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찰리 윌슨의 전쟁’

2007-12-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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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윌슨의 전쟁’

찰리(왼쪽)와 조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 아프간 저항군을 위한 군자금을 마련한다.

‘찰리 윌슨의 전쟁’

CIA 요원 거스트역의 필립 시모어 ‘하프만’.

소련 침략군에 맞선
아프간 전사 구하기

코믹터치로 채색된 정치드라마
CIA요원역 하프만 뛰어난 연기

사실이 허구보다 더 극적이라고 1980년대 아프간 성전 전사들에게 뒷돈과 무기를 대줘 궁극적으로 소련 침략군을 패주케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미국인 삼총사의 흥미진진한 드라마다.
각기 성격이 다양한 정치인과 사교계 여류 명사와 CIA 요원이 수리수리마수리 식으로 정계와 권력자들을 설득해 막대한 액수의 군자금과 스팅거 미사일을 조달해 비공식적으로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는 아프간의 탈레반 투사들에게 지원, 소련군을 물리친 이 얘기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믿지 못할 실화다.
이런 사실을 글을 써 베스트셀러가 된 조지 크릴의 동명소설이 원작. 코미디언 출신으로 정치 감각이 뛰어난 마이크 니콜스(‘졸업’)가 수퍼스타들인 탐 행스, 줄리아 로버츠(인터뷰 위크엔드판) 및 필립 시모어 하프만 등을 기용해 경쾌하고 활기차고 또 속도감 있는 코미디 드라마로 만들었다.
드라마에 강한 코믹터치로 채색, 정치영화지만 무겁지가 않다. 다소 극적 미흡감은 있지만 성인을 위한 세련되고 똑똑하고 재치 있는 영화다.
텍사스 출신의 미혼인 연방하원 의원 찰리 윌슨(행스)은 술꾼에 난봉꾼(그는 감독 니콜스의 현 부인인 방송인 다이앤 소여에게도 수작을 걸었었다). 그러나 찰리는 정의감과 역사의식이 강하고 외교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진 박식하고 총명한 자로 대인관계 기술이 뛰어나다.
찰리는 우연히 TV에서 소련 침략군에 저항해 산악지대서 게릴라 전투를 벌이는 아프간의 투사들에 관한 뉴스를 보고 이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찰리에게 아프간 전사들을 도와 소련군을 물리쳐 냉전을 끝내라고 종용하는 사람이 찰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팔등신 미녀로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파워 브로커 조앤 허링(로버츠가 짙은 화장을 하고 도도하게 군다).
찰리는 조앤의 주선으로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로 가 지아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아프간 난민수용소의 참상을 목격하고 본격적으로 아프간 전사 돕기에 나선다. 귀국한 찰리는 자기가 속한 국방세출위의 동료의원들을 설득, 반소전사들을 위한 전비를 마련한다.
찰리와 조앤의 활약에 동참하는 사람이 이단적 CIA 요원 거스트(하프만). 찰리는 거스트의 주선으로 소련제 무기를 대량으로 갖고 있는 이스라엘측을 설득, 이 무기를 산 뒤 아프간 전사들에게 전달한다.
여기서 구입한 스팅거 미사일이 가공할 소련의 공격용 헬기를 계속 격추시키면서 결국 소련군은 아프간 침공 10년만인 1989년에 철수하고 만다. 아이러니칼한 것은 찰리가 후원한 아프간 전사들이 지금의 미국의 적이라는 사실.
행스와 로버츠와 하프만이 모두 이번에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 올랐는데 특히 하프만이 뛰어난 연기를 한다.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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