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리스 여행기<4>칼람바카

2008-07-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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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기<4>칼람바카

수도원에서 내려다 본 칼람바카.

그리스 여행기<4>칼람바카

칼람바카는 검은색의 바위들로 유명하다.

온통 거대한 암벽들 사이에 마을이!

5월 30일(오후)

다음 행선지인 (칼람바카)으로 향한다. 아폴로 신전, 높은 산으로 올라왔던 차는 다시 평지로 내려가기 위해 좁은 산길을 달려간다. 또 다른 산을 넘어가는 길은 비교적 포장된 길이였지만 시골이므로 다니는 차는 몇 대 보이지 않았다.
산비탈로 내려다 보이는 곳은 광활한 농촌 평야였다. 북쪽 내륙 지방이어서 올리브 나무는 자취를 감췄다. 늦은 점심시간이 되어 휴게소 겸 대형 식당에 정차하고는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졌다.
관광 전용 식당 겸 연회장으로 많은 인파가 북적거리는 가운데 우리 부부는 간단한 식사 후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북쪽 한편에 많은 그리스인들이 정장을 하고 정교 대주교 같은 신부를 모시고 음식을 나누며 요란한 음악에 맞춰 일부는 춤을 추는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음악에 다소 흥미를 갖고 있는 나는 흘러나오는 음악을 녹음할 겸 그들이 노는 모습을 비디오에 담고 있었는데 이들이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주기에 답례로 나도 손도 흔들고 몸도 흔들어 대니까 웬 남자가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아내에게 춤을 추자고 끌어당기는 것이 아닌가. 우리 부부는 이런 경험을 많이 한 관계로 주저 없이 같이 춤을 추니 장내가 난리가 난 것이다.
하객들이 모두 일어나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며 나와서 춤을 추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스 음악과 춤은 대중적 궁중 춤으로 음악 템포는 빠른편이다. 발레를 했던 아내는 빨리 음악에 적응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비록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쇼이지만 그들의 눈에는 동양인이란 신비로움도 있었을 것이고 부끄러움이나 수치심 없이 잘 받아준 용기에 많은 박수를 받았는데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우리 일행들도 이 쇼에 큰 박수를 보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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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 위에 세워진 메테오라 수도원.

출발시간이 되어 지난번에 배워두었던 그리스어로 굿바이를 외치며 행사장을 나왔다.
휴게소에서 나와 2시간 가량 북향을 하다보니 돌바위의 도시 칼람바카에 도착했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그야말로 환성이 곳곳에서 퍼진다. 이곳에 산 바위 위에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한 메테오라 수도원이 있는 곳이다.
우뚝 솟은 단독 바위 위에 큰 수도원이 있고 그 바위 수도원에 정원이 있으며 나무도 있다. 이곳을 어떻게 올라가고 어떻게 물을 공급 받으며 어떻게 생활하는 것인지 보면 볼수록 궁금증을 더욱 유발시키는 곳이다. 항상 사진으로만 보면서 꿈에 그리던 방문이었다.
이곳의 궁금증은 항상 사진으로만 보았던 앞면에서 벗어나 뒷면을 보면서 풀렸다. 뒷부분 산쪽 언덕에 육교가 설치되어 있고 이 통로를 통해 모든 시설이 건축되었던 것이다. 앞면과 옆면은 직각 100피트 정도의 높이로 단독 돌덩이이지만 뒷면을 통해 올라온 자제들로 정원 성당 기숙사 등의 부대시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성 관객은 반듯이 폭이 넓은 치마를 입고 있어야 관람이 가능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시내는 현대적 도시로 적당히 잘 조화된 건물과 상가 등이 아름다웠다. 오늘은 수도원 한 곳만 관광을 하고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깨끗한 호텔에서 여정을 풀었다.
저녁시간의 여유로 이 도시 거리를 산책했는데 우리를 보고 일본인으로 알고 일본말로 호객을 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몇곳을 지나다 보니 5~6명의 여성들이 떼지어 지나가는 모습을 본 아내가 한국분들이 틀림없다고 하면서 “어디서 오셨습니까?”하고 물으니 서울서 왔다며 반가워한다. 오랜만에 고향동족을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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