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양말투 성경’ 내달 나온다

2008-03-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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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성경 이해 못하는 북한 사람에 복음”
탈북 김현식 전 김형직대 교수 작업 결실

북한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북한말 표현으로 바꾼 한글성경이 내달 처음으로 미국에서 탈북 교수에 의해 출간될 예정이다.
버지니아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식(76) 전 북한 김형직사범대 교수는 오는 4월 시카고 위튼 칼리지에서 열리는 세계 성경대회에서 북한말 마태복음과 요한복음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평양 문서선교회 대표를 맡고 있는 김 교수는 “60여년간 진행된 남북한 언어 이질화로 북한 사람들은 한글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에도 복음을 전하고 싶어 한글성경을 북한말로 바꾸는 작업을 한국에 들어온 지난 92년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말은 쓰지 않고 북한말 성경을 ‘평양말투 성경’이라고 부른다”면서 “성경은 ‘약속의 말씀’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신구약을 모두 완간하려면 2010년까지는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2년 한국으로 망명하기 직전 러시아 교환교수 시절에 캐나다 출신 선교사로부터 한글성경을 받았는데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었던 것이 한글성경을 북한말로 펴내기로 결심한 배경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북한에서 기독교가 공식적으로 금지된 1950년까지 교회에 나갔던 내가 한글 성경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인데 일반 북한 사람들은 어떻겠느냐”면서 “미국에 와서 북한말 성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해 이번에 첫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말 성경을 한국 내 탈북자와 그리고 북한식 문화어로 교육을 받은 중국 조선족과 러시아 고려인, 조총련 동포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며 북한 주민들에게는 한국에서 송출하는 단파방송을 통해 북한말 성경을 통해 복음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탈북 후 10여년간 서울에서 머문 뒤 2003년 6월부터 3년간 예일대학 초빙교수로 북한학을 강의했으며 현재 조지 메이슨대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워싱턴 북조선연구학회 대표를 맡아 북한 학생들을 위한 영어사전 만들어 보내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김 교수는 김형직사범대 교수 재직하던 1971년부터 20여년간 김일성 처가 자녀들의 가정교사로 일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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