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이아몬드 털기’

2008-03-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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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털기’

합스가 금고내 다이아몬드를 털고 있다.

여자 중역과 남자 청소부, 자기 회사 금고털기

마이클 케인과 드미 모어가 콤비를 이뤄 런던의 다이아몬드회사 금고에 보관된 다이아몬드를 싹쓸이 하는 ‘털이영화’(Heist Movie)로 말끔하게 잘 만들었다. 60년대를 시간대로 만들어 향수감이 짙은데 배우들의 의상과 모어의 헤어스타일 그리고 너도 나도 담배를 태우는 것이 옛날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플롯이 배배꼬여 그것을 풀어나가는 지적 재미도 있으며 긴장감과 스릴도 적당히 배합된 일종의 복수극이다. 특히 케인이 낮은 음성으로 말하면서 아주 편안하고 쉽게 맡은 역을 잘 소화시키고 있다.
처음에 나이 먹은 로라(모어)를 여기자가 인터뷰하면서 얘기가 과거로 돌아간다. 로라는 옥스포드에서 공부한 미국 여자로 밀턴(조스 애클랜드)이 사장으로 있는 런던 굴지의 다이아몬드회사 중역. 그러나 로라는 실력과 능력을 갖췄는데도 승진 때마다 자기보다 못한 남자들에게 추월을 당해 심한 좌절감에 빠져 있다.
이런 로라에게 접근하는 남자가 나이 먹은 야간 청소부 합스(케인). 15년간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합스는 로라가 결국은 해고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귀띔해주면서 한 가지 제의를 한다.
회사 금고 안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다이아몬드 중 일부를 훔쳐 자기 커피 보온 통 속에 감춰 밖으로 유출, 둘이 나눠 가지자는 것.
처음에는 이에 반대하던 로라는 합스의 끈질긴 설득에 말려 털이에 동조한다. 그리고 밀턴 집 파티에 참석, 금고를 여는 번호를 탐지해 낸다. 문제는 털이 직전에 회사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새로 설치하는 점. 합스의 치밀한 계획 아래 긴장감 감도는 다이아몬드 털이가 감행된다. 그런데 털이 이튿날 금고를 열어보니 금고 내 다이아몬드 전체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 아닌가.
보험회사의 수사관 핀치(램버트 윌슨)가 사건 수사를 맡으면서 로라는 안절부절 못 한다. 그리고 로라와 합스 간에 논쟁이 벌어진다. 과연 그 많은 다이아몬드는 어디로 갔으며 합스의 진짜 범행 동기는 무엇일까.
마이클 레드포드 감독. PG-13. Magnolia. 랜드마크(310-281-8233),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하우스5(818-981-981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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