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잔 김 의 인테리어 리포트-디자이너와 함께 하는 스위트홈

2008-08-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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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손님의 집을 아름답게 꾸며주려 노력하고, 그 공간을 손님이 즐기며, 사랑하기를 원한다.
이제까지와 다른 색감의 구성과 함께 재창조를 한다는 것은 디자이너에게는 매번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며, 그로 인해 큰 기쁨을 얻기도 한다.
작업을 시작하면서 손님과의 상담으로 이 방은 누가 사용할 것이며 어떤 용도로 쓰여질 방인지, 아이들은 몇이며 가족 구성원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한다. 손님들은 그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잡지에서 찢어 오거나 사진을 찍어 오기도 한다. 디자이너는 이를 통해 손님에게서 앞서 가진 자료와 함께 어떤 스타일이나 디자인을 선호하는지 또한 어떤 색상을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며 손님이 계속 지니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도 파악하여 디자인하게 된다.
페인트 색은 방의 용도와 기능에 따라 컬러 칩(color chip)에서 고른다. 페인트 색상이 빛의 밝기나 조건에 따라 실제의 색상과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 두 세 종류의 페인트 색을 칠해 본 후 결정한다. 페인트 선택에 있어서는 스모그나 오존 공해를 일으키고 늘 생활하는 실내 공기에도 해가 될 수 있는 브이오시(VOCs-Volatile Organic Compounds)가 적은 라텍스(latex) 페인트를 권한다. 질 좋은 페인트는 가족의 건강뿐 아니라 작업시간의 절약과 아울러 더러움이 쉽게 타지 않으며, 청소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페인트와 아울러 벽지의 사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오래된 집이라 할지라도 티보(Thibaut)나 페로 앤 볼(Farrow and Ball)등에서 볼 수 있는 대담한 패턴이나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색상의 벽지를 사용한다면 누구나 깜짝 놀랄 만큼의 집의 변신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은 이와 아울러 가구를 구상하게 된다. 예를 들어 리빙 룸의 소파는 에코니스(Ekornes)의 스트레스리스(stressless) 소파나 의자와 같이 기능성과 편안함을 가진 가죽소파를 원하는지 아니면 울(wool)이나 쉬닐(shenille), 린넨과 같은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디자인된 천 소파를 선호하는지를 손님과 상의한 후 작업한다.
창문에 대한 치장은 예전엔 단순히 커튼이라 표현했지만 요즈음엔 다양한 소재와 기능에 따라 윈도 트리트먼트(window treatment)라 총칭한다. 윈도 트리트먼트는 이제까지 살펴진 손님 집의 구조나 스타일, 페인트 색, 가구 등과 맞춰 총체적으로 그 집에 어울리는 색감과 원단을 선택하고 디자인함으로써 한 프로젝트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부분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운동과 함께 면이나 린넨, 실크 등의 원단이나 대나무, 갈대와 같은 자연 소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천장이 높아 햇빛 가리기가 불편한 곳이나 홈디어터(home theater)와 같은 공간엔 리모트 컨트롤(remote control)을 이용한 기능성 있는 디자인을 하여 실생활의 편리함을 꾀하기도 한다.
전망이 좋고, 이웃에서 들여다볼 수 없다 할지라도 창과 벽면의 공간을 그대로 노출시키기보다는 장식용 패널이나 트리트먼트를 해보자. 공간이 훨씬 아늑해지고 방음 효과의 탁월함마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름엔 외부의 더운 공기를 차단하고 겨울에는 방안의 공기를 따뜻하게 유지시켜 주어 에너지 절약의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디자이너는 윈도우 트리트먼트를 통해 장식의 효과만이 아닌 공간 디자인의 결정체를 만들게 된다.
이와 같은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손님들과 좋은 마음의 향기를 느끼며 함께 밝은 미소를 지을 때 디자이너로서의 나의 직업을 다시 한번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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