걸쳐 해야 하는 것 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치, 골인지점을 통과하고 나니 넙적다리는 팽팽하게 붓고 그래서 금이 다 갈정도였으니 픽업온 Wife 가 겨우겨우 차에 태워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는데 그렇게 좋아하던 메뉴가 꼭 모래알을 씹는 것 같아 절반도 먹을 수가 없을지경이었다.
내가 평소에 얼마나 준비를 하지않고 했으면 이런꼴이 될수있을까? 하는 자기 후회속에 그래서 친구가 하는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마사지를 며칠동안 하고야 겨우 몸이 원상태로 돌아 갈수 있었으니 내가 왜 이 힘든 마라톤을 했는지?
그리고 얻는 것이 무엇인지.그 당시는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다시는 마라톤을 하지 말리라는 맹세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었는데 베이징 여자 마라톤을 보면서 여자들도 저렇게 잘뛰면서 2시간 20분대를 기록하는데 그래도 명색이 남자인 내가 십여년 동안을 다리 복숭아뼈 무릅이 끊어지는 고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었다니…
그래서 내 평생에 마라톤은 참석하지도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맹세아닌 맹세를 하고 있었다니 참으로 저 여자선수들 보기가 민망하구나 하는 부끄러움을 느껴보지만 그래도 나는 앞으로도 절대 마라톤에는 참석하지 않을 거라는 내 마음속의 다짐은 당분간 변화가 없을정도 로 힘든 운동을 직업으로 삼고 일년에도 여러 번 대회 참석하는 직업 마라토너는 정말 대단히 체력의 소유자 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Jay Kim (213)434-0001
Kim88.com
김팔팔
KIM88.com 부동산회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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