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은주 의 공간연출-손님 초대를 위한 데코레이션

2008-02-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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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초대를 받아 그 집의 현관문을 들어설 때 그 느낌. 초대받은 손님으로서의 즐거운 마음과 새로운 공간과의 만남 자체가 우리의 기분을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비단 손님을 초대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해가 드는 방향과 정도에 따라 소파 등의 가구와 작은 소품들의 위치를 살짝 움직여서 분위기를 바꿔볼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기 좋은 편안한 암체어(Arm Chair) 옆엔 키가 큰 플로어 램프(Floor Lamp)를 세워 조명효과와 동시에 안정감을 줄 수도 있으며, 굳이 사이드 테이블(Side Table)이 없더라도 색상 좋은 오거나이저 박스(Organizer Box)를 겹쳐놓고 헌책방에서 구입한 앤틱(Antique) 서적들을 여러 칸 포개놓아도 좋은 장식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앤틱샵이나 중고용품 샵(Thrifty Store) 등에서 구입한 비싸지 않은 촛대에 작은 초들을 켜서 방안의 냄새도 제거해주고, 혹은 그대로 놓아두어 우아한 분위기를 만드는 소품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외 다양한 종류의 사진액자, 쿠션 등 주위에 늘 있는 소품들이라도 적절한 자리를 찾아주면 집안 정돈의 효과와 함께 조화를 이루는 안정감으로 100% 이상의 장식 효과를 낼 수 있다.
방문객이 문을 들어설 때, 또는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문을 열고 들어설 때 문 앞 가장 가까이 있는 콘솔(Console)위에 널려 있는 잡지, 신문, 열쇠 등은 집안사람들의 불안정한 정서를 나타내준다. 가능하면 조그만 꽃 장식을 올려놓고 작은 박스나 보울(bowl)에 열쇠 등을 담아두고 가족사진이나 좋아하는 그림이 담긴 액자를 놓아두면 훨씬 정돈되고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진정으로 잘 꾸며진 인테리어라면 공간의 어느 곳으로 시선이 멈추어도 편안한 느낌이 들어야 하지 않을까? 잘 만들어진 가구와 커튼, 벽의 색깔이 잘 어우러져 있어도 공간 사이사이 놓여있는 오브제들이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공간은 곧 단조롭고 심심하게 느껴지게 된다. 그러므로 작은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입할 때 어떤 자리에 놓을 것인지,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볼일이다. 아무리 예쁜 물건이라도 주변과의 조화를 통해 그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물건은 구매를 제고해 보아야한다는 얘기다.
한편 이태리의 가구쇼나 유럽 대도시의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모던한 스타일의 가구들 그리고 다양한 소재의 아크릴 제품들은 생활의 변화와 그에 따른 인테리어 소품활용 패턴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묵직하면서 푹신한 소파가 선이 가늘고 딱딱해 보이는 Bench 스타일로 또 그랜드 파더 암 체어(Grandfather Arm Chair)는 가볍고 발랄한 스타일의 의자로 변해가는 과정이 시대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모던 가구와 에스닉 액센트(Ethnic Accent)가 현재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렇지만 이는 누구에게나 적용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나만의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더욱 현명한 공간연출의 상식이다. 나만의 자신감으로 개성 있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 내가 즐길 수 있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테라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213)48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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