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경매의 해 2008년(하)

2008-01-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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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 칼럼에서 이미 다루었듯 금년 부동산 경기는 재고, 숏세일, 차압이라는 세 단어로 함축될 것 같다. 개발업자들에겐 이제 시간싸움이다. 시간을 벌기 위해선 자금회전을 시켜야하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금을 돌리기 위해서 손이 먼저 가는 곳이 재고 정리다.
하지만 요즘처럼 분위기가 어두운 부동산 경기에서 재고 정리라는 단어는 너무 버겁고 오래 걸릴 것처럼 예상된다. 전통적인 세일즈 전략은 이미 효력을 잃은 지 오래다. 지금 바이어들의 머리 속에는 큰 디스카운트 기대로 꽉 차있다. 30%이상은 깎아야 계약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바이어와 밑지고는 팔수 없다는 개발업자들의 심리싸움의 결과 중 하나가 경매세일이다. 요즘은 매물들이 숏세일 아니면 차압매물로 전환되면서 훨씬 더 빨리 팔려 나가는 게 현실이다. 은행물건을 산다는 것이 뭔지 모르게 더 남는 장사일 것 같다는 작은 선입견이 작용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새 물건을 팔고 있는 개발업자들 입장에서도 바겐세일로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것 또한 경매세일이다.
일단 경매에 대한 정보를 받기 위한 경로는 경매회사들의 웹사이트에 가서 무료 회원가입으로 부터 시작된다. 경매에 참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온라인 경매참석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내거나 메일로 신청서를 보내면 된다. 신청서는 경매가 있는 날 이틀 전까지는 도착해야한다. 경매에 참석하기 전에 매물에 대한 공부를 충분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기 때문에 미리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웹사이트에 있는 계약서와 경고문을 미리 읽어두어야 한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있는 사람들은 에이전트에게 대행을 부탁하면 더욱 수월해 진다. 바이어는 에이전트에게 커미션을 지불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통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경매가 있는 날 미리 도착해서 등록을 확인하고 5,000달러짜리 캐시어스 체크나 현찰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조건을 만족시킨다. 집을 두 채 이상 살 사람들은 첫 번째 이후로 집 한 채당 1만달러짜리 캐시어스체크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모든 것이 확인되고 나면 경매 번호패를 받게 된다.
경매는 As-Is, Where Is, and With All Faults(있는 그대로 모든 위험부담 안고)라는 조건이기 때문에 일단 경매에서 물건을 사면 그저 있는 그대로 그리고 앞으로의 문제까지 안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매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다. 매물로 나온 집들은 집이 비어 있는 것을 기준으로 세 번에 걸쳐 오픈하우스를 가지게 된다. 임대중인 집들은 계약에 들어간 후 7일간의 컨틴전시(Contingency)가 주어진다. 7일안에 확실한 결정을 내리라는 뜻이다. 경매인들의 경고란을 읽어보면 집에 대한 문제는 물론 환경오염, 조닝코드, 빌딩코드까지 책임 안 진다는 것들이 큰 글씨로 쓰였다.
경매에 참석한 사람들은 입찰에 들어가는데 문제는 시작 가격에 넣은 입찰이 선택되었다 하더라도 셀러가 받아들이질 않으면 매매가 이루어지질 않는다는 것이다. 셀러의 미니멈 가격을 예약가(Reserve Price)라고 부른다. 셀러가 얼마나 재고를 빨리 정리하고 싶으냐에 따라 예약가의 수준이 달라질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추측하건데 그들의 예약가 수준이 대략 23% 디스카운트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선택된 입찰가격이 셀러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계약을 맺게 된다. 만약에 선택받은 입찰자가 10분내로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을 땐 매물이 다시 경매리스트에 추가된다. 은행융자는 주로 경매인측에서 선정한 은행을 쓰는 것이 좋다. 만약 다른 은행을 써야할 경우엔 융자 컨틴전시(Loan Contingency)를 포기해야한다. 쉽게 말해서 융자가 안 되어 계약이 깨질 경우엔 디파짓을 잃게 된다는 뜻이다.
경매입찰에서 이긴 사람은 입찰가에다 5% 경매인 커미션을 지불해야 한다. 경매에 참석해서 좋은 가격에 물건을 사게 해 준 데에 대한 사례비라고 할까. 그 커미션은 주로 입찰가에 추가되어 실제 매입가격은 5% 만큼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서 한사람이 시세보다 20% 낮은 입찰가로 경매를 이겼다 하더라도 실제가격은 15% 디스카운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차라리 브로커를 통해 더욱 더 차분하고 이해하기 쉬운 딜로 사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는 결과밖에 안 된다. 경매에서 성공하는 길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매물을 바닥가격 아래로 사는 것이다. 경매를 통해서 생기는 추가 디스카운트는 그 매물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과 같다. 매물이 깨끗하다는 걸 잘 아는 사람에게는 그 리스크 프리미엄은 순수한 이익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경매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800)429-0014
토마스 박
<시너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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