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들 싫어하는‘야채의 변신’ 편식은 저멀리

2008-01-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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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자씨의 편식예방

갈고 자르고 섞어… 색다른 요리로 호기심 자극

고기와 과자, 과일은 잘 먹는데 야채는 도무지 입에 대려고 조차 하지 않는 자녀들. 마음 같아서는 몸에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어디 자녀 일이 그리 내 맘대로 되던가.
편식이란 음식에 대한 좋고 싫음이 분명하며 특정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식습관을 의미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듯, 편식은 유아기 때부터 시작된다. 이때 자녀가 아직 어리다고 해서 편식습관을 무심히 지나쳐버리기 일쑤인데, 편식을 하는 자녀들은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지 못해 몸이 허약하기 쉽고 발육 상태가 좋지 않으며 두뇌 발달이 더딜 수도 있다. 뿐만 아니다. 성격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로랜드 휘슬러 냄비 판매 세일즈로 근무하는 김성자씨는 밖에서는 프로 커리어 우먼이지만 집에서는 두 남매의 엄마다. 이제는 어느덧 성인이 된 두 자녀들은 키도 크고 건강하게 자라 언제나 주변의 부러움을 받는데 지금에서야 털어놓지만 사실 두 남매도 어린 시절에는 여느 자녀들과 마찬가지로 편식으로 부모의 속을 썩이곤 했다.
“빵이나 피자, 햄버거 보다는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당근이나 오이, 토마토 등 몸에 좋은 식재료로 간식을 만들어 줬어요. 커리어 우먼으로 활약하느라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녀들에게 더욱 신경이 쓰였나봐요”
김성자씨는 자녀들의 편식습관을 고치기 위해 무궁한 에너지를 쏟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자녀들이 잘 먹지 않는 음식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하고 시각적으로도 자녀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에도 신경을 썼는데 그 대표적인 요리가 오이를 넣어 만든 오이 호빵과 우엉으로 요리한 웰빙 우엉쥐포조림이다.
오이 호빵은 오이뿐만 아니라 당근과 양파, 토마토 등 각종 야채를 활용할 수 있는데, 자녀들이 각종 음식을 골고루 먹고 자라서인지 키도 크고 튼튼하게 잘 자라주었다고 자랑한다.
“자녀들 편식은 엄마하기 나름”이라고 강조하는 베테런 엄마 김성자씨가 초짜 엄마들을 위해 자녀들의 편식습관을 바꿔놓는 ‘똑똑한’ 요리 레서피를 공개했다. 올해 우리 자녀들이 편식 없이 건강하게 지내길 소망하며 준비해 보는 편식 예방 요리를 소개한다.


야채 친구들‘식탁으로의 초대’


■오이 호빵
“싱싱한 오이즙으로 만든 호빵은 우유, 커피와 함께 아침식사로도 그만이예요”
시원한 오이맛과 고소한 마가린 맛이 어우러진 오이 호빵. 오이 대신 당근, 토마토 등을 사용하면 색도 예쁘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만들기도 간편하고 맛도 좋아 자녀들이 너무 좋아하는 요리라고.
재료: 밀가루 2컵, 설탕 1/2컵, 달걀 1개, 마가린 1스푼, 베이킹 파우더 2큰술, 오이 1/2개, 물 1/2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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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오이는 강판에 갈아놓는다. 보울에 달걀과 마가린, 설탕을 담고 여기에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채에 내린다. 위의 오이 즙을 넣고 반죽한다. 바닥이 두꺼운 냄비를 불에 달군 후 마가린을 약간 바른다. 위의 밀가루 반죽을 3등분해서 냄비 위에 넣고 주위의 빈공간에 물은 1/2컵 정도 부어주고 뚜껑을 닫고 가열한다. 스팀이 나오면 불의 세기를 약하게 줄인 뒤 가장자리에 있던 물이 없어지면 불을 끄고 2~3분간 둔다.


■우엉쥐포조림
“코피 잘 흘리는 아이들에게 100% 알카리성 음식인 우엉 만큼 좋은 음식이 없답니다”
김성자씨는 우엉은 이미 잘라있는 것보다 생으로 통째로 산 뒤 직접 껍질을 긁어 사용해야 향이 살아있다고 조언한다. 쥐포와 함께 조리면 아삭아삭한 맛이 그만이다. 쥐포대신 돼지고기나 오징어를 넣어도 맛있다.
재료: 우엉 다섯뿌리, 통쥐포 3마리, 물 1/2컵, 간장 3큰술, 브라운 설탕 3큰술, 올리브 오일 3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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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우엉은 깨끗하게 손질해서 적당한 크기로(약 2인치 길이)썰고 쥐포도 같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 압력솥 혹은 냄비에 위의 모든 재료를 넣고 압력솥은 2~3분, 일반냄비는 5~6분 자작하게 조려준다.


어린이에 인기 있는 야채요리

이밖에 야채가 변신한 채소볶음 크레이프 말이와 두부야채 동그랑땡도 색다른 맛으로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웅진요리무크 ‘정겨운 도시락’이 선보인 채소볶음 크레이프 말이와 애플비의 ‘매일 도시락 반찬’의 두부야채 동그랑땡 요리 레서피를 소개한다.


■두부 야채 동그랑땡
재료: 두부 1/2모, 표고버섯 3개, 피망 1/2개, 당근 1/3개, 달걀노른자 1개,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식용유 약간, 표고버섯 양념(간장 1작은술, 다진마늘 약간, 설탕 약간), 부침 옷(밀가루 5큰술, 달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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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두부에 소금을 뿌려 잠시 두었다가 물기를 닦는다. 곱게 으깬다. 표고버섯은 잘게 다지고 표고버섯 양념으로 무친다. 피망과 당근, 달걀 노른자를 고루 반죽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반죽을 동글 납작하게 빚은 후 밀가루와 달걀, 물 순으로 묻혀 식용유를 두르고 지진다.

■채소볶음 크레이프 말이
재료: 쇠고기 80g, 숙주 100g, 부추 30g, 식용유 1큰술, 굴소스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크레이프 반죽(밀가루 100g, 우유 1컵, 달걀 3개, 버터 녹인 것 30g, 소금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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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보울에 달걀을 넣고 색이 연하게 될 때까지 거품기로 친다. 여기에 우유와 버터 녹인 것을 넣고 잘 저어서 섞는다. 밀가루를 체에 담아 톡톡 쳐 넣으면서 섞는다. 덩어리가 없어 질 때까지 저은 후 체에 한번 내려서 랩을 씌워 1시간 정도 둔다. 팬을 달군 뒤 버터를 바른다. 이 때 녹인 버터를 종이 타월에 묻혀 팬을 닦듯이 바른다. 크레이프 반죽을 떠 놓아 얇게 편 뒤 윗면이 마르면 뒤집어서 살짝 굽는다. 4장 정도 랩에 싸서 지퍼팩에 넣어 냉동해 두고 쓰면 편하다. 쇠고기는 결 반대방향으로 채 썰고 부추는 다듬어 씻어서 2인치 길이로 썰고 숙주도 다듬어 씻어 물기를 뺀다. 식용유를 두르고 쇠고기를 볶다가 부추와 숙주를 넣고 볶아 굴 소스와 소금, 후춧가루, 참기름으로 간한다. 크레이프에 쇠고기와 채소 볶은 것을 얹은 뒤 양 옆으로 접어 안으로 넣고 돌돌 만다.

편식의 원인과 해결책

맛있게 먹는 모습 보이고
좋아하는 음식과 서브를

▲편식의 원인
편식의 원인으로는 특정 음식의 맛이나 향, 촉감이 낯설어 그 음식이 꺼려지는 경우, 부모님의 편식습관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 경우, 또한 특정 음식을 먹은 후 배탈이 나거나 고생을 한 경험으로 인한 경우 등이 있다. 지나치게 자주 간식을 먹거나 단 음식을 먹게 하는 것도 편식습관 생성의 이유다. 또한 심리적인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이 편식을 통해 자신의 자율성을 표출하려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부모가 지나치게 무관심 할 때 자녀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편식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이유식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경우, 다양한 음식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경우 등이 편식습관 생성의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자녀들의 편식 고치기
자녀들의 편식을 고치기 위해 일단 부모들이 모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 즉 자녀들이 꺼리는 음식을 부모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왜 이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먹지 않으면 키가 자라지 않는 등 먹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뽀빠이’ 만화가 시금치를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두 번째로는 자녀들이 배가 고픈 상태에서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 조금씩 먹게 하는 것이다. 다양한 조리 법을 사용해 먹지 않는 음식을 먹기 좋게 포장하는 기술도 요구된다. 예를 들어 야채를 안 먹는 자녀들에게 야채를 다져넣은 요리를 먹게 하거나 밥을 안 먹는 아이들에게는 볶음밥이나 김밥, 주먹밥 등을 만드는 등 다양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자녀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 좋다.

글 홍지은·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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