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교사 자녀들의 고통 아시나요

2008-06-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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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자녀들의 고통 아시나요

MK 커넥션 이사장 원정훈 목사는 “몇 년 전 선교사로 나간 선배에게서 ‘아이가 아픈데 병원이 없어서 데려가지 못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선교사 자녀 지원 사역을 시작했다”며 교회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 수기집‘하늘 아이들’펴낸 MK 커넥션 원정훈 목사
부모 따라 나가 언어·현지적응 실패 어려움
교육·장학사업 관심 가져야 복음사역 결실

“그리스도의 복음이 열방에 전파되도록 선교사 자녀들을 힘껏 도와야 합니다. 자녀문제는 베테런 선교사까지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홀로 가슴앓이를 하다 중도하차하게 만드는 심각한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선교사 자녀들을 위해 사역하는 ‘MK 커넥션’(대표 허지연 선교사)이 이 문제의 실상을 알리고 교회들의 협조를 부탁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MK’(Missionary Kids)로 불리는 선교사 자녀들의 수기를 모아 ‘하늘 아이들’(예영 커뮤니케이션 간)이란 제목의 책을 얼마 전 펴낸 것을 계기로 삼아서다.


MK 커넥션 이사장 원정훈 목사는 “소명에 순종하여 선교사가 된 부모를 따라 나간 자녀들이 현지적응 실패, 언어습득 어려움, 정체성의 혼란, 우울증 등 다중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심한 경우 탈선하기도 하는 이들에게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원 목사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 파송돼 활동 중인 한국인 선교사는 1만7,000여명으로 이들의 자녀는 한 가정당 2명씩만 잡아도 3만4,0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은 언어, 문화 문제로 현지와 한국에서 적응하는 게 쉽지 않고 엄청난 학비 때문에 미국 유학을 오기도 힘든 실정.

선교사 자녀들을 교육하는 해외의 한국인 학교는 필리핀에 있는 ‘한국 아카데미’가 유일하다. 결국 많은 한인 자녀들이 서양 선교사 자녀 학교에 지원하지만, 학교측은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못 따라가고 한국인의 재정 지원이나 ESL 교사 지원이 적다는 이유로 이들을 꺼린다. 선교사 자녀들의 교사로 헌신한 한인의 수는 미주 출신을 포함해 약 5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MK 커넥션은 이같은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GT2’(Global Teachers Training)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들을 양성하는 한편 MK 자녀 장학기금 모금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전도 종족이 사는 오지나 학교가 없는 지역에 있는 자녀들을 중심으로 1인당 1,500~3,000달러씩 연 5만달러를 홈스쿨링 비용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앞으로 10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 안정적인 장학사업을 펼치는 것이 목표다. ‘선교사도 모르는 선교지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책 ‘하늘 아이들’을 낸 것도 판매 수익금을 장학사업에 보태기 위해서다.

원 목사는 “수기를 쓴 선교사 자녀들(초·중·고생, 대학생, 직장인)은 아픔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례지만, 그렇지 못한 사례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미국 통계에 의하면 선교사 헌신율이 30%(전체 교회 평균은 1%선)에 달할 정도로 소중한 자원이다. 이들이 대를 이어 복음사역을 할 수 있도록 많은 2세들이 교사로 지원하고 교회들도 도움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K커넥션은 매달 한 차례씩 다운타운 인근 COME미션 사무실에서 기도모임을 갖고 있다.

책 구입 문의 (213)494-4278 MK 커넥션 현훈 집사, peacewon@gmail.com 원정훈 목사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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