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와 유실수 우거진 ‘보금자리’
친환경 주택이 급부상하는 요즘, 남가주의 한 신세대 유명 디자이너가 개조한 스패니시 하우스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건축가, 예술가, 교육가, 정원사 등 여러 직함을 동시에 사용하는 프릿츠 헤이그 (Fritz Haeg)는 기존 잔디와 정원을 채소, 과일 나무, 약초 등 식품으로 사용할 만한 푸른 소재로 대치하여 ‘먹을 수 있는 소유지’ (Edible Estates)를 꾸민다는 흥미로운 개념과 프로젝트로 수년째 미국, 영국 등지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는 디자이너. 이스트 LA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그 샘플로 만들어 교육용, 투어용으로 공개함으로서 남가주에서는 더욱 알려진 유명인사다.
디자이너 프릿츠 헤이그(모자를 쓰고 책상다리로 앉은 인물)와 집주인 데이빗 버나디가 거실로 쓰이는 ‘개더링 룸’(Gathering Room)을 보여주고 있다. 주재료는 파인 합판이 사용되었으며, 작은 방과 벽장을 터서 만들었다.
그런 헤이그에게 디자인 및 건축 의뢰를 한다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약 5년 전 로스앤젤리스 거주자 데이빗 버나디가 보낸 한 통의 이메일에 헤이그는 선뜻 반응을 보였고, 그 결과로 1917년 건축된 스패니시 스타일 듀플렉스를 보수하기에 이른 것.
평소 추구하는 완벽한 ‘먹을 수 있는 소유지’는 아니지만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식용으로 쓸 수 있는 나무, 풀, 약초 등을 집 안팎에 심어 멋진 초현대 가정집으로 바꿔놓았다.
프릿츠 헤이그가 홈타운인 로스앤젤리스에서 선보이는 최신 작품을 사진으로 감상해 본다.
집에 들어서는 입구는 모두 식용이 가능한 식물로 꾸며졌다. 테라스 주변에는 감귤류 시트러스 나무가 심어지고, 울타리와 지붕은 포도나무와 로즈메리가 덮어준다.
욕실 인테리어는 두 가지 톤인 벽의 일부와 바닥은 콘크리트, 나머지 벽과 천정은 시더 나무로 구성됐다.
건축용 목재를 조각하여 나뭇결이 그대로 보이도록 니스 칠만 한 세면대의 길이는 6피트. 지극히 현대적이면서도 헤이그만의 독특한 고집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고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