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정에 걸려 융자 안 나오겠네

2008-01-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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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도 감정이 원하는 대로 안 나오면 허사다. 은행의 모기지 융자 심사가 대폭 까다로워진 가운데 감정이 제대로 안 나와 융자를 받지 못해 매매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최근 빈발하고 있다. 크레딧이 좋고, 현금 다운을 충분히 하고, 소득도 증명할 수 있다면 모기지 융자는 아무 문제없이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사정이 한참 달라졌다. 바이어의 신용이 탄탄해도 매입대상 주택의 가치에 대해 융자심사인이 자신을 갖지 못한다면 융자를 전혀 자신할 수 없다.

크레딧 좋고 다운 많이 해도 융자 자신 못해
감정가 제대로 안 나와 거래 무산되는 경우 빈발
융자 충분히 안해 줘 바이어들 현금다운 더해야

모기지 은행들의 융자 심사가 특히 감정과 관련해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최근까지만 해도 감정 보고서가 매입 부동산의 가치를 최근 6개월간 판매된 비슷한 주택 3채의 정보를 포함하여 입증하면 ‘무사통과’였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최근 급격히 하락하면서 렌더들은 가장 최근의 감정가를 요구하고 있다. 렌더에 따라서는 최근 3개월내 판매된 비슷한 주택의 가격을 감안하여 감정가를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어 렌더로서는 6개월 전의 가격은 전혀 신빙성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렌더들은 최근 판매된 주택의 가격도 인정하지 않고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비슷한 주택의 가격을 요구하기도 한다. 주택시장이 가라앉은 많은 지역에서는 2~3개월 전에 팔린 주택 가격보다 현재 매물 가격은 크게 낮은 경우가 보통이다. 주택 가치에 비해 융자 액수가 상대적으로 높을 경우 렌더들은 융자를 극히 꺼리는 경향이다.
주택 가치가 하락한 것이 분명한 지역에서는 렌더들은 현금 다운 액수를 5% 더 늘릴 것을 요구한다. 융자는 해주되 융자신청인이 요청한 액수보다 적게 융자를 해주는 셈이다. 이는 현금이 모자라는 바이어에게는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바이어가 50만달러짜리 주택을 10만달러를 다운하고 40만달러 모기지를 얻어 매입할 경우 만약 주택이 가격이 크게 하락한 지역에 소재한다면 모기지는 바이어가 요청한 40만달러가 나오는 대신 5% 적은 38만달러만 나오게 된다.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바이어는 추가로 2만달러를 어디서든 구해 와야 한다. 만약 바이어가 추가 다운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거부한다면 융자 및 감정 조건부 매입 계약은 해지되고 만다.
감정 문제로 인해 융자가 만족스럽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바이어와 셀러 양측의 협력이 요구된다. 바이어가 다운 페이를 좀 늘리고 셀러는 판매가격을 좀 깎아주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바이어가 차액을 메울 수 있도록 셀러가 세컨드 모기지를 인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모기지 환경에서는 일부 렌더들은 셀러 파이낸싱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이런 면은 금융 경색이 완화되면 나아질 것이다.
과거에는 융자액수가 100만달러 이상이 아닌 경우 감정을 한 개만 요구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렌더들이 두 개의 감정 보고서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감정 수수료가 추가로 나가야 되고 감정에 따르는 시일이 더 소요된다.
최근의 금융 경색이 있기 전만해도 융자는 신청인이 사전 융자 승인을 받았을 경우 14일 내지 21일이면 끝났으나 지금은 많은 렌더들이 직원들을 줄였고 심사 절차도 까다로워져 한참 더 걸린다. 따라서 매입 오퍼를 넣기 전에 미리 론 에이전트와도 접촉하여 융자에 걸리는 시간과 융자액수 등에 관해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나아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차근차근 렌더가 원하는 대로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


HSPACE=5

주택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면서 미흡한 감정 가치는 모기지 융자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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