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에이전트의 도리

2008-01-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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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시작과 함께 들려오는 경제에 관한 소식은 우울함을 느끼게 한다. 유가는 100달러를 넘나들고 금값도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고 있다. 또 불안한 고용 지표, 저조한 제조업 지수, 낮아지는 경기 체감지수 등이 겹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대두되면서 주식시장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올 한해 좋은 일들만 있게 하기 위한 액땜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올 한해 부동산 마켓을 보는 눈들은 어떨까. 언제나 긍정적인 의견의 미 부동산 협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조사 기관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2007년에 이어 집값과 거래량의 하락은 예상되지만 올 하반기를 저점으로 1~2년간 보합권을 형성하지 않겠는가 하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월 중에 금리를 0.25~0.5%포인트 낮추는 것을 시작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어가며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 역시 이를 위해 많은 부동산 대책들을 새로이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동안 마켓에 계속해서 증가추세에 있던 포클로저 매물들도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차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집단에서나 마찬가지로 정직하고 책임있게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고 그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변에 열심히 하고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에이전트들을 보면 필자 역시 그 사람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 반대의 사람들을 보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 역시 저런 면은 고쳐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부동산을 중개하는 사람은 한 개인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꾸준히 노력하고 자기의 말에 최소한의 책임은 질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최종 결정이 고객의 몫이고 그 결과 역시 주변 사람들과 에이전트의 몫이 아닌 고객이 지고 가야 할 짐이라고는 하지만, 고객이 바른 판단과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고객의 입장에서 한 번 더 결정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에이전트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된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손님들이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에 관하여 의견을 묻는 것을 듣는다. 필자의 경우 많은 조언을 해주되 내 개인의 의견보다는 항상 주변 움직임과 전반적인 데이터들을 같이 인용하여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누구도 시장이 향후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는 장담할 수 없고 또한 어느 시기가 제일 좋은 지는 명확하게 안 다는 게 인간으로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그 손님이 주택을 구입하는데 페이먼트의 부담이 있는지, 지금 사는 주택을 어느 정도 보유할 계획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추천한다. 또한 많은 데이터들이 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판단 할 수 있게 도움은 줄 수 있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설명하곤 한다. 현 시점에서 보면 지난 4~5년간은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이익을 보기도 했지만, 많은 에이전트들 역시 무조건 부동산을 사면 때 돈을 벌 것처럼 광고하며 그 사람의 경제 여건에 비해 무리한다고 생각해도 만류하지 않고 부추겨 부동산을 소유하게 했다.
그러나 간혹 아직도 이와 비슷한 에이전트들을 보는데 왠지 애처로워 보이기도 한다. 한 예로 지난 봄 주택 거래가 예상외로 활발하자 마치 자신만이 이렇게 될 줄 알고 자기 손님들에게 주택을 더 적극적으로 구입하게 했다고 지역 잡지에 글을 올리더니 4~5개월 뒤에는 같은 잡지에 자신만이 부동산 마켓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어처구니없는 기사를 올리는 에이전트도 있었다. 아무리 법적으로 문제 삼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저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에이전트가 다음에는 어떤 글을 올릴까 궁금하다.
올해에는 모든 에이전트들이 한 가정의 재산을 내 재산처럼 생각해 손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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