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4.29폭동 단상 (2)

2008-05-08 (목)
크게 작게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16년전에 발생하여 L.A지역의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한국인들에게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혔으며, 어떤이들은 아직도 그때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고있는 4.29 폭동에 얽힌 뒷 이야기들을 정리해 본다.
미국에서 인종간의 갈등의 역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특히 흑인과 백인간의 갈등, 또는 백인들과 소수민족간의 갈등은, 미국이 독립국가로 독립하기 훨씬 전, 1600년대 중반에 청교도들이 처음 신대륙으로 이주하여 이곳 원주민인 인디언과의 갈등이 있었던 서부 개척시대로 부터 시작하여 현재에도 여러분야에서 꾸준하게 여러가지 형태로 진행중인 현재 진행형이다.
신대륙의 개척자로 일컬어지는 백인 이주자들은 그들이 유럽으로부터 가지고 들어 온 그들의 문명화 되고 개화된 지식과 함께, 대포나 총 같은 무기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잘 이용하여 원주민들과 타협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그러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였고, 그것이 여의치 못하면 성능이 탁월하고 강력한 대포와 총기를 동원하여 무력으로 원주민들을 제압하며 그들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해 왔다. 이러한 백인들의 인디언 원주민들에 대한 타협과 약탈이 교차되면서 이루어 온 서부개척의 역사는 1776년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캘리포니아주를 멕시코와의 전쟁으로부터 승리하여 얻어낸 미국은, 아프리카로 부터 흑인들을 강제로 납치하여 자신들이 탈취한 이 넓은 대륙에 농사를 짓고, 또 중국으로부터는 노동자들을 이주시켜 철도를 건설하고 공장을 짓는데에 그들의 노동력을 혹독하게 착취하고 철저하게 이용하였다.
그때마다 주류 백인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강온양면으로 시의적절하게 그에 따른 법을 바꾼다든가 아니면 무력을 이용하여 미국의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다.
1992년 L.A의 4.29 폭동도 사실은 그 폭동이 발발하기 10여전 부터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예견되어 왔었고, 특히 치안업무를 맡고 있는 이 지역의 경찰과 연방 수사국 등, 정부기관에서는 오래전부터 그에 대한 대비책을 나름대로 준비해 오고 있었다는 기록이 많이 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흑인과 백인간의 갈등이, 결과적으로는 그저 힘없고 아는것이나 가진것이 없었던 짧은 이민역사의 우리 한국인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히게 된 사실에 대하여 우리는 많은것을 생각하고 또 반성하며 우리 미주 한인역사의 교훈으로 절실하게 기억하고 깨우칠 필요가 있다.
미국은 현재 뉴-욕이나 L.A라는 대도시를 비롯하여 전국각지에 산재해 있는 여러도시의 번쩍이는 고층빌딩 사이로 21세기 세계 최각의 국가로서 인류최고의 최첨단 과학기술과 최고로 발달된 물질문명과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는 질서와 법률이 가장 잘 지켜지는 법치국가라고 자랑하는 나라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거칠고 험난했던 과거 서부개척 시대의 무법적인 투쟁의 흙먼지와, 살인과 약탈의 총성이 난무하였던 야성의 시대가 불과 몇 불럭밖에서 아직도 건재해 있는 그런 2중의 나라이기도하다.
그들의 내면에 감추어진 이러한 무법적이며 야성적인 대중의 잠재성은 평소에는 미식축구나 야구 또는 자동차 경주 등, 스포츠를 통하여 발산되지만, 경제나 정치 등, 기타 다른 여건으로 자신들의 상황이 어려워지면, 곧 잘 인종간의 갈등으로 번지게 되는 약점을 노출한다.
16년전 4.29 폭동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이민 초기의 어쩔수 없는 경제적인 상황에 밀려 자신도 모르게 흑인과 백인들 갈등의 틈새에 끼여 막대한 피해를 당했고 또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그 고통을 통하여 얻은 교훈도 있다.
그것은 우리는 다민족이 한데 존재하여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 혼자만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인 존재라는 사실과, 동시에 그러면서도 만리타국의 이민개척자로서 서로 한데 힘을 모아야만 이 땅에 훌륭하고 위대한 한인 이민역사를 이 땅에 이루어 나아갈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이다. (310)968-8945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