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2008-02-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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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한국교회

이번에는 어떤 문제에 대해 글을 쓸까 생각하다가, 문제만을 찾는 나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도를 조금만 달리해서 보면 한국나라, 한국사람, 한국교회에는 훌륭한 부분들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교회의 좋은 점에 대해서 저의 생각을 나누어볼까 합니다.
첫째로, 한국교회의 열심은 놀랍고 훌륭합니다. 일년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를 인도하시는 목사님(한국교회의 목사님들처럼 설교를 많이 준비하시는 목사님들이 있을까요?), 십년이 넘게 교회 주방에서 국밥을 말며 봉사하시는 권사님, 일주일 동안의 생업에 지친 몸을 이끌고 토요일 밤 성가대 찬양연습에 참석하시는 집사님의 모습을 통해 봉사차원을 뛰어넘는 희생하는 신앙생활의 좋은 본을 보게 됩니다.
세계의 교회들이 한국교회를 보며 감동하고 칭찬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신학이나 조직, 그 어떤 프로그램들이 아니라 목회자와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적인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 열심이 한국을 기독교 국가로 만들고, 세계선교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하며, 미 대륙에 3,600여개의 한인교회를 세운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열심은 바로 피시니라인(결승점)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경주자의 신앙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 한국교회의 비전은 크고 훌륭합니다. 사람은 꿈을 먹고 살고, 교회는 비전을 통해 성장한다 하였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하고, 비전이 없는 교회는 열매가 없는 것입니다. 큰 비전이 없었다면 한국교회가 지금처럼 크게 자라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때로는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한국교회의 비전은 높고 광대합니다. 작게는 자체 성전 건축에서부터 크게는 세계 모든 족속을 구원하는 시대적 사명을 그 어느 교회보다도 한국교회가 확고히 붙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소명이자 신앙의 긍지입니다. 우리는 이 소명과 긍지를 2세들에게 확고히 물려주어야 합니다.
셋째로, 한국교회의 시대를 앞서가는 창의성 또한 훌륭합니다. 한국교회는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교회입니다.
신학에 있어서는 보수주의를 고수하지만 예배와 사역에 있어서는 최첨단 기술과 앞서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좋은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은 새 포도주(향기로운 복음)를 새 부대(시대적 상황)에 넣으라는 성경말씀의 적절한 실천이라 여겨집니다. 이런 면에서 한국교회는 세계의 교회들의 선두주자가 되어야 합니다. 21세기에 필요한 전문사역을 개발하고 세계선교에 앞장서서 오지에 복음의 첫 발을 내딛는 프런티어의 사역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훌륭합니다. 전통적인 신앙과 현대적인 사역이 잘 배합된 멋있는 교회입니다. 그 어느 나라 교회도 흉내 낼 수 없는 열심과 따라올 수 없는 비전을 품은 교회입니다.
다만 초심을 잃지 않고 십자가를 붙잡으며 지나친 열심이 역효과를 초래하는 것만 조심한다면 분명히 이 시대에 크고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2008년을 바라보며 한국교회를 향한 큰 기대를 가져 봅니다. 절제 있는 열심과 올바른 방향성을 가진 비전과 성숙한 창의성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훌륭한 한국교회가 되기를.

이 용 욱
(목사·하나크리스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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