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 비전’으로 하나되는 우리집

2008-01-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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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비전’으로 하나되는 우리집

‘온 가족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를 꿈꾸는 ‘원패밀리 채플’ 교인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두번째 줄 오른쪽에서 7번째가 장경일 담임목사.

■‘원패밀리 채플’참신한 목회 화제
같은 말씀 듣고 선교·지역봉사도 함께
가족같은 섬김통해 1, 2세간 벽 사라져

작년 11월 첫 일요일 사우스베이 소재 히스패닉 교회의 공간을 빌려 작은 겨자씨 한 알을 처음 심은 ‘원패밀리 채플’(One Family Chapel·담임목사 장경일)은 이민사회 실정에 맞게 ‘가정이 하나 되는’ 참신한 목회를 추구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라는 비전 속에 담긴 ‘원패밀리-’의 꿈은 1세와 2세들이 단순히 ‘공간적 일치’를 이루는 것을 뛰어넘는다. 부모와 자녀가 예배는 한국어나 영어로 따로 갖지만 같은 담임목사가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한 스피릿’을 소유하고 사역 현장에서 함께 섬김으로 ‘진정한 하나됨’을 뜨겁게 경험하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다.
요셉처럼 ‘꿈꾸는 자’의 길을 가고 있는 장경일 담임목사는 13세에 도미한 1.5세. 종업원 200명의 의류업체를 이끌다 7년 전 소명을 받고 인생 항로를 목회로 틀었다. 그후 주님의영광교회에서 영어 고등부, 대학부, 장년 등을 맡아 6년여를 사역했다.
장 목사는 남가주에 또 하나의 교회를 개척한 이유를 “1세 공동체는 많지만 1세와 2세(30~40대 영어권 교인까지 포함)가 제대로 협력하며 사역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는 말로 설명했다. 세대간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그는 노년과 그들의 중장년 자녀, 손자손녀들이 교회에서 매주 보면서 한 덩어리 되어 선교와 봉사를 하는 모습을 그린다.
“각 가정의 1세와 2세를 척박한 선교지에 보내 영혼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게 하면 절로 세대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오해가 풀리며 막혔던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입니다.”
그의 장래계획 중에는 ‘빗자루 하나로 하는 전도’도 들어 있다. “우리 교인들이 백인, 흑인, 히스패닉들과 어울려 한 달에 한 번씩 빗자루를 들고 각 커뮤니티를 돌아가면서 청소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행함으로 하는 전도이자 백 마디 말보다 나은 인종화합의 길이지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것이므로 실천적인 교육도 되고요.”
그는 적절한 가이드 속에 가정에서도 ‘영적 양육’이 이뤄지게 하겠단다. 또 곧 시작할 금요 소그룹모임에도 실제적인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한다. 허심탄회하게 삶을 나눌 수 있도록 3주 동안은 남편과 부인 그룹이 별도로, 한 주는 함께.
이 교회의 초점은 오롯이 ‘1세와 2세, 가족들의 하나됨’에 맞춰져 있다. 한 달 후면 현재의 오후 1시30분 한국어 주일예배에 오전 11시30분 영어예배(성인)가 추가되는데, 예배봉사는 영어예배 때는 1세가, 한국어 예배 때는 2세가 하게 된다. 예배자가 말씀과 기도, 찬양에만 집중하도록 도우면서 서로를 섬길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이 교회는 ‘청소년 패션쇼’ ‘아버지와 아들의 날’ ‘어머니와 딸의 날’ 등 창조적인 행사도 구상 중이다. “복음은 변질될 수 없지만, 그것을 전하는 방법은 변해야 한다”는 장 목사의 지론에 따라서다. 그는 “2세들의 마음을 터치하지 않으면 그들과 단절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꿈의 빛깔이 독특하기 때문일까. 원패밀리는 약 3개월만에 10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3월23일 부활주일에 탄생감사 예배를 갖는 이 교회가 청청한 나무로 튼실히 자라 철새 같이 지친 영혼들을 품어 줄 날이 기대된다.
교회는 425 W. Torrance Bl., Carson에 있으며 전화는 (310) 808-0691.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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