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수진의 Before & After 매스터 배스 리모델링

2008-08-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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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깐깐해 보이지만 웃는 모습이 한없이 선한 노부부 메리와 제프가 쇼룸을 다녀 간지도 벌써 4개월 전. 한 블럭 건너 사는 이웃집 리모델링한 것을 보고 오랫동안 별러왔던 화장실 리모델링을 맡겨보고 싶다고 찾아왔다.
조심스레 이것저것 살펴보고 꼼꼼하게 물어보는 이 부부는 이후 세 번이나 더 나를 찾아와 100여가지의 질문을 한 뒤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골프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기가 막힌 뷰를 가진 제프의 집은 아름드리 나무가 가득한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 커스텀 홈이었다. 그 꼼꼼하고 자상한 성격만큼이나 역시 잘 가꾸어진 정원과 실내가 있엇다.
그런데 그 열정이 화장실에서 멈춰진 듯 전혀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았다.
고객이 집에 거주하면서 화장실 공사를 할 때는 2단계로 나누어 해야 한다.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 한 개는 남겨 두었다가 나머지 화장실 공사를 끝낸 뒤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나 노동력이 더 연장되고 올라간다.
300스퀘어피트나 되는 그들의 매스터 배스는 70년대 유행하던 플랜테이션 공간이 텁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서, 그곳을 없애면서 소킹텁과 볼트인 샤워를 좀 더 넓히고, 멋진 뷰가 갈라져 있던 창문을 하나로 만들어 텁의 센터로 위치를 정했다.
쓸모없던 플랜테이션 공간이 없어지면서 샤워 사이즈가 많이 커졌고, 두 사람이 함께 사용했던 더블싱크를 따로 떨어뜨릴만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매리는 널찍한 그녀만의 세면공간과 메이컵 공간을 갖게 됐고, 제프 또한 그 만의 아담한 세면공간을 갖게 됐다.
처음 제프는 본인의 세면대보다 4배는 넓어 보이는 아내의 세면대를 보고 입을 삐쭉거렸지만 속으로는 와이프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흐뭇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메리를 위한 샤워실에는 널찍한 좌석 공간과 쉽게 손이 닿는 핸드 샤워를 따로 마련했다.
약 한달 정도가 소요되던 공사가 끝날 무렵 타월이며 액세서리를 사러 신이 나서 돌아다니던 메리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30년도 더 된 고가구를 아낄 줄 알고 정원에 날아드는 새들을 위해 매일 먹을 것과 물을 챙기며 새집을 달아주는 제프 부부의 집에 아름다운 새들 소리만큼 건강과 행복이 항상 깃들기를 빈다.
<나무 인테리어 대표 (714)674-7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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