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즈 음악으로 복음 전파”

2007-12-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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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서폰 3개 동시 연주 ‘신기’ 정 창 균 목사

‘월드 재즈 가스펠 미션’내년 출범
흑인·백인 등 연주자 “대학 순회공연”
한인 ‘재즈 가스펠 심포니’창단 계획도

한인 기독교계의 재즈 가스펠 선구자인 정창균 목사(세계아가페선교교회 음악목사·사진)가 내년 초 ‘월드 재즈 가스펠 미션’(World Jazz Gospel Mission)을 창립, 재즈 음악을 통한 복음전파에 나선다.
소프라노, 앨토, 테너 등 3개 색서폰을 한꺼번에 화음으로 연주하는 놀라운 테크닉을 소유한 정 목사는 “15인조 ‘정창균 재즈 가스펠 빅밴드’를 거느리는 단체인 ‘월드 재즈 가스펠 미션’을 1~2월 중에 출범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즈 가스펠 빅밴드는 그가 30여년간 주류 음악계에서 활동하면서 사귄 흑인·백인들로 구성돼 수년간 활동해 왔다. 멤버들은 할리웃 보울 무대에 선 경력이 있는 정상급 뮤지션들로 색서폰, 트럼핏, 트럼본,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을 연주한다.
정 목사는 “WJGM이 만들어지면 내년 여름부터 USC, UCLA, UC버클리, 스탠포드 등 가주의 대표적인 상아탑들을 찾아가 공연할 계획”이라며 “학교측과 일정을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학교에서 공식 기독교 집회를 가질 수는 없지요. 하지만 음악 연주로 젊은이들이 마음의 빗장을 풀도록 하면서 사이사이 예수님을 소개하는 일은 가능합니다. 그런 방식을 통해 그들의 삶에 복음이 물 스미듯 고요히 파고들게 하고 싶습니다.”
그는 관악기와 현악기를 아우르는 30여단원의 ‘재즈 가스펠 심포니’를 내년 7~8월 한인사회 최초로 창단하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 음악을 징검다리 삼아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이 땅에 온전히 임하게 할 계획에 가슴 부풀어 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수없이 많지만 정 목사의 주특기는 색서폰. 3개를 동시에 입에 물고 ‘나 홀로 화음’을 만들어내는 그의 절묘한 연주는 KBS 열린 음악회 등을 통해 소개돼 청중은 물론 관현악단의 기립박수까지 받았다. 색서폰 하나를 5~10분 계속 불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복식순환 호흡으로 소프라노, 테너 2개를 10여분간 끊이지 않고 불 수 있는 사람은 그가 세계에서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연주는 LA타임스, FOX-TV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중학생 시절 기타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음악에 미친 그는 17세 때 6개월만에 색서폰을 배워 프로밴드 공연에 참여하고, 60년대 후반에는 청룡부대 해병 연예대 악단장으로 월남에 파병돼 군인들의 마음을 위무해 주기도 했다. 그 후 1988년 심한 불면증을 치유 받은 신앙경험을 계기로 골든게이트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회자의 길에 들어섰다.
영감과 테크닉을 겸비한 음악인으로서 “색서폰이 아니라 열정과 믿음을 연주한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지금까지 100회 이상 개인 콘서트를 가졌다. 지난해 한국서 가진 순회 간증집회에서는 색서폰도 울고, 그도 울고, 청중도 우는 ‘은혜’를 체험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그는 오늘도 오매불망 사모하는 그리스도를 향한 해바라기 같은 일편단심을 표현하기 위해 색서폰을 손에 잡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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