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의 잔치’(Feast of Love) ★★★

2007-09-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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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잔치’(Feast of Love) ★★★

사랑의 다변성을 묘사하는 라다 미첼(왼쪽부터), 그렉 키니어, 모간 프리맨.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랑관찰

현실감 떨어져 뜬구름 잡는 식

제목에서 보듯이 사랑의 다양한 가능성과 그것이 사람을 희극적으로도 만들고 또 비극적으로도 만드는 능력을 앙상블 캐스트를 사용해 만든 옛날 영화 스타일의 작품이다. 감독은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를 만든 7순의 로버트 벤튼.
벤튼은 젊은 사람에서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인물들의 여러 가지 모습의 사랑의 형태를 통해 사랑의 애매모호한 본질을 추구하고 있으나 사실적이요 깊이가 있다기보다 뜬 구름 잡는 식이다. 사랑을 너무 현학적으로 다뤄 사랑 강좌를 듣는 느낌.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에서 보여준 강한 현실감이 아쉽다.
영화의 추 구실을 하는 사람이 오리건의 대학 교수로 아내 에스터(제인 알렉산더)와 함께 행복하고 안정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해리(모간 프리맨-그는 인간들의 사랑의 희비쌍곡선을 관찰하는 하나의 상징적 인물로도 볼 수 있다).
예지의 사람인 해리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데 해리의 친구는 커피샵을 경영하는 브래들리(그렉 키니어). 브래들리는 아내 캐스린(셀마 블레어)과의 결혼생활이 만족스럽다고 공언하나 캐스린은 자기보다 사랑의 개념을 더 사랑하는 브래들리를 떠나 동성애 연인 제나의 품에 안긴다.
상심하는 브래들리 앞에 나타난 여자가 부동산 에이전트 다이애나(라다 미첼). 결국 브래들리는 다이애나가 소개한 집을 사고 둘은 동거에 들어간다.
그런데 다이애나는 유부남 데이빗(빌리 버크)과 연애하는 사이. 여기에 두 10대 클로이(알렉사 다발로스)와 오스카(로비 헤밍웨이)가 강아지들 같은 사랑을 한다. 이 둘은 사랑의 예기치 않은 슬픔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무리 없이 잘 엮어 나갔다.
카메라의 움직임보다는 대사와 성격 묘사에 치중한 고전풍의 영화로 왠지 쇠잔한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오리건 현지에서 찍은 촬영이 아름답고 연기들은 무난하다.
R. MGM.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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