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이자율과 부동산

2007-12-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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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오너들에게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은 무엇일까? 새 디자인과 색상으로 주부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한국산 세탁기가 어떨까? 스팀 클리닝 기술로 빨래가 훨씬 깨끗하게 나온다던데. 아니면 2,000달러짜리 홈디포 선물권도 괜찮을 듯싶다. 그 선물권으로 윈도 블라인드도 새로 달고 파우더룸 벽지도 좀 바꾸고. 세탁기 세트와 선물권 두 개 모두가 선물로 들어오면 더욱 좋고. 그런데 만약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선물로 들어올 세탁기와 선물권을 가져가는 대신 금리인하를 선물로 준다고 하면 바꿔야 할까 말아야 할까? 뭔지는 잘 몰라도 바꿔야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질문이다.
미 최고 경제기관이자 돈의 흐름에 대한 실권을 쥐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바로 이틀 전인 화요일에 이자율을 또 다시 0.25%포인트 내렸다. 소비자들이 말하는 불경기라서 그런지 올 크리스마스에는 세탁기도 선물권도 들어올 기대를 못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그 두 개를 합친 것보다 더 가치가 있는 ‘금리인하’라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적어도 그 두 개를 합한 액수보다 가구당 10배에서 100배 정도의 가치를 발휘하는 경제정책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크다.
지난달 22일자 이 칼럼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내년은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 같다.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부동산 시세도 소매업도 모두 일률적으로 불경기를 예고하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취임한 이후로 첫 번째 도전이 내년 불경기에서 미국을 어떻게 끌어내는가 하는 것이다. 국제 화폐의 구실을 잃게 하는 달러의 약세, 급증하는 연체와 숏세일로 넘어가는 금융회사들, 서브프라임으로 자폭하게 될지도 모르는 은행들의 어두운 미래, 집과 크레딧카드 페이먼트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위축된 소비심리,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들어가는 미니 에너지 쇼크. 버냉키 FRB 의장의 지혜가 불경기를 방지하고 우리 소비자들에게 희망과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아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금리인하는 미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쓰이던 만병통치 치료법(약간의 과장법 포함)이다. 금리인하 정책이 우리 홈 오너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상 간접적인 각도에서 주는 혜택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직접적인 영향은 이자율 하락으로 페이먼트가 줄고(변동 프로그램 융자였다면) 고정 프로그램으로 있었던 사람들은 낮은 이자율로 재융자를 해서 재정적인 혜택을 가능케 해 주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부동산 폭락으로 생긴 리세션에서도 2000년 초반 증권시장 폭락과 9·11사태로 온 리세션도 모두 이자율을 낮춰 대출의 문턱을 내림으로써 시중에 돈이 쉽게 돌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올 하반기에 시작된 금리인하 정책은 내년 여름까지 지속되어 현재 책정된 4.25%의 콜금리가 3.5%까지 내려 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내년 크리스마스까지 미 시민 모두에게 가구당 10만달러를 무상으로 나눠준다고 정부가 발표를 했다면 우리 씀씀이에 어떤 변화가 오게 될 것인지 생각해 보자. 그 돈으로 빚을 갚으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크레딧카드를 사용해 미리 휴가를 떠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벼르던 부엌 리모델링 하려고 에퀴티 융자를 해서 미리 그 돈을 이용할 것이다. 좀 더 보수적인 사람은 그 돈을 은행에 넣어둘 계획을 하거나 증권시장에 투자를 하려할 것인데 비해 10만달러를 요즘 헐값에 나오는 숏세일이나 차압주택을 사들이는데 쓸려는 공격형 투자가도 생길 것이다.
가구당 10만달러는 내년 크리스마스까지는 존재하지 않을 돈이지만 미 경제는 이미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돈 한 푼 쓰지 않고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물론 가구당 10만달러씩 보상해 줘야하는 의무감은 따라 오지만 정부는 이미 활황으로 들어간 경제에 힘입어 세수 폭증과 기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래도 돈이 모자라면 국채를 발행해서 국민들에게 판돈으로 충당하면 된다.
이자율을 낮추는 정책도 바로 그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내려가는 이자율은 비즈니스와 가정에게 직접적인 재정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사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긍정적이게 되면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늘어나게 되고 증권과 부동산은 가치 상승 사이클로 들어서게 된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부동산 회복이 맞물려 주기를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지 않을까 추정된다.
(800)429-0014
토마스 박
<시너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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