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섯 자연의 향 솔솔… 쫄깃한 ‘가을의 선물’

2008-09-03 (수)
크게 작게
쫄깃쫄깃한 질감, 독특한 향,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행복을 선사하는 음식. 가을 밥상의 보약이라 불리는 버섯의 계절이 돌아왔다.
예로부터 ‘버섯 난 자리는 자식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가을 버섯의 맛은 매혹적이다. 뜨거운 여름의 강열한 태양 빛을 견뎌낸 뒤 맛보는 버섯에는 나무와 풀, 오랜 자연의 비밀이 꼭꼭 숨겨져 있는 것 같다.

한입 깨물면 폭신하면서도 쫄깃한 질감은 물론 입맛을 돋워주는 독특한 향내가 피어나는데, 이 독특함 때문에 버섯은 오랜 세월 동서양을 넘나들며 애피타이저부터 메인요리, 디저트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버섯은 맛도 좋지만 비만과 당뇨 예방은 물론 항암효과도 뛰어난 건강식품이라 더욱 각광을 받는다. 버섯의 공통성분은 단백질, 당질, 지질, 무기질, 비타민 B1, 에르고스테린, 구아닐산 등으로 에르고스테린은 햇볕에 말리면 비타민 D로 변한다. 버섯 성분 중 구아닐산은 버섯 특유의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다. 한인들이 매일 반찬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고버섯은 혈청지질을 분해시키는 성분이 있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의 식이요법에 많이 이용된다. 주성분은 탄수화물이지만 섬유질을 다량 함유하는 우수한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송이버섯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렌티난과 항암 성분이 함유돼 있다.
요즘이야 사시사철 언제든 마켓 식품코너에서 다양한 종류의 버섯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자연송이 같은 버섯은 추석 전후로 딱 이맘때 ‘반짝’ 얼굴을 보여줘 서두르지 않으면 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어느새 시원하게 여물은 가을바람을 양념삼아 제철을 만나 더욱 향기롭고 맛있는 버섯을 마음껏 즐겨보자.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버섯의 다양한 종류와 함께 한식과 양식, 애피타이어저와 메인요리를 넘나드는 다양한 버섯 요리의 세계로 초대한다.

버섯의 종류


▲능이버섯: 버섯의 으뜸으로 여겨지는 능이버섯은 향기가 매우 좋아 ‘향버섯’이라고도 불린다. 독특한 향이 나는데 흙 냄새, 혹은 강한 풀이나 나무 향이 섞여 있다. 가을 전후에 아주 짧은 기간만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음식으로, 육류, 특히 쇠고기와 잘 어울리며 고기에 체했을 때 특효약으로도 쓰인다.
▲송이버섯: 가을 추석 무렵 20~80년 된 소나무 밑이나 솔잎이 깔린 푸석푸석한 땅 위에서만 자란다. 구하기 힘들고 값도 비싸지만 맛과 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렌티난과 항암 성분이 풍부하다. 동의보감에는 ‘송이는 맛과 향이 매우 강하고 송기가 있다. 산중 고송 밑에서 소나무의 기운을 빌려 자라는 것으로 버섯 가운데 으뜸’이라고 소개된 바 있다.
▲목이버섯: 주로 볶음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버섯. 고목에 붙어 자라며 사람의 귀를 닮아 목이버섯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에 불려 모래가 없도록 씻은 뒤 요리한다.
▲느타리버섯: 팽이나무나 감나무, 뽕나무 등의 활엽수에 기생한다. 부채처럼 끝이 퍼져 있으며 처지지 않은 것이 신선한 버섯이다.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결대로 쭉쭉 찢어 사용한다.
▲꽃송이버섯: 물에 불린 뒤 믹서에 갈아 물을 넣고 끓여 먹으면 좋다. 항암효과가 있는 면역 증강 기능성 물질 베타 글루칸이 다른 버섯에 비해 월등히 많다.
▲표고버섯: 일상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표고버섯은 능이와 송이에 이은 최고의 버섯이다. 향취가 진하고 감칠 맛이 뛰어나 국물 낼 때 특히 좋고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의 식이요법에 많이 사용된다. 뒷면이 하얗고 갓이 보송보송해 두툼한 것이 좋은 것으로 뒷면 주름 사이의 먼지를 털어내고 흐르는 물에 씻어 사용한다.
▲석이버섯: 바위에 이끼처럼 붙어 자라며 겉은 검은빛을 띠고 안쪽은 흰색이다. 채를 썰거나 다져 고명으로 주로 사용한다. 물에 불려 검은 물이 빠져 회색이 되도록 싹싹 비벼 씻는다.
▲팽이버섯: 빛을 받지 않아 크림색을 띠며 주로 전골이나 찌개 등 국물 요리에 두루 이용하는 버섯. 요리할 때는 마지막에 넣어 살짝 익힌다.
▲송로버섯: 세계 3대 진미 가운데 하나로 땅 냄새가 짙게 나며 얇게 저며서 요리 위에 몇 조각 얹어 먹는다. 땅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돼지나 개의 후각을 이용해 찾아내며 영어로는 트러플(truffle)이다.
▲포르치니(porchini): 이탈리아 북부 지방에서 나는 종류가 특히 유명하다. 굵은 기둥에 둥근 갓을 쓴 버섯이다.
▲양송이버섯: 연하고 부드럽지만 특별한 향기가 없다. 갓과 자루를 연결하는 피막이 터지지 않고 굵은 것이 좋다. 밑동을 짧게 잘라낸 뒤 갓 아래에서 위쪽으로 껍질을 살짝 긁은 뒤 사용한다.
▲만가닥버섯: 견과류처럼 고소한 풍미가 있는 버섯, 조직이 연해 아시아식 볶음 요리, 튀김, 전골 요리에 잘 어울린다. 일본에서는 ‘시메지’라고 불린다.

능이·송로버섯 넣으면 ‘진미’

HSPACE=5

<표고크림수프>
▲재료: 마른 표고버섯 불린 것 200g(약 20장), 표고버섯 불린 물 1컵, 올리브오일 2큰술, 버터 30g, 다진양파 150g, 다진대파(흰 부분) 50g, 닭육수 1½컵, 우유 1½컵,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생크림 적당량
▲만들기: 표고는 가늘게 채 썰고 버섯 불린 물은 면보에 밭친다. 바닥이 두꺼운 냄비를 중불에 올려 올리브오일을 두른 다음 버터를 녹인다. 불을 줄이고 다진 양파와 다진 대파를 넣고 말갛게 될 때까지 볶아 향을 낸다. 여기에 위에 채 썰어 놓은 표고를 넣어 2~3분간 더 볶는다. 장식용으로 쓸 만큼의 표고 볶은 것은 따로 둔다. 여기에 버섯 불린 물과 닭육수, 우유를 넣고 10분 정도 뭉근하게 끓인 뒤 식혀서 블렌더에 곱게 간다. 너무 되직하면 우유로 농도를 맞추고 냄비에 부어 한소끔 끓인 뒤 소금으로 간하고 후춧가루를 뿌린다. 개인용 그릇에 나누어 담고 남겨둔 표고버섯과 생크림으로 장식한다.

HSPACE=5

<능이와 표고구이>
▲재료: 능이버섯 2개, 생 표고버섯 4개, 소금 약간, 올리브 오일 약간, 다진 양파 50g,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베이컨 2대, 굵게 다진 잣 2큰술, 파슬리 굵게 다진 것 2큰술, 빵가루 4큰술, 올리브 오일 1큰술
▲만들기: 생 능이버섯이면 젖은 면보로 닦아 소금물에 살짝 데치고, 말린 것이면 연한 소금물에 불렸다 물기를 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찢는다. 생 표고버섯은 밑동을 잘라내고 젖은 면보로 닦는다. 능이버섯과 표고버섯의 안쪽에 소금으로 밑간을 하고 올리브 오일을 살짝 바른다. 토핑 재료를 골고루 섞어 표고버섯에 소복하게 올린다. 오븐에서 5분간 굽는다.

HSPACE=5

<송이버섯 밥(버섯 리조토)>
▲재료: 송이버섯 4개, 표고버섯 4개, 전복 1개, 은행 2큰술, 쌀 2 ½컵, 육수(혹은 치킨 브로스) 3 ½ 컵, 소금, 참기름, 후추 약간, 향신즙(무 반개 간 것, 양파 반개 간 것, 배 반개 간 것, 마늘은 무와 같은 양 다진 것, 생강 한쪽 다진 것), 식용유 약간
▲만들기: 쌀을 씻어서 체에 밭쳐 30분 정도 불린다. 향신즙 재료를 잘 섞어 향신즙을 만든다. 송이버섯은 저며 썰고, 표고버섯은 채 썰어 팬에 볶아낸다. 전복도 표고버섯 크기로 썰어 향신즙, 소금, 후추, 참기름에 밑간 해 팬에 볶아낸다. 은행은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볶다가 소금을 넣고, 껍질이 톡톡 터지면 키친 타월 위에 쏟은 후 비벼서 껍질을 벗긴다. 냄비에 참기름을 약간 두르고 불린 쌀을 볶다가 육수를 붓는다. 위의 쌀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송이버섯, 표고버섯, 전복, 은행을 넣고 뜸을 들인다.

HSPACE=5

<버섯전골>
▲재료: 생 표고버섯 4개, 양송이 버섯 4개, 느타리 버섯 50g, 만가닥 버섯 50g, 팽이버섯 50g, 애호박 1/3개, 당근 1/4개, 양파 1개, 실파 4뿌리, 두부 1/4모, 불고기감 쇠고기 100g, <고기양념> 간장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전골국물> 국멸치 15마리, 물 6컵, 마른 홍고추 1개, 들깨가루 ½컵, 국간장 2큰술,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생 표고버섯은 흐르는 물에 씻어 기둥을 뗀 후 굵게 썬다. 느타리버섯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 다음 굵직하게 쪼갠다. 팽이버섯과 만가닥 버섯은 통째로 찬물에 흔들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뿌리 쪽을 자르고 양송이버섯은 4등분한다. 애호박은 ½인치x1½인치 크기로 납작하게 썰고, 당근도 같은 크기로 얇게 썬다.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반 갈라 굵게 채 썰고 실파는 반 갈라 1 ½인치로 자른다. 두부는 1인치x1½인치 크기, ½인치 두께로 도톰하게 썬다. 쇠고기는 고기 양념으로 무쳐서 간이 배도록 잠시 둔다.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떼어내고 마른 냄비에 볶다가 물을 붓고 마른 홍고추 1개를 넣어 15분 정도 끓인다. 멸치를 건져낸 후 멸치 우린 물에 들깨가루와 국간장, 소금을 넣어 전골국물을 만든다. 전골냄비에 준비된 고기, 버섯, 호박, 양파, 당근, 두부, 대파를 가지런히 돌려 담고, 들깨를 넣은 전골국물을 부어 끓인다. 국간장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