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곳에 가면 ‘건축’이 보인다

2008-08-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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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전시회 2곳

최근 두개의 흥미로운 건축 전시가 남가주에서 열려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축계의 거장 존 로트너의 유명 건축물들을 기초 스케치부터 건설 과정까지 세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존 로트너의 건축’ 전시와 최첨단 신개념의 건축 디자이너들이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낸 대형 인스털레이션이 바로 그것. 양쪽 모두 건축계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히 인상적인 경험이 될 만한 수준 높은 전시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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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유명한 존 로트너 건축물 중 하나인 할리웃힐스의 키모스피어. 1960년 작품이다.


■ 지구와 천국 사이, 존 로트너의 건축
(Between Earth and Heaven, The Architecture of John Lautner)

20세기 미국 건축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존 로트너의 작품을 관찰, 연구하는 전시회. 해머 뮤지엄(Hammer Museum)에서 10월 12일까지 열린다.
로스앤젤레스와 할리웃을 중심으로 펼쳐진 로트너의 건축 및 디자인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사진, 스케치, 설계도, 현장 작업도 등 다양한 자료와 실제 건축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형 다수, 디지털 이미지로 만들어낸 건설 과정 장면 등 다양한 스타일로 진행된다.
미시간 출신인 존 에드워드 로트너는 1930년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펠로십 학생으로 출발하여 로스앤젤리스에서 라이트의 대표 건축물 두 개 프로젝트에서 현장 감독을 맡으며 건축가로 성장했다. 그 후 로스엔젤리스로 이주하여 주택건설에 주력하면서 자연환경을 염두에 둔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공간 활용 및 유형물의 해석으로 지극히 현대적인 건축물을 만들어냈다.
인간과 공간, 공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인도주의적 철학을 건축물에 심는다는 평가와 함께 로트너의 작품들은 무수한 잡지와 서적, 그리고 제임스 본드, 다이하드 등의 영화와 TV 쇼의 로케이션으로 많이 쓰여 왔다.
특히 할리웃힐스에 1960년 건축한 현대식 8각형 주택 ‘키모스피어’(Chemosphere)는 45각도 언덕을 극복하기 위해 30피트 높이의 콘크리트 대 위에 주거공간 2,200스퀘어피트를 건설한 놀라운 디자인. 건설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으며,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할 법한 독특한 외형 때문에 ‘아우더 리밋츠’ ‘바디 더블’ ‘찰리스 엔젤스’ 등 무수한 헐리웃 작품에 등장했으며, 만화 ‘심슨스’와 비디오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 샌 앤드레이어스’ 등의 배경에도 모델이 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키모스피어의 기초 스케치부터 자세한 건설과정이 소개된다.
또한 이번 전시와 더불어 존 로트너 파운데이션에서는 뮤지엄 멤버에 한해 9월14일, 제이콥슨 레지던스 (The Jacobsen Residence), 하비 레지던스(The Harvey Residence), 라이너/버칠 레지던스(The Reiner/ Burchill Residence, AKA Silvertop) 등을 둘러보는 투어도 마련했다. 자세한 내용은 www.johnlautner.org, 또는 www.hammer.ucla.edu에서 확인할 것.
▲UCLA 해머 뮤지엄 주소는 10899 Wilshire Blvd. LA, CA 90024. 연락처는 310-443-7000. 입장권은 성인 7달러, 학생 및 65세 이상 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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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던 캘리포니아 인스티튜트 오브 아키텍처 SCI-Arc 갤러리에서 열리는 건축 디자인 인스털레이션 ‘부스와 클라우드’(Voussoir Cloud).

■ 이와모토스캇 아키텍처: 부스와 클라우드
(IwamotoScott Architecture: Voussoir Cloud)

서던 캘리포니아 인스티튜트 오브 아키텍처 (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of Architecture)의 SCI-Arc 갤러리에서 열리는 설치 전시는 응용 디자인팀 이와모토스캇 아키텍처사에서 구조공학 전문 스트럭처 엔지니어링사 부노 해폴드(Buro Happold)와 협력하여 구상한 아이디어를 SCI 학생들과 함께 완성한 의미 있는 작품.
‘부스와 클라우드’라는 제목의 초대형 인스털레이션은 다분히 모순적이고 상반되는 건축 논리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요소를 성공적으로 혼합한 결과로, 종이만큼 가벼운 소재를 압축하여 연결함으로써 각 유닛의 기하학적 성능이 아치 천장을 만들게 하는 독특한 건축 디자인적 실적이다. 전시는 9월14일까지 계속될 예정.
이와모토스캇 아키텍처는 리사 이와모토와 크레이그 스캇이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디자인사. 건축을 응용디자인의 한 형태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성향이 짙어서 일반 주택이나 건물보다는 패브리케이션, 뮤지엄 인스털레이션, 전시, 특별 디자인 프로젝트 등에 주력해 왔다. 올해 초 히스토리 채널 미래의 도시 경연대회에서 샌프란시스코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신기술, 신개념 주택 전시인 ‘젤리피시 하우스’ 인텔리전트 리빙 전시에 참여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재 세계 100개 건축회사들이 참여하는 몽골리아 오르도스 빌라 건설 프로젝트 등 다수 전시와 작품을 진행 중이다.
▲ SCI-Arc 주소는 960 E. 3rd St. LA, CA 90013이며, 전시 문의는 전화 213-613-2200 또는 www.sciarc.edu. 입장은 무료지만 기부금을 낼 수 있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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