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혁신적 나무 몰딩‘모던 디자인 거장’

2008-07-10 (목)
크게 작게
가구 디자이너로 첫 기념우표 이임스 부부는

‘이임스 룩’(Eames Look)이란 디자인 트렌드를 만들었던 찰스와 레이 이임스 (Charles & Ray Eames) 부부를 기념하는 우표가 발행됐다.
가구 디자이너로서는 최초로 기념우표의 주인공이 된 이임스 부부는 건축 및 가구 디자인계에서 현대적 감각으로 독창적인 디자인 스타일을 구축했던 아이콘. 디자인계 모더니스트 움직임의 선두주자였으며, 기발한 나무 몰딩 소재와 시대를 앞선 디자인으로 ‘이임스 의자’를 전 세계에 알린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디자이너였다.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최근 판매를 시작한 우표에는 주조된 합판 의자, 플라스틱 의자, 암체어 등 찰스와 레이의 대표 가구들 뿐 아니라 1947년 크로스패치 패브릭 (Crosspatch fabric) 디자인, 1969년 제작한 단편영화 ‘탑스’(Tops)의 스틸사진, 사진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등 총 16개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두 사람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한정판으로 앞으로 1년간 2,400만 장이 판매될 예정.
자세한 문의 및 구입은 800-782-6724, 또는 우체국 웹사이트 www.usps.com/shop로 하면 된다.

HSPACE=5


‘이임스 룩’ ‘이임스 의자’유명

찰스 이임스(1907-1978년)는 건축학으로 출발하여 디자인의 거장이 된 인물. 건축 공부를 시작한 워싱턴 유니버시티에서 ‘지나치게 현대적’이란 이유로 퇴학을 당할 정도로 처음부터 평범하지 않은 시각과 철학을 지니고 있었다. 대학에서 쫓겨난 뒤 짧게 건축사무실을 운영하지만, 1938년 다시 시작할 각오로 미시간의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Cranbrook Academy of Art)에 진학한다.
마침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에서 ‘가정용 가구의 유기체 디자인’ 대회를 개최했는데, 찰스는 이로 사리넨과 함께 새로운 테크닉의 나무 몰딩 작품을 출품하여 수상하면서 현대 가구계의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만든다.
찰스가 디자인계에서 결정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부인 루시아와 이혼하고 크랜브룩에서 만난 미술과 출신 레이 카이저와 재혼하여 LA로 이주하면서부터 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작품들에 아직까지도 찰스 이임스의 이름만 명시되어 있지만 디자인 단계에서 레이는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특히 ‘이임스 패브릭’ 디자인과 ‘타임 라이프 스툴’(Time Life Stools)은 거의 레이가 모든 디자인을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과 미술을 각각 배경으로 출발한 두 사람은 신개념, 신소재의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하면서 건축, 산업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가구 디자인, 사진, 영화 등 모든 예술 분야에 걸쳐 모더니즘을 펼쳐나갔다.
이들 커리어가 하이라이트를 맞은 때는 1949년, ‘아츠 앤드 아키텍처’ 잡지에서 추진한 ‘케이스 스터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퍼시픽 팰리새이즈 절벽 위에 산업용 강철을 사용한 현대적 개념의 ‘이임스 하우스’(케이스 스터디 하우스 번호 8)를 건설한 것. 두 사람이 가정집 겸 작업실로 사용한 이 집은 다른 케이스 스터디 하우스들과 달리 단순히 건축을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니라 실제 사람이 편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보여준 현대 건축계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되어 오래 사랑받았으며 2006년 국립 역사 건조물로 제정되었다.
찰스와 레이 이임스는 베니스 비치 사무실을 통해 후배 디자이너들을 양성함은 물론, 뉴욕의 1964~65년 월드 페어, 록펠러 센터, 보스턴 사이언스 뮤지엄, 시카고 사이언스 앤드 인더스트리 뮤지엄,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뉴욕 홀 오브 사이언스 등에 무수한 작품을 남겼다.

<고은주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