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주택 개발업 주식들의 현 주소

2008-02-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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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개발업자 주식들에 불이 붙었다. 2005년 7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던 홈빌더 주식들이 이제야 바닥을 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뛰어오르는 모양새가 만만치 않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극적인 예를 몇개 들어보면 이렇다. 미국 홈빌더들 중 메이저 플레이어 중의 하나로 간주할 수 있는 스탠다드 퍼시픽 코포레이션 (Standard Pacific Corporation) 주식이 주당 지난 3주동안 2달러에서 5달러선으로 뛰어 올랐다. 두배 반이 뛰어 오른 것이다. 이 주식은 한때 48달러에 거래 됐었다. 불과 2년반전의 일이다.
소매업으로 치면 월마트와 같이 우리에게 친근함을 주는 KB Home도 지난 3주 사이에 주당 18달러선에서 2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주식도 한때 85달러까지 올랐다가 이렇게 무너졌다. 스탠다드 퍼시픽보다는 조금 더 우량주다운 주가 동향임을 엿볼 수 있다.
우리에게 고급 홈빌더로 잘 알려져 있는 톨브라더스(Toll Brothers)는 16달러에서 24달러로 뛰었다가 22달러로 조정을 받고 있다. 이 주식도 한때 57달러까지 올랐다가 내려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난 2년 반사이에 벌어진 드라마다. 한편, 캘리포니아의 경우를 봤을 때 톨브라더스는 주로 밀리언 달러 레벨의 집을 짓는 회사이기 때문에 KB Home과 같이 저가에서 중간가의 집을 많이 짓는 회사들 보다 주가 등락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어 왔었다. 하지만 지난 2년반동안 실제적으로 나타난 주식 차트를 봤을 때 그 반대의 현상이 전개 되었던 것은 이번 주택경기 침체가 고가보다는 저가쪽에 더 충격이 심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각 개발회사마다의 상품특성과 경영 스타일 그리고 재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개발사들의 주가 동향을 좀더 폭 넓게 관찰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홈빌더 인덱스라는 걸 만들어 홈빌더들의 주식을 20개이상 선별해서 그들의 평균주가를 관찰하고 있다. 최근 3주간의 홈빌더 인덱스 역시 위에서 언급한 주식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 이 주식들의 폭등을 자극한 것일까? 첫째는 이자율이고 둘째도 이자율이다.
최근 30년 고정 이자율은 5% 이하 수준이다. 불과 몇주전만해도 컨포밍은 6%가 넘었고 점보론은 7%대였다. 단기 금리는 작년 9월 5.25%에서 현재의 3%로 급락했다. 변동이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혜택이다. 고정이자 모기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5% 수준의 이자율로 재융자하려고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꿈쩍도 하지 않던 소비자들이 지난 주부터 다시 콘도 사냥에 나서기 시작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필자와 친밀히 일하는 개발사의 다운타운 로프트 프로젝트에 갑작스레 바이어들이 몰렸다. 고집불통이던 개발업자가 비로소 가격을 크게 떨어뜨린 이유도 있었지만 낮은 가격과 낮은 이자율로 페이먼트를 계산해 보니 몇달전에 비해 투자가치가 급등한 것이라고 판단 되었을 것이다.
금주 화요일에 뱅크오브 아메리카 소속의 부동산 분석가는 KB Home, 톨브라더스, 펄티 홈스(Pulte Homes)를 포함해 다수의 홈빌더에 대한 투자 평점을 상향 조정했다. 같은 날 오후에 톨브라더스는 그들의 비지니스 전망이 암흑과 같다고 발표해 과연 그 분석가의 판단이 옳았던 것인지 의문이 가긴 했지만 일단 하이 프로파일 분석가들의 의견이 점차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주당 1.50달러까지 내려갔던 스탠다드 퍼시픽의 경우를 봤을 때 이 회사가 파산해서 휴지조각이 되지 않는 한 더 내려갈 공간이 있었을까?
지난 3주동안 홈빌더 주식들이 그처럼 폭등했던 이유 중에 또 하나는 공매수 (Short Sale) 투기꾼들이 이윤을 챙기기 위해 주식 매입을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매수를 증권가에서는 short covering이라고 한다. 공매수는 주식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서 베팅을 하는 투기 방식을 가리킨다. 용어와 논리가 어찌되었건간에 그들이 주식매입을 하고 있다는 것은 홈빌더 주식들의 떨어질 공간이 많지 않다는 걸 예고한다. 다시 말하면 전문가들도 이제는 홈빌더 산업에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증권가의 움직임은 실제 경제 현상보다 9개월 정도 앞서간다 (Lagging Effect). 지난 2005년 7월부터 홈빌더 주식들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후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도 9개월에서 1년정도 후였다. 최근 홈빌더 주가 반등이 그저 반등이 아니라 새로운 회복 싸이클의 싸인이라고 믿고 싶은 심정 절실하다.
(800)429-0014
토마스 박
<시너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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