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 개혁은 통곡과 기도로”

2008-03-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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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기윤실‘건강교회 세미나’
문턱 높은 교회 회개 촉구
약자들과 삶을 나누는 성경적 교회로 복귀 역설

LA기윤실(공동 대표 허성규·홍진관)이 26일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주최한 ‘건강교회 세미나’는 참석자들이 성경적인 교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통곡의 필요성을 절감한 자리였다.

강사는 한국교회 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박득훈 목사(서울 언덕교회 담임). 그는 무엇보다 “교회 개혁을 위해선, 예루살렘을 보시며 큰 소리로 우셨던 예수님의 상한 마음을 갖고 기도의 눈물을 많이 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세와 바울의 간절한 기도, ‘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주옵소서’(출 32:32)와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롬 9:3)를 예로 들면서.
그는 오늘날의 교회가 종교지도자들이 이끌던 2,000년 전 예루살렘 성전과 닮아 있다고 진단했다. 큰 건물을 지어놓고 가난한 자, 원통한 자, 세상에서 평화를 누리지 못하는 자들이 문턱을 넘기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며 ‘약자들과 삶을 나누는 교회의 본질’ 회복을 역설했다.


박 목사는 “예수님은 목자의 심정으로 이스라엘의 일반 대중들을 불쌍히 여기셨다. 말씀으로 영적 배부름을 주시기에 앞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그들의 배고픔을 채우셨다”고 말했다. 이는 바칠 돈이 없는 이들을 외면했던 성전에서 장사꾼들의 상을 엎으시며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굴혈로 만들었다”고 책망셨던 것과 같은 마맥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

또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개인적인 죄 뿐 아니라 ‘이웃들은 죽어가는데 나만 잘 사는 것으로 만족하는 죄악’으로부터도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십자가의 목적은 우리를 위로 하나님, 아래로는 사람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설명과 함께.
그는 “크리스천은 금욕주의자가 아니지만 세상처럼 돈, 돈, 돈 하며 하나님의 정의에는 무심한 삶을 살아서도 안 된다. 하나님은 부모의 마음을 갖고 계신다. 두 자녀 중 하나는 잘 살고 하나는 못 사는데 기뻐할 부모가 있겠느냐. 인간도 그럴진대 하나님께서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원치 않으시겠느냐”고 말했다. 또 “그리스도가 세상에 계실 때 바리새인들과 사사건건 대립했던 이유는 그분이 사회적 약자,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을 끌어안고 그들의 슬픔과 아픔을 나눴기 때문”이라며 참석자들에게 ‘예수의 편’에 설 것을 도전했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깊이 생각해 볼만 한 주제인데도 단 50여명만 함께 한 것이 아쉬운 행사였다. 강연이 끝나고도 질의응답을 듣느라 오래 자리를 뜨지 못한 참석자들은 ‘조엘 오스틴 식의 번영의 복음이 선포되었다면 자리가 부족하고 청중이 갈채를 보내는 일이 일어났을 텐데…’ 하는 진한 씁쓸함을 안고 귀가했다.

기윤실은 본보, 뉴스레터 등을 통해 교회 개혁의 메시지를 쉼없이 외치면서 북한동포 돕기 등의 활동을 야무지게 펼치고 있다.
가입 문의 (213)387-1207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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