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트 보기 좋고 먹기 좋은 ‘뿌리 채소의 보석’

2008-01-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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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붉은 색·풍부한 단 맛 매력
수프·샐러드·소스 등에 ‘감초’역할

빨간색의 야채 비트(Beet·사탕무)는 ‘뿌리채소의 보석’이라 불린다. 서양에서는 선홍빛에 흠뻑 젖은 듯한 아름다운 색상과 풍부한 단맛을 지닌 비트를 샐러드와 반찬, 수프 등 재료로 활용해 왔다.
비트는 뿌리채소로 알려졌지만 사실 비트의 잎도 식용으로 무궁무진하게 활용된다. 비트의 속 잎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라 생으로 혹은 살짝 데쳐서 샐러드와 소스에 이용할 수 있으며, 겉잎은 고기 등과 함께 볶거나 끓이는 요리에 사용하면 요리의 향과 맛을 한결 업그레이드시킨다.
비트는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사실 가장 싱싱한 때는 가을과 초겨울이다. 비트의 뿌리 부분은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으나 이파리 부분은 쉽게 시들기 때문에 가끔 비트의 뿌리 부분만을 판매하기도 한다. 따라서 비트의 잎 부분은 싱싱할 때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보관시에는 플래스틱 백에 느슨하게 담아 냉장고의 싱싱고(야채 넣는 서랍)에 보관한다.
겨우내 땅의 정기를 듬뿍 담고 있는 비트는 달콤함과 함께 토양의 향기를 지녔는데 톡톡 튀는 오렌지나 시트러스 계의 과일과 잘 어울려 샐러드 드레싱 등에 많이 사용된다. 비트는 또한 딜이나 차이브, 민트, 테라곤 등의 허브와도 잘 어울리며, 채소로는 시금치와 엔다이브, 아루굴라, 양파, 셜롯, 스캘리온 등과 함께 많이 쓰인다.
비트를 좀 더 특이하게 즐기고 싶다면 고트 치즈나 페타, 블루 치즈와 함께 먹어 볼 것을 권한다. 비트 특유의 단맛과 부드러운 치즈 맛이 묘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비트의 단맛은 또한 생강, 머스타드, 케이퍼, 호스 래디시 등 톡 쏘는 매운 맛과도 찰떡 궁합으로 소스나 드레싱에 많이 쓰인다.
<비트의 ‘트루 컬러’를 벗긴다>
비트는 여러 색을 지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빨간색과 보라색의 중간쯤 되는 비트에 익숙하겠지만 사실 찬란한 황금빛의 비트, 줄무늬 비트도 있다. 심지어는 새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비트도 간혹 찾을 수 있다.

▲빨간색 비트: 가장 흔한 종류다. 짙은 적갈색의 과육으로 나무 테를 연상시키는 테가 있다. 단맛이 풍부하고 진하며 흙 냄세가 강하다.


▲황금색 비트: 오렌지 색의 껍질이며 과육은 밝은 황금빛이다. 레드 비트보다는 조금 순한 단맛이 나며 흙 냄세가 덜하다. 이파리 줄기와 잎도 모두 금색이다.

▲줄무늬(Chioggia) 비트: 빨간색과 흰색으로 번갈아가며 줄 무늬가 그려진 과육이다. 아쉽게도 이 줄무늬는 요리를 하는 동안 색이 섞여 보이지 않게 되기도 한다.
<어떻게 요리하나>
비트는 밀도가 높은 채소라 요리하는데 비교적 시간이 걸린다. 작은 사이즈의 비트는 끓이거나 찌는 요리방법을, 시간이 없을 때는 압력 솥을 사용하거나 굽는 것이 일반적이다. 요리 전문가들은 굽거나 찌는 것이 비트의 맛과 향을 살리기 가장 좋다고 전한다. 비트의 즙을 보존하려면 요리시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이 좋으나 구울 때는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 요리해야 골고루 익고 또한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샐러드 요리에 활용하기
비트를 익힌 뒤 머스터드 비네그레트에 넣으면 좋다. 올리브 오일과 레드와인 비네거, 디종 머스터드 한 두방울, 소금과 후추를 넣어 머스터드 비네그레트를 만든 뒤 비트와 비트 잎 위에 뿌려 먹는다. 익힌 비트는 깍둑썰기 한 뒤 각종 샐러드 야채와 함께 구운 마늘 다진 것과 고트 치즈와 함께 먹어도 맛있다. 혹은 호두나 헤이즐넛 오일과 셰리 비네거를 섞은 뒤 구운 비트를 잘라 넣고 앤다이브 위에 뿌리고 구운 호두 등을 끼얹은 뒤 서브해도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비트를 익힌 뒤 따뜻한 상태에서 와이트 와인이나 라이스 비네거에 담가놓은 뒤 식힐 때 딜 다진 것을 뿌리고 시금치 잎 위에 얹는다. 올리브 오일을 뿌리고 빨간 양파를 얇게 슬라이스 해 곁들여 먹는다.

▲수프나 소스에 활용하기
고운 선홍색의 소스를 만들고 싶다면 비트만한 재료가 없다. 찌거나 구운 비트를 갈아 올리브 오일과 비네거를 뿌려 준 뒤 마늘 한두 쪽, 소금과 후추, 설탕을 약간 넣으면 비트 비네그레트가 완성된다. 비트를 깍둑 썬 뒤 야채와 마늘과 함께 볶은 뒤 오렌지나 레몬주스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페루치니 위에 뿌려준 뒤 토스트한 잣과 페타 치즈가루를 끼얹으면 비트 파스타 소스가 완성된다. 당근과 감자, 양파 등과 함께 살짝 구운 뒤 올리브 오일과 계피, 커민, 코리안더, 파프리카, 캐이엔 등을 넣어 섞은 뒤 쿠스쿠스에 끼얹어 먹으면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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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발사믹&시트러스 드레싱을
곁들인 구운 비트 요리>
▲재료: 비트 1/2파운드(중간크기 4~5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2큰술, 소금 1/4작은술, 드레싱(오렌지주스 1/4컵, 와이트 발사믹 비네거 1큰술, 레몬주스 1작은술, 소금 1/4작은술과 약간 더, 통 후추 간 것 약간, 차이브 다진 것 1~2큰술
▲만들기: 오븐은 450도로 예열한다. 비트는 양 끝을 다듬고 껍질을 벗기고 1인치 길이 조각으로 썬다. 이파리는 따로 둔다. 9X13인치의 낮은 베이킹 디시에 비트를 담고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넣어 잘 코팅해 준다. 코팅된 비트를 한 층으로 넓게 펴서 깐다. 오븐에 넣고 약 20분간 구워준 뒤 섞어준다. 부드러워지고 포크로 찔렀을 때 포크가 들어갈 때까지 약 30~40분 더 구워준다. 오렌지주스와 비네거, 레몬주스, 소금, 후추를 보울에 담고 소금이 녹을 때까지 잘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다 구워진 비트를 꺼낸 뒤 식기 전에 드레싱을 붓고 잘 코팅해 준다. 상온에서 비트를 식힌다. 기호에 따라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상온에서 혹은 살짝 데운 후 차이브 간 것을 뿌려 서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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