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프투어-자연의 속살 비경 속으로

2008-05-16 (금)
크게 작게
지프투어-자연의 속살 비경 속으로

자연의 비경을 가까이서 맛보려면 지프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프투어-자연의 속살 비경 속으로

지프 투어에 참여하면 샌안드레아스 지진대 사이로 만들어진 트레일에서 하이킹도 할 수 있다.

“계곡길 따라 울퉁불퉁 바위산 넘어…”

요즘 젊은 ‘개성파’ 세대들은 뭔가 ‘특별한 여행’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이런 세대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것이 ‘어드벤처 투어’(adventure tour). 어드벤처 투어의 기본 구도는 ‘여행+레저’. ‘어디론가 가서 무언가 즐기는’ 적극적인 여행인데 이런 여행 추세와 함께 인기를 얻는 것이 바로 ‘지프 투어’(jeep tour)이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는 아직 사람들의 손을 덜 탄, 거칠지만 신비스럽고 오묘한 자연의 상태를 유지한 곳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기암의 경치를 지니고 있는 산간지역이나 인류 고고학적 유물들이 즐비한 인디언 유적지 그리고 동물들만이 거주하는 진정한 자연 지대들은 특수 차량만으로 도달할 수 있다. 지프 투어는 여느 관광과는 다르게 아직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자연의 깊숙한 곳까지 접근해 관광객들에게 숨겨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지프 탑승의 색다른 묘미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남가주의 손꼽히는 휴양지인 팜스프링스 인근 ‘코아첼라 밸리’(Coachella Valley)로 주말 지프 여행을 떠났다.

HSPACE=5

샌안드레이스 지진대가 만든 기묘한 괴암들을 지나고 있는 지프 투어.


가이드 포함 5~6명 단촐한 ‘맞춤 관광’
인디언 개척자들 자취 따라
먼지 풀풀 날리는 ‘데저트 어드벤처’

진짜 관광을 아는 여행자는 시도 때도 없이 관광객이 붐비는 곳을 찾지 않는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포장도로가 번듯하게 난 편리한 코스로 주말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관광인지 아니면 사람 구경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지프 투어는 가이드를 겸한 능숙한 운전사가 모는 4~8인승 지프나 특수 개조된 차량을 타고 포장이 안 된 울퉁불퉁한 소방도로 또는 계곡 물줄기가 만들어낸 산길을 누빈다.
투어에 참여하는 사람은 가이드를 포함해 5~6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족 혹은 친지들과 호젓한 분위기에서 마치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지프 투어는 또한 일반 자동차가 진입할 수 없는
험한 지역을 통과한다. 이러한 지형 조건으로 인해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안 미친 곳들이 많으며 감탄할 만한 비경과 희귀한 동·식물들, 옛날에 거주했던 인디언들과 개척자 그리고 노다지 금광을 찾아 헤매던 골드러시어들의 자취 등이 구석구석에 감춰져 있다.

HSPACE=5

‘파이오니어 빌리지’에서 실시되는 골드러시 체험.

팜스프링스에서 가장 유명한 ‘데저트 어드벤처스’(Desert Adventures)가 마련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인디언 캐년 어드벤처스’ 지프 투어는 남가주 모하비 사막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팜스프링스 지역의 토착민 ‘카후이야’ 인디언들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를 한 눈에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역시 데저트 어드벤처스가 실시하는 ‘샌안드레아스 지진대 탐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이 지진대가 이 지역의 지형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공부하게 된다.
20여년간 이곳에서 가이드를 했다는 팜스프링스 인류학협회 소속 대럴 릭터가 가이드로 나와 팜스프링스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투어는 시작된다.
약속 장소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샌타로사 마운틴’에 들어서면서 비포장도로가 나타나고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달리는 지프 투어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된다.

HSPACE=5

‘데저트 어드벤처스’ 지프 투어의 가이드가 샌안드레아스 지진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먼저 찾아간 곳은 코첼라 밸리를 가로지르는 샌안드레아스 지진대. 크고 작은 언덕이 이어지는 사막지대를 마치 날카로운 칼로 길게 잘라놓은 듯한 모습의 지진대는 주변 모습과는 아주 색다른 기묘한 바위 협곡을 이루고 있다.
지프는 지진대 사이로 발생한 폭우 뒤의 분류성 홍수가 할퀴고 간 물길을 타고 전진한다. 마치 유타의 사암 계곡을 지나는 듯한 모습이 앞뒤로 이어진다.
다음 코스는 인디언 마을. 가이드가 인디언들의 생활과 토속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그들이 살던 움막 등을 소개한다. 인디언들의 사냥방식, 식생활, 결혼, 교육 등의 문화를 한 눈에 관찰할 수 있으며 사막의 경관과 자생하는 동·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인디언들이 몸에 색을 칠한 것은 멋을 내는 이유도 있지만 사막의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서라든가, 마을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부엌시설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여자 원주민들이 주변에서 노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인근의 사냥감을 발견해 남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는 것 등을 배우게 된다.

HSPACE=5

지프 투어는 자연의 깊숙한 곳까지 접근해 관광객들에게 숨겨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디언들도 몸이 아프거나 피로가 쌓이면 즐겼던 ‘움막 사우나’도 볼 수 있으며 그들이 3개의 작은 연못에 물을 흐르게 한 다음 정수해 마셨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인디언 마을을 지나 들른 곳은 개척자들의 도시 ‘파이오니어 빌리지.’ 방문객들을 위해 골드러시 체험을 직접 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데저트 어드벤처스는 이밖에도 코첼라 밸리의 기묘한 지형과 지질을 탐사하는 ‘미스터리 캐년 어드벤처’, 샌안드레아 지진대를 발로 관찰하는 ‘샌안드레아 하이킹 어드벤처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의 특이한 지역들을 관찰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지프 투어는 코스에 따라 시간과 가격이 정해져 있으며 1인당 요금은 4시간에 130달러선이다.
문의 (888)440-JEEP, www.red-jeep.com

해발 1만피트 산정 곳곳 비경… 빅베어
산과 바다 버팔로의 한가로움이… 카탈리나
붉은 바위산 기 넘치는 봉우리들… 세도나

HSPACE=5

샌버나디노 산악의 지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빅베어 지프 투어.

서부지역 유명 지프 투어

▲빅베어 지프 투어
샌버나디노 마운틴 지역은 동남쪽으로 늘어선 해발 1만피트가 넘는 산들이 알파인 지대를 이루고 있다.
산 밑으로는 드넓은 사막이 펼쳐져 지구상에 드문 겨울과 여름이 몇 마일 사이를 두고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상상을 초월한 경치나 야생동식물, 인디언 유적 등을 직접 보고 느끼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빅베어 지프로 관광을 즐기고 있다.
관광은 빅베어 호숫가에 있는 자연박물관 디스커버리 센터(Discovery Center)에서 시작된다. 앞으로 경험하게 될 지프 투어의 브리핑을 받는 곳으로 샌버나디노 마운틴의 모든 레크리에이션과 관광 포인트를 한 곳에 모아놓았다. 매년 50여만명의 방문객이 센터를 방문해 하이킹, 보팅, 낚시, 캠핑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
국립기상국 북극 연구에 사용되었던 밴을 개조한 대형 지프 차량이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일행을 맞는다. 샌버나디노 마운틴에는 200여개의 길고 짧은 소방도로 등으로 사용되는 비포장도로가 있는데 지프 투어 트레일로 사용되고 있다.
투어로 가장 많이 쓰이는 도로는 캐슬 록 트레일(Castle Rock Trail) 인근의 도로 2.5마일의 쉽지 않은 코스로 18번 하이웨이 빅베어 댐 동쪽 1.1마일 지점에서 시작되는데 샌버나디노 산악의 지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망대(Grand View Point)를 만나게 된다. 온몸이 흔들거리면서 눈길을 헤치며 지프가 산길을 오르는데 여간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2시간부터 6시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드벤처를 원하는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909)585-1036
www.offroadadventure.com

HSPACE=5

카탈리나 자연보호국이 운영하는 지프 투어는 섬 깊숙한 곳으로 접근해 숨겨진 비경을 선사한다.

▲카탈리나 지프 투어

카탈리나 하면 아발론 시의 옹기종기한 레스토랑과 주택들이 모여 있는 조그만 섬으로 연상하기가 쉽다. 하지만 크기가 1평방마일에 불과한 아발론시 외에도 카탈리나 섬은 5만에이커의 산간지역과 해발 2,000피트 높이의 산봉우리가 두 곳에 있다.
카탈리나 자연보호국이 운영하는 지프 투어는 약 3시간 동안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카탈리나 섬 깊숙한 곳으로 접근해 숨겨진 비경을 선사한다.
곳곳에 젖소 두배 크기인 버팔로가 관광객의 사진 세례에 상관없이 여유롭게 앉아서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영화를 찍기 위해 내륙에서 들여온 13마리의 버팔로가 번식해 지금은 약 350마리의 버팔로들이 보호를 받으면서 카탈리나 산간지역을 누비고 있다.
지프 투어에서는 이곳에 유일하게 서식하는 고양이 크기의 카탈리나 여우를 만날 수 있으며 지역 특유의 동식물들이 소개된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프로 가르기도 하고 야생마와 함께 초원을 질주한다.
이익금 모두가 섬의 자연보호기금으로 사용되는 카탈리나 지프 투어의 요금은 1인당 95달러 선이며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문의와 예약 (310)510-2595, www.catalina.com/jeeptours

▲세도나 지프 투어
세도나의 비경을 가까이서 맛보려면 지프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지프 투어는 일반 승용차로 접근할 수 없는 산봉우리 바로 아래까지 들어가 아슬아슬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들어갈 수 없었던 새로운 투어 코스가 개발되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2시간에 성인 45~65달러선.
문의 및 예약 ‘A Day in the West’(252 N. Hwy. 89A, Sedona)-(800) 973-3662, www.adayinthewest.com



글·사진 백두현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