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자들의 미국 정치 참여

2008-01-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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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민와서 살고있는 많은 한국 이민자들은 생업에 바쁘다는 이유로 미국 정치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도 참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나와 우리 가족만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우리 한국 동포분들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로서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누릴게 아니라, 그에 따르는 의무도 함께 실행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이민자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인들의 미국 이민 역사도 어언 100 년이 넘었고, 한국인 특유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상당한 기반을 잡은 것도 사실이다. 정치 참여에 있어서는 이민 1세들 중에 연방 하원의원, 주 의원, 시 의원, 시장 등이 배출되기도 하였으나 전체적인 한국 이민자들의 수에 비하면 적극적인 미국 정치 참여는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나마 요즈음 2세, 3세들 중에 적극적으로 직접 미국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소수 민족으로서의 장벽이 엄연히 존재하는 미국 사회의 현실에서 이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박수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동포 사회에서 자주 얘기하는 직접적인 주류 정치 참여 문제는 2세, 3세들이 성장하며 앞으로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아니더라도 간접적 혹은 소극적으로라도 미국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미국 시민권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할 의무이다. 그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유권자가 되어 각종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금년은 마침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여러 가지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 다행히 이번에는 우리 한인 시민권자들이 예년에 비해 유권자 등록에 관심이 많고 꼭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동포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 미국 정치에 우리 한인의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 방법이 바로 투표 참여이다. ‘나 하나쯤 투표하지 않는다고 뭐가 그리 큰 문제일까’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 한 표가 선거 결과를 바꿀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2000년 이후 미국의 많은 이민 정책들이 반이민 정서를 담은 쪽으로 바뀌어 왔다. 특히 최근 몇 년 간의 이민 정책들은 미국이 정말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인가를 의심케 할 정도로 보수적으로 흘러왔다. 물론 테러에 대한 위협 등으로 이민 정책이 극도로 보수화 되어가고 있는 점 등은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 만큼 이민자들이 서 있을 공간을 빼앗겨 버린 측면도 있다. 우리가 투표에 참여하여 우리의 힘과 역량을 보여 주어야 이민 정책들도 친 이민 정책 쪽으로 바뀔 것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나에게 무엇인가’하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삶의 터전이자 우리 자손들이 뿌리 내리고 살아야 할 땅임을 깨달을 때 미국 정치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바뀌어질 것이다. 미국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그리 생각만큼 어렵거나 먼 남의 얘기가 아닌 것이다.
시민권을 가진 우리 한국 동포들은 반드시 유권자 등록을 하여 투표에 참여하자. 그리고 영주권을 가진 동포들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시민권을 받아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살아갈 이 나라의 정치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213)382-3500

김 준환 변호사
(213) 382-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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