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리클럽팍 최승경 CPA사무실
잘 정돈된 푸른 잔디와 아담한 키가 멋스러운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알록달록한 열대새들(모형이지만 근사해 마치 파라다이스 정원 분위기를 연출한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곳. 하우스처럼 포근하면서도 오피스의 기능적인 구조를 모두 갖춘 이곳은 회계사 최승경씨가 운영하는 팔방미인 사무실.
업무 스트레스 ‘싹~’
마치 ‘한 인테리어’ 한다는 감각 있는 안주인이 사는 이웃집에 놀러온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인타운 인근, 일명 코리아타운 베벌리힐스로 더 유명한 ‘컨트리 클럽 팍’(Country Club Park)에 위치해 조용하면서도 한적한 고급 주택가 덕을 톡톡히 보는 곳이다.
“10년 넘게 윌셔 한복판 오피스 빌딩에서 사무실을 운영했는데 하루가 다르게 렌트비 오르죠. 파킹장은 턱없이 부족하죠, 도로는 점점 복잡해지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하우스를 구입, 오피스처럼 개조해서 쓸 작정으로 이곳으로 이사 왔답니다”
하우스의 아늑함과 오피스의 기능적인 구조가 적절히 조화된 메인 오피스 덕분에 일하는 직원도, 상담받는 클라이언트도 즐겁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이곳을 이용하는 클라이언트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님에게는 세금 상담 받는 일 자체가 스트레스 팍팍 쌓이는 일(몇몇 손님은 재판 받으러 오는 기분이라고 표현한단다)인데 이렇게 공기 좋고 한적하고 볼 것 많은 아늑한 곳에서 세금 업무를 해결하니 100% 완전 대 만족이란다.
“게다가 한인타운 가깝죠, 타지역 손님들은 프리웨이에서 그다지 멀지 않죠, 한적한 주택가라 스트릿 파킹 넉넉하죠. 그동안 복잡한 오피스 빌딩 사무실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편리하다고 다들 좋아하시는 걸 보니 이리로 오길 정말 잘했다 싶어요”
우선 아담하면서도 깔끔하게 잘 정돈된 정원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늑하면서도 기능적인 사무실이 등장한다. 원래 가정집이었던 구조를 그대로 살린 채 실용적이면서도 기능적인 오피스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 연출하기 위해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를 수납하는 코너에는 서류를 일목요연하게 정돈해두는 오거나이저를 설치해 서류업무 처리가 한층 더 쉬워졌다.
우선 밋밋하기만 하던 화이트 벽면은 부실별로 모두 은은한 컬러를 넣어 페인팅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장식미술을 전공한 딸 진 초이양이 벽면 컬러를 모두 선택한 덕분에 실내 분위기가 멋스럽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패밀리 룸으로 사용하던 곳을 메인 오피스로 꾸몄고 주방과 연결되는 다이닝룸은 컨퍼런스 룸으로 바꿨다.
패밀리 룸에 있던 벽난로는 너무 가정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생각에 과감히 없애버렸고 주방이 한눈에 보이는 컨퍼런스 룸에는 출입문을 달고 형광등과 리세스 라이트를 함께 설치해 기능적인 오피스 느낌을 충분히 살렸다.
이층 매스터 베드룸이었던 공간이 최승경 회계사의 사무실로 변신했다. 오피스 같은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화이트 대신 블랙 블라인더를 설치했다.
또한 1920년대에 지은 건물이라 에어컨도 새로 설치했고 가정집보다 전력 소비가 많은 홈 오피스라 전력파워 업그레이드 공사도 시행했다. 무엇보다 신경 쓴 것은 조명과 창문 공사. 학교에서 사용하는 질 좋은 형광등을 곳곳에 설치하고 집안 곳곳의 창문을 모두 이중창으로 바꿔 소음을 차단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간단하면서도 따끈따끈한 간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주방이 있다는 점. 향긋한 커피와 바삭한 토스트 정도는 손쉽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싱크대 한쪽에는 직원들의 도시락이 켜켜이 쌓여있는 걸 보니 점심까지도 뚝딱 해결할 수 있는 게 ‘홈 스윗 홈’ 스타일 사무실이 따로 없다.
뒷마당 한쪽에는 멋스러운 분수대를 설치해 산책로는 물론 주변 주택가와도 잘 어울리는 코너가 됐다.
최승경 CPA 사무실처럼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평범한 하우스를 사무실로 개조하려면 해당 지역에서 홈 오피스 퍼밋(Home Office Permit)을 받아야 한다. 홈 오피스 퍼밋을 받으려면 업종도 제한적인데 일반 리테일 샵이나 장비를 들여 놓아야 하는 메디컬, 덴탈 오피스는 오픈할 수 없고 변호사, CPA, 보험사 등 서비스 업종이어야 하며 간판은 달수 없다. 게다가 주택가라면 일반 주민들과의 마찰이 일지 않도록 주의하는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이 최 회계사의 설명이다.
“처음에 조그맣게 간판을 달았더니 이웃 주민들에게 항의가 빗발치는 거예요. 이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이 대단하더라구요. 그래서 정원부터 깔끔하고 멋스럽게 손질해나갔죠. 뒷마당에는 작은 분수도 만들고 나무 위에는 모형이지만 새들도 달아두고 그랬더니 이제는 주민들이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글 성민정 사진 이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