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방문 꿈만 같아요”

2008-01-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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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어촌 목회자 자녀 12명

로뎀선교회 ‘비전여행’마련
LA ·애틀랜타·뉴욕 방문
“장애인 배려 문화 놀랍네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미국에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해 왔는데 실제로 오게 돼 흥분을 감출 수 없어요. 미국인들의 친절과 인사성에서 특히 많은 것을 느꼈어요.”(김한별양·15·충남 부여)
“왜 미국이 오늘날과 같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지를 깨닫는 기회였습니다. 앞으로 행사가 2기, 3기로 이어지면서 더 많은 농어촌 자녀들에게 혜택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이성학씨·21·전남 완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장래 희망인 선생님이 꼭 되고 싶어요. 학교 복음화를 통해 방황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거든요.”(허성령양·18·경북 의성)
논두렁, 밭두렁, 갯벌과 벗하며 첨단문명에서 비껴난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한국 농어촌 목회자 자녀들이 ‘비전여행’(vision trip)이라는 이름으로 난생 처음 미국을 방문했다.
중학교 1학년에서 대학교 2학년에 이르는 12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폴 게티 박물관 등 문화시설, USC·UCLA 등 명문대학교, 디즈니랜드·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위락공원을 찾아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눈에 담으면서 꿈을 키우고 가슴을 넓혔다. 또 금요일과 일요일에는 대흥장로교회와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 찬양과 간증을 통해 자신들만의 ‘작지만 단단한’ 믿음을 교인들과 나눴다.
이들은 미국이 지금까지 머릿속으로 상상해 오던 것보다 훨씬 크고 앞서 가는 나라라는 사실에 놀라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 발달한 기부 문화 등을 배운 것은 평생 간직할 값진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뚜렷한 자긍심과 꿈도 감추지 않았다. 전남 진도에서 살고 있는 고교 1학년생 박상원(16)군은 “농어촌 생활이 불편하지만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목회하시는 부모님을 한 번도 부끄러워 한 적은 없다”며 “고난을 통해 연단되어 장차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14일 애틀랜타로 떠났으며, 뉴욕을 거쳐 24일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이들의 비전여행을 주관한 것은 한국의 로뎀선교회(대표 예도해 목사). 비영리단체인 ‘로뎀-’은 농어촌 미자립교회 은퇴 목회자와 홀사모들의 안식처인 ‘로뎀의 집’ 및 무료 요양원 짓기에 주력하면서 이들을 관광과 세미나에 초청하는 한편 이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영어 캠프를 실시하는 등 의미 있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번 방문에는 교통사고로 지체 부자유자가 된 뒤 기적적으로 하나님을 만나 로뎀을 이끌고 있는 예도해 목사(상주복음교회 담임)도 함께 했다. 로뎀은 방미단을 매년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영어 캠프에 참가했던 학생들 중에서 선발했으며, 이들의 항공료 및 체재비는 한국 및 미주한인 교회의 후원을 얻어 마련했다.
로뎀선교회 미주후원회 LA지부장으로 현재 경북 의성의 선교회 본부에서 사역 중인 노희준 선교사는 “농어촌 목회자 자녀들만의 미국 단체여행은 교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서로 짐을 나눠짐으로써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는 말씀을 따라 많은 교인들이 로뎀의 사역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 (914)699-6036 노기송 목사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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