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 일상, 깨달음- 늘어난 여름 밤 늘어난 하늘 꿈

2008-07-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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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은혜로 여섯 아이들과 함께 필라델피아 컨벤션에서 열린 JAMA대회에 참석했다.

캘리포니아와는 달리 습도가 높은 필라의 여름을 어떻게 견뎌낼까 했던 걱정은 도착한 새벽시간부터 기우가 되었고, 3박4일 동안 아이들의 눈빛 속에 가득한 사랑의 열정을 확인하며 눈 깜짝할 사이에 만 2주 동안의 동부여행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한 마음뿐이다.

JAMA(Jesus Awakening Movement For America)는 미국의 영적대각성 운동이다. 이 땅에 이민 온 어려운 한인 가정들의 꿈이요 소망인 1.5세, 2세 자녀들에게 비주류가 아닌, 이 땅의 당당한 주인으로서 자부심과 비전을 품고 기도하게 하는 성령운동이다.


이 운동이 1993년 미국대학 교수였던 김춘근 장로의 마음속 작은 비전에서 시작해 8,0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집회로 자리를 잡게 된 놀라운 사실에서 신앙은 이론이 아니라 삶이며, 가슴속 불붙는 열정이 손과 발로 옮겨지는 거룩한 과정임을 새삼 확인했다.

수천의 또래 학생들이 모여 머리가 하늘까지 닿도록 겅중겅중 뛰면서 눈물 흘리며 찬양하는 그 모습 자체로도 이미 참석자들은 커다란 메시지를 들었다. 함께 참석한 1세 부모들은 무엇을 위해 울어야 할지를 고민했고, 온 몸으로 사모하는 2세 자녀들을 통해 구체적인 기도를 배웠다.

한인 이민자들의 꿈은 무엇인가. 소위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엔 잘 먹고 잘사는 물질적인 풍요가 우선순위다. 그러나 이번 JAMA를 통해 여섯 아이들의 꿈이 좀 더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 감사의 조건이다. 아이들이 이웃을 살려내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겠다는 ‘킹덤드림’을 갖게 된 것이다. ‘공부해서 남 주냐’가 ‘공부해서 남 주자’로, ‘(나만) 잘 먹고 잘 살자’에서 ‘(남도) 잘 먹이고 잘 살리자’로, ‘이기주위’에서 ‘이타주위’로 삶의 목적이 다시 한 번 정립되었다는 점에서 비행기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가을에 대학 2학년에 올라가는 큰딸은 칼리지 그룹에, 12학년 둘째와 7학년 셋째는 유스그룹에, 초등학교 5,4,2학년인 넷째~여섯째는 초등부와 유년부에 속하게 되었다.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뿔뿔이 헤어졌다가 식사 때 잠시 만나서 사랑의 나눔을 하고는 다시 흩어져 저녁 10시까지 계속되는 프로그램에서 강훈련을 받았다.

평소 바쁜 엄마여서 늘 미안한 마음을 이번에 보완하려 했는데 오히려 매시간 아이들을 통해 많은 깨달음과 든든한 격려를 받으며 한국어 트랙에 참석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저녁마다 호텔방에 모여 아이들과 함께 했던 비전 나눔이었다.

“엄마, 우리가 여섯 명이니까 오대양 육대주를 하나씩 맡으면 되겠네? 하하하…” 세계지도를 떠올리며 세계를 살리기 위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기도했던 수년 동안의 기도들이 좀 더 구체적인 그림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시선을 어느 곳으로 향한 채 속도를 내야 할 것인지, 비전을 이루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가 더욱 분명해졌다. 큰아이부터 돌아가면서 오늘 배운 것들을 발표하고, 매일밤 새벽 2시까지 또 다른 ‘꿈 나누기’가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와 3시간 시차로 인해 늘어난 밤 시간에 꿈과 사랑을 나누며 손과 손을 맞잡고 함께 기도했던 시간들이 아직도 벅찬 감동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어리기에 더 큰 희망이 보였고, 부족하기에 더 큰 감사가 있었다.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오늘도 거룩한 부담에 새벽부터 가슴이 설렌다.

정 한 나
(세계선교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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