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콧노래 부르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2008-07-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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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땅·일부 해외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
대형 보트 도크 콘도·부분 부동산도 ‘맑음’

부동산은 갔다. 주택 시장의 침체가 워낙 심화되자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눈을 들어 돌아보면 부동산에는 여전히 좋은 기회가 있다. 주택만이 부동산은 아니지 않은가. 주택 시장이 심히 어렵고 경제도 침체에 빠져들고 있지만 아래 부동산 관련 투자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콧노래만 흘러나온다.

▶시골 땅


식품 가격 상승과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에탄올에 대한 수요 증가, 전원생활을 원하는 도시민들 증가 등의 이유로 시골 땅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아메리카 팜 크레딧 서비스사에 의하면 네브래스카의 농장지 평균 가치는 2007년 19.6% 상승했고 와이오밍은 20.9%, 아이오와는 22.6%나 급등했다.
주택 시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시골 땅 값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소한 현상 유지는 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하고 있다. 주택 시장의 고전과 대조적이다.

▶해외 부동산

주택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 하지만 일부 국가의 주택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올해 일분기 중 슬로바키아의 주택 가격은 29%나 뛰었고 중국은 28%, 불가리아는 15% 상승했다. 사이프러스가 13% 오르고 호주도 9%나 올랐다. 이런 국가에서 거주할 것은 아닐지라도 이젠 직접 투자나 해외부동산 투자 신탁을 통해 얼마든지 투자는 할 수 있다. 굳이 미국 부동산에만 한정지울 필요는 없다.

▶도코미니엄(Dockominiums)

개스가격 앙등으로 소형 보트를 정박시킬 수 있는 드라이 도크나 왯 도크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큰 보트를 정박시킬 수 있는 도크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큰 보트 도크에 대한 수요는 아주 높아 배를 정박시킬 수 있는 도크를 갖춘 콘도는 그것만으로 값이 두배로 뛴다. 이런 종류의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굳이 여기에 거주해야 할 필요도 없다.
플로리다 키스 소재 오션 리프 클럽에서는 100피트짜리 요트를 정박시킬 수 있는 도크를 갖춘 콘도(도크+콘도미니엄=도코미니엄)가 지난해 200만 달러에 팔렸는데 2004년 만해도 70만 달러에 팔렸던 것이다.
도크 시장은 앞으로도 뜰 것이다. 요트 브로커인 캠퍼 니콜슨 인터내셔널의 조사에 의하면 현재 떠 있는 대형 요트는 3,800 척인데 앞으로 2년이면 5,000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분 소유 부동산(fractional real estate)

급락 지역의 세컨드 홈을 사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도 휴양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부분 소유 부동산이 인기가 높아가는 바로 그 이유다. 부분 소유 부동산은 사용권한만을 갖는 일반 타임셰어와는 달리 해당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의 일부를 등기를 통해 소유하는 형태다. 등기가 돼 있기 때문에 일반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매매, 상속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해당 유닛만을 일년중 특정일을 이용할 수 있게 했으나 요즘은 예약 시스템이 잘 돼 있어 언제라도 방문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층 편리해졌다. 시설도 고급화 됐다.
부동산 상담사인 노스코스사에 따르면 부분 소유 부동산 판매는 지난해 19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주택 소유주들 에퀴티 인출 급감
주택 가치 하락과 은행 융자 강화 여파

주택 가격 하락과 은행들의 융자 기준 강화로 주택 소유주들의 에퀴티 인출액이 4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전국 홈오너들은 올해 상반기중 홈 에퀴티를 근거로 680억달러를 인출했는데 이는 2004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특히 2분기 중 캐시 아웃 재융자를 통해 인출된 에퀴티 액수는 380억 달러로 전년 동기의 790억달러에 비해 반 이하로 줄었다. 캐시 아웃 재융자의 66%는 에퀴티의 5% 이상을 현금 인출했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에퀴티가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은행들이 융자 기준을 대폭 강화해 특히 캐시 아웃 재융자는 한층 어려워졌다.
주택 소유주들의 에퀴티 인출은 소비 지출과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계 당국의 면밀 체크 대상이다. 전체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주택 시장 악화로 심히 위축됐으며 최근 식품 및 오일 가격 앙등으로 소비자 자신감은 극도로 하락했다.

전국에 빈집 매물 220만채
여전히 기록적, 서부지역 더 심해

빈집 매물이 줄지 않고 있다. 센서스 국에 의하면 4월부터 6월까지 매물로 나온 주택 중 빈 집은 2.8%인 220만채로 전 분기 2.9%보다는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기록적으로 많다.
한 경제분석가는 빈 채로 나온 주택이 220만채에 달한다는 것은 가격이 앞으로도 더 떨어져야 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00년 4월 이후 지은 주택의 공실률은 9.8%로 그 전에 지은 집들에 비해 세배나 높다. 붐 시절 주택 건설업체들이 엄청 지었던 집들이 이젠 빈 채로 시장에 던져지고 있는 것이다. 출퇴근하기 어려운 도시 교외지역에 과잉 건설된 결과다.
남부지역은 3.2%로 빈집 매물 비율이 가장 높았다. 동북부는 1.9%로 가장 낮았다. 서부는 2.3%에서 2.8%로 늘어 전년 동기대비 가장 많이 늘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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