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BATH ROOM 개성 넘치고, 럭서리하게

2008-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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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 중 하나가 욕실이다.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해 하루 서너 번 무심히 드나들던 곳이 이제는 생활의 연장이자 휴식의 장소로 부각되어, 특정 시대 분위기를 살린 초호화급부터 축소형 공간 활용 욕실까지 제각각 뚜렷한 목적과 테마에 따라 꾸며지는 것. 자기만족 시대를 맞아 개개인의 필요와 개성을 그대로 반영하여 새롭게 꾸며지는 요즘 욕실 인테리어의 대표적인 트렌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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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스타일의 럭서리 욕실. 중앙에 월풀이 장착된 욕조가 있고 한쪽 벽면에 샤워와 양쪽 코너에 변기가 놓였다.

■ 럭서리 욕실


집에서 제일 개인적인 공간을 꼽는다면 단연 화장실이라고 할 때, 많은 것을 투자하여 거실보다도 넓고 화려한 욕실을 꾸미는 일이 결코 이상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일부 인테리어 회사들에서는 최근 수년 사이 고급 저택이나 아파트 내부의 침실을 개조하여 고가의 수공품, 수입품, 빈티지 물품들로,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씩 욕실 보수공사에 주력하고 있다.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대 건축 양식, 에드워드 7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등장하는 인테리어 스타일, 조지 왕조 풍을 리바이벌한 디자인 등 시대적 실내 장식에 쓰인 가구와 소품은 거의 모두 특별 제작된 작품들.
이런 초호화급이 아니어도 럭서리 욕실이 갖춰야 하는 조건은 세련된 디자인의 욕조가 창가, 또는 욕실 한복판에 놓이고, 빈티지풍의 세면대가 두개 이상, 그리고 수건과 바닥을 따뜻하게 해주는 타월 워머(towel warmer)나 히팅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변기는 따로 공간이 마련되어 코너 화장실로 꾸며지는데, 보통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매칭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절대 평범하지 않은 모습과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외에도 스파 시스템, 사우나실 등이 더해지고, 소파나 안락의자 등의 가구가 마련되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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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은은한 멋을 풍기는 빅토리안 스타일은 고급 욕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양식으로 꼽힌다.

■ 공간 활용 욕실

일부 욕실이 점점 커져 가는데 비해, 대도시 중심의 아파트나 콘도들에서는 축소형 욕실 만들기가 유행하는 추세. 주택 건설업자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 발표에 따르면 반화장실이나 벽장을 욕실로 바꾸는 움직임이 최근 늘고 있으며, 기발한 공간 활용 아이디어와 제품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는 것.
작은 화장실의 기본은 불필요한 가구와 물건을 없애고, 천정부터 바닥까지 밝은 톤으로 장식하는 것. 흰색, 연한 회색, 노란색 등 환하고 경쾌한 빛의 페인트와 타일이 많이 사용되며, 믹스 앤드 매치 대신 한 종류의 톤을 유지하는 편이다. 수도꼭지, 세면대 등의 디자인은 멋보다 심플함에 중점을 두고, 카운터에 아무런 장식품도 진열하지 않는다. 또한,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거울과 유리를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도 흔히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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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카페 ‘딘 & 들루카’를 만들어낸 디자이너 잭 세글릭이 윌리엄스-소노마의 전 부사장을 위해 개조한 별장의 25스퀘어피트 욕실. 샤워와 변기를 설치하기 위해 세면대를 침실에 마련했다.

■ 친환경 욕실
건축 및 실내장식 업계에는 벌써 수년째 대대적인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욕실도 예외일 수는 없는 것.
물 사용을 줄여주는 로-플로 샤워, 변기, 수도꼭지와 재활용 소재로 만든 친환경 욕실 제품 및 가구가 대량 개발되어 판매되면서 구입하는 소비자도 나날이 늘고 있다. 아직까지 가격 면에서 일반 제품 보다 다소 높은 단점이 있지만, 에너지 절약 측면을 고려하면 결과적인 지출은 적어지는 셈이 된다. 또한 요즘 제품들은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함에 따른 불편함을 보완한 디자인과 세련됨으로 단장하여, 친환경 ‘그린 화장실’꾸미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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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간에 맞춰 제작된 세면대. 불필요한 장과 카운터를 모두 생략하여 아래 부분을 최대한 얇게 만들었다.


2008년 중반 이색적인 욕실 인테리어 트렌드

-유리
유리 가구가 한동안 유행했다가 자취를 감춘 이래 오랫동안 목재와 다른 대체 소재에 밀렸던 유리가 다시 실내장식에 등장하여 샤워 벽, 욕조 칸막이, 선반 등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가의 유리 타일까지 등장하고 있다.

-화려한 타일
대범함은 2000년대 모든 문화를 대변하는 가장 큰 신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욕실 인테리어에서도 과감하고 도전적인 시도가 계속되어 다양한 스타일의 타일이 각광을 받고 있다. 모재익, 레진, 메탈, 스톤 등 과거 습도가 높은 욕실에서 사용하지 않던 소재가 액센트 타일로 많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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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웨스트사이드의 아파트 욕실. 21스퀘어피트 안을 온통 유리와 밝은 톤으로 개조했다. 총 비용은 3만달러.

-거울
전면 거울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요즘처럼 거울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적도 없다. 타일 장식을 좀 더 돋보이기 위해 거울을 설치하거나 공간을 넓게 보이기 위해 한쪽 벽면을 모두 거울로 장식하는 경우도 있다.

-샤워 패션
샤워도 유행 아이템이다. 요즘 뜨는 제품은 마사지 기능을 갖춘 에어 제트(Air Jet Shower), 장대비를 맞는 느낌의 레인 폴(Rain Fall Showerhead), 또는 워터폴(Waterfall Shower) 등이 인기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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