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대한 토론자들’

2007-12-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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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토론자들’

하버드에 초청된 새만사와 제임스와 헨리(왼쪽부터)가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The Great Debaters) ★★★½

벽지 흑인 대학 토론팀에
하버드 대학도 말문 막혀

덴젤 워싱턴 감독·주연

1930년대 텍사스의 한 작은 마을의 흑인 대학 토론팀이 수많은 대학과 겨루어 마침내 하버드 대 팀과 맞서 승리한다는 다소 진부한 내용의 언더독의 승리 이야기. 말이 축구공이요 농구공이지 권투 글로브인 셈이다.
사실에 근거를 두었다는 얘기가 믿어지지가 않는 순전한 의지와 정열과 지식의 승리의 얘기로 결점도 있지만 보는 사람의 정신을 고양시키는 감정적이요 감동적 내용이다. 덴젤 워싱턴이 감독하고 주연하며 오프라 윈프리가 제작했다. 이런 배경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흑인(학생)들을 목표로 만든 교육과 흑인 역사와 문맹타파 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공황 시대. 텍사스 동부의 작은 흑인 대학 와일리의 영문학 교수 멜빈 B. 톨슨(워싱턴)은 말발이 센 지식인. 토론 코치이기도 한 멜빈은 테스트를 거쳐 4명의 토론팀 학생을 뽑는다. 진지한 노력파 해밀턴, 총명하고 잘 생긴 레이디스 맨으로 어두운 과거를 지닌 헨리(네이트 파커), 살이 찐 14세짜리로 엄격한 목사(포레스트 위타커)의 아들인 제임스(덴젤 워타커) 그리고 변호사가 꿈인 홍일점 새만사(주니 스몰렛). 이들은 멜빈의 군대 훈련식 코치를 받으며 토론기술과 지식을 습득한다.
이들이 흑인 대학을 상대로 한 지역 대항서 연전연승하면서 마침내 오클라호마의 백인 대학팀의 초청을 받는다.
그러나 여기서 패배한 멜빈의 팀이 의기소침해 있는데 하버드에서 초청장이 날아든다. 인종차별을 주제로 한 하버드에서의 토론이 흥분되는데 약체팀 대 챔피언팀의 운동경기 결승전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주제를 두고 린치 등 당시의 혹독한 인종차별이 묘사되고 또 멜빈의 농장노동자 노조 조직 등이 곁가지를 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피상적으로 묘사되고 만다. 심리적 깊이와 현실성(가난한 시대 와일리 대학생들이 모두 보타이를 매고 사립 대학생들처럼 깨끗한 정장차림이라는 것이 도저히 사실감이 없다)이 모자라고 인물들의 묘사가 일차원적이나 감정 흥분시키는 힘 하나는 있다. 젊은 배우들이 연기를 모두 잘해 대성하겠다. PG-13. Weinstein.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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