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비수기의 전략

2007-09-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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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0.25%포인트보다 0.25%포인트를 더 인하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변동금리를 가지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에게 숨통을 열어 주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전체 마켓에는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올해 안에 한, 두 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한다면 머지않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다시 부동산 마켓이 상승하는데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본다.
이로 인해 다가올 2008년 부동산 시장이 어디로 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데 아직은 상승하기에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반등의 첫 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은 힘을 얻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마켓 상황에서 바이어와 셀러들이 각각 어떤 전략을 가지고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9월부터 12월까지 부동산 시장은 실질적인 비수기를 맞이한다. 학교가 개학하면 수많은 학부모들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름 동안 소화되지 못한 매물 중에 상당수가 거둬들여지기 때문에 바이어 측이나 셀러 측 모두에게 자연스레 비수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가 바이어나 셀러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도 있다.
특히 바이어의 경우 1년 중 주택 샤핑하기 제일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것 같이 모든 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의해서 움직인다. 부동산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어 지금같이 부동산 시장이 안 좋은 시기에 4월에서 8월까지 바이어의 수가 10명,셀러가 15명이라고 하자. 이 바이어들이 모두 주택을 구입해도 누적된 셀러의 수는 25명이 된다. 9월 비수기로 접어들어 바이어가 반으로 줄고, 셀러 역시 반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다시 기존의 셀러가 매물을 반 정도 거둬들인다고 해도 바이어 5명에 셀러가 20명 가까이 되어 바이어에게는 그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셀러 중에는 특히 그 해가 가기 전에 매물을 팔기 위해 가격을 크게 내리는 경우도 종종 있어 바이어에게는 좋은 가격에 좋은 집을 구입할 확률이 그 만큼 높아진다.
반대로 셀러에게는 이 시즌이 반갑지만은 않지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본다면 이 시즌에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바이어들은 그 만큼 다른 시즌에 샤핑하는 바이어들보다 더 진지하고 구입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봄, 여름 내내 팔지 못해 반포기 상태에 있는 셀러들은 다시 한 번 에이전트와 상담해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셀러들 못지않게 에이전트들 역시 힘이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올해 같은 불황이 아니라면 6개월 이상 팔리지 못한 매물은 분명히 문제는 있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던지, 아니면 업그레이드가 잘못되어 있는지, 아니면 셀러나 에이전트가 너무나 안일하게 마켓상황에 대처하든지 말이다.
에이전트 입장에서 보면 결국은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똑 같은 조건의 A와 B라는 매물이 있다고 하자. A를 경력 20년 차의 지역 최고의 에이전트가 리스팅을 50만달러에 받았고, 경력 3개월의 신참 에이전트는 B를 47만달러에 리스팅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어느 매물이 먼저 팔리겠는가? 당연히 신참 에이전트의 B 매물일 것이다. 셀러의 입장에서 보면 허탈한 결과일지 모르나 에이전트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주택 판매에 있어 중요한 것은 좋은 에이전트의 선택보다 첫째도 가격, 둘째도 가격인 것이다. 에이전트의 능력이 가격경쟁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경력 있고 능력 있는 에이전트를 선호할까? 그 이유는 같은 조건, 같은 가격의 두 개의 리스팅이 있다면 아무래도 능력 있는 에이전트의 리스팅이 비교적 좋은 조건과 가격에 팔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몇 개월 동안 주택이 안 팔려 고민하는 셀러들에게 조언한다. 에이전트와 함께 주변의 다른 매물과 에스크로에 들어간 매물들을 둘러보기를,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번 자기 에이전트를 믿어보자. 어느 에이전트도 단순히 무조건 싸게 내놓고 빨리 팔아서 커미션만 받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고객의 최대 이익과 만족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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