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눔의 행복- 봄, 행복으로의 초대

2008-03-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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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부모들의 교육열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필요에 의한 선택이 아닌 능력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으며, 따라서 명문대학 선호도가 어느 민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모들의 유·무언의 압력에 고민하고, 일탈까지 서슴지 않는 청소년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한 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청소년 및 교육의 문제를 다룬, 내용보다는 제목이 오래 기억에 남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가 극장가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둔 저 자신도 아이들의 볼멘 항변을 너무나 잘 반영한 제목이라 생각하고, 수시로 떠올리는 문장입니다.
그렇습니다. 행복은 연령과 신분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인생의 테마입니다. 오죽하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각 국가의 최고법인 헌법으로 보장될 정도이겠습니까? 우리는 행복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시도할 것입니다. 만일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면, 샤핑 리스트 맨 위에 ‘행복’이라는 아이템을 올려놓을 것입니다.
최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지에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과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지난 21일자 저널을 통해 “돈으로도 행복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단 그러고 싶으면 그 돈을 반드시 남을 위해 써야 한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들이 보스턴에 있는 한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3,000~8,000달러의 차등 성과보너스를 제공하고, 받기 전과 받은 후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소는 ‘얼마를 보너스로 받았느냐’가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사용했느냐’였으며,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나 자선단체 후원을 위해 사용한 직원들의 행복지수가 자신들을 위해 사용한 직원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실험으로 이번에는 5~20달러의 소액을 약 630명의 표본집단에게 지급하고, 그들 중 반은 자신을 위해 쓰게 하고, 나머지 반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하게 하였을 때도 후자의 행복지수가 훨씬 높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은 “단 돈 5달러의 적은 돈이라도, 남을 위해 사용한다면 충분히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제게는 이 논문이 전혀 새롭지 않았습니다. 오랜 월드비전 생활을 통해 수많은 후원자를 지켜보면서 이미 제 마음 속에서는 이러한 논문이 수 백번이나 쓰여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벽마다 신문을 돌리고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던 중학생 소녀가장 후원자, 병원의 실수로 출산하던 아내를 잃고 받은 위로금을 주저없이 아프리카 학교 건립을 위해 내놓던 후원자, 20년이 넘도록 LA 한인타운의 버려진 빈 병을 수거하여 얻어진 수입을 아낌없이 전달하던 후원자…. 이들의 얼굴에는 ‘행복’이란 단어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밝을 수가 없었습니다. 백만달러이지만 종종 TV 뉴스에 일그러진 얼굴로 나오는 그들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대지는 초록으로 물들고, 환한 햇살은 우리에게 삶의 의욕을 다시금 자극하고 있습니다. 겨울동안 움츠리고 있던 행복이란 녀석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간지럽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계절에 여러분을 행복으로 초대합니다. 단, 돈 1달러로 살 수 있는 행복, 바로 아동 결연입니다. 행복해지고 싶으십니까? 지금 행복을 사십시오.
월드비전 아동결연 문의 (866)육이오-1950

박 준 서
(월드비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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