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의 부동산 칼럼/ 가치평가의 착시현상
2007-09-08 (토)
지난 2005년, 주택시장의 열기가 정점으로 치닫을 당시 주택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택가격이 1년에 20%씩 오를 때였는데 당시 설문응답자중 절반이상이 향후 10년동안 주택가격이 연 9%정도 오를 것이라 예상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대대로 이루어질 경우 당시 65만달러짜리 주택의 경우 2015년에는 150만달러가 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나면 사람들은 지금 당장 주택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영영 주택을 마련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게 되고 무리하더라도 주택장만에 나서야 한다는 소위 ‘주택신드롬’이라는 강박관념에 빠지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는 주택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되면서 무리가 되더라도 ‘집은 크고 가격이 비쌀수록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몇개월전 ‘향후 10년동안 주택가격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설문조사에 대하여 응답자중 절반정도가 연 5%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는 2년전 9%에서 5%로 떨어졌으며 앞으로 주택가격이 떨어질 경우 예상치는 더욱 하락할 것입니다.
최근 주택가격의 하락과 함께 모기지연체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택을 무리하게 장만하여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희망으로 무슨 수를 쓰더라도 모기지만큼은 어렵게 상환해 왔으나 이러한 기대가 사라지게 되자 결국 모기지상환을 포기하게 되어 연체가 급증하게 되었고 이는 작금의 모기지사태를 유발시키는 단초가 되었습니다.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주택시장의 침체 그리고 최근의 모기지경색사태를 만들어낸 원인은 부
(富)에 대한 착시현상때문입니다.
부(富)에 대한 착시현상으로 일종의 투기적 심리가 작용하게 되면 가격은 통제되지 않고 저절로 오르는 버블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게 되며 이러한 기대는 더욱 가격을 상승토록 만드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러한 사이클안에서는 융자를 무리하게 얻던가 아니면 빌려주더라도 크게 걱정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무리한 융자자체가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만든다는 생각마저 들도록 만듭니다.
따라서 주택버블이란 것 자체가 욕심(Greed)때문에 생겨난 것이므로 버블이 꺼지는 것을 ‘인과응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을 비롯한 모든 것들에 있어서 만일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더 비싼 가격으로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한다면 어떤 것이던간에 반드시 버블이 생겨날 수밖에 없고 결국 이러한 기대가 조금이라도 빗나가게 되면 상황은 갑자기 블랙홀로 빠져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동안 부동산에 투자하여 돈을 많이 벌었다는 사람들의 경우 이들이 이룬 성공의 대부분은 이른바 버블사이클에서 비롯된 붐(Boom)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지난 1990년대에는 주가가 계속 끝없이 오르기만 할 것으로 믿었으나 결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고 최근에는 부동산의 경우에도 계속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이는 우리로 하여금 주택이라는 부동산에 대한 가치(價値)를 새롭게 평가하도록 만듭니다. 거주공간으로써 주택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이는 임대가격을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주택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주택소유에 따른 안정감, 소유욕구의 충족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높은 주택가격을 정당화시켜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올바른 가치평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때가 아닐 수 없습니다.Tel: (201)592-7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