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조기 잘 견디는 남가주 식물

2008-08-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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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강해도 ‘활짝’비 안 와도 ‘생생’

수개월씩 수분 공급이 되지 않는 한발에 대한 내구성을 처음부터 지니고 생겨나는 식물은 없다고 한다. 다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식물 스스로 적응력을 기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고유 식물이 가장 기후 변화와 조건에 적합한 성향을 보이게 되는 것. 남가주 역시 그와 같은 토종 고유 식물들이 있어서 한여름 건조기에도 푸름을 유지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화단을 풍성하게 꾸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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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 (Sage)
캘리포니아 토종만 열일곱 가지가 넘는 남가주 대표 식물이다. 해안가, 시에라네바다, 사막 등 모든 지역에서 자라고, 허밍버드, 범블비, 와스프, 벌 등 많은 친구를 가졌다. LA와 샌디에고의 천연 지역을 덮고 있는 식물 중 거의 1/3 정도에 세이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흔하고 생명력이 강해 30년 이상의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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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벅윗 (California Buckwheat)
적은 수분으로도 장미보다 많은 꽃을 오래 유지하는 덤불형으로 나비가 특히 많이 모여들고, 꽃, 이파리, 씨앗 등 거의 모든 부분이 작은 동물들에 의해 소비되는 유익한 식물이다. 샌개브리엘 마운틴과 같이 높은 지대를 비롯하여 프리웨이 근처 남가주 곳곳의 언덕, 벌판, 그리고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관리가 쉬운 장점 때문에 개인 주택 정원에서도 벽이나 펜스 근처에 많이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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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모니카 빅 베리 맨저니타 (Santa Monica Big Berry Manzanita)
서부 전통 식물이어서 공식적인 이름은 아크토스태피로스 글로카 로스앤젤레스(Arctostaphylos Glauca Los Angeles)이지만, 일반적으로 샌타모니카 빅 베리 맨저니타로 불린다. 잦은 산불로 인해 원산지인 샌타모니카 산에서 이제는 많이 볼 수 없고 판매가 흔한 종류도 아니지만, 온라인 서치를 통해 씨앗이나 모종을 갖춘 너서리를 찾을 수 있다. 푸른 잎이 사철 싱싱해서 보기 좋으며, 흰 종모양 꽃이 피면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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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테몬 센트랜티포리어스 (Penstemon Centranthifolius)
4월부터 7월, 바닷가의 건조한 언덕 및 시에라 산맥 남부 해발 6,500피트 이하에서 정열적인 붉은 꽃을 피운다. 영하 온도까지 너끈히 견디지만 뿌리가 젖으면 오래 살지 못하고 많은 햇빛을 요구한다. 허밍버드가 가장 즐겨 찾는 꽃 중 하나여서 뒤뜰에 심으면 종일 ‘푸드득’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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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테몬 스펙터빌리스 (Penstemon Spectabilis)
화씨 0도의 추위와 120도의 열기, 4인치 이하 강우량 등의 악천후 속에서도 청보라빛 대롱 모양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생명력 강한 식물이다. 해안가 주변 절벽, 언덕 등에 많이 자라는데, 꽃은 주로 4월부터 6월까지 활짝 핀다. 물을 많이 주면 되레 견디지 못하므로 스프링클러가 닿지 않는 부분에 심는 것이 바람직하며, 물이 잘 빠지고 햇빛이 많은 장소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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