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방자들’ (Exiled) ★★★★

2007-09-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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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자들’ (Exiled)  ★★★★

마카오의 4인조 갱스터들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동료의 아파트를 찾아가고 있다.

적이냐… 친구냐… 마카오 갱스터 ‘5인5색’

‘미션’과 ‘선거’ 등을 만든 홍콩 갱스터 영화의 1인자 자니 토의 멋진 총질 영화로 많은 총격전 장면이 거의 초현실적으로 치열하고 무차별적이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을 연상케 하는 내용과 장면이 많은데 음악까지 라티노 풍이다. 유혈폭력이 자심하지만 날렵하고 산뜻한 스타일과 총알처럼 빠른 속도 그리고 짓궂은 블랙 유머와 따뜻한 감정까지 지닌 흥미진진한 영화다. 역설적인 플롯도 ‘선거’ 시리즈보다 훨씬 덜 복잡하다.
주인공들은 업무상 황혼기에 접어든 5명의 마카오 갱스터. 영화는 처음부터 다짜고짜로 맹렬한 총격전으로 시작된다. 4명의 갱스터가 자신들의 동료로 이제 아내와 어린 아기와 함께 조용히 살려는 워(닉 청)의 아파트에 잠입한다. 블레이즈(앤소니 웡)와 팻(람 셋)은 두목 페이(사이몬 얌)의 지시로 워를 죽이러 왔고 타이(프랜시스 엔)와 캣(로이 청)은 워를 구출하러 왔다.
좁은 아파트에서 격렬한 근접 총격전이 요란히 벌어지다가 양측은 휴전. 이어 이들은 총알로 파괴된 가재도구를 수선한 뒤 함께 앉아 워의 아내가 차려준 저녁을 먹으며 웃고 떠들면서 자신들의 과거를 회상한다. 이 장면처럼 영화에서는 무드가 여러 번 갑자기 변한다.
페이가 과거 자기를 암살하려던 워를 죽이려고 벼르는 가운데 5인의 갱스터는 마지막 한 탕으로 금괴 수송차를 털기로 한다. 그러나 이 작업을 하기 전에 여러 차례의 다른 총격전과 플롯의 반전이 거듭된다. 들판에서 벌어지는 5인조 갱스터 대 금괴 수송차 무장경호원들 간의 총격전이 요란하다. 마지막 저택서 벌어지는 5인조 대 페이 일당간의 근접 총격전은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를 보는 것처럼 처절하고 멋있다.
계속되는 총소리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발레를 추듯 쓰러지는데 슬로모션과 사실속도를 교차로 이용해 찍은 이 장면은 가공할 정도로 박진감 있다. 말보다 총알로 대화하는 5인조가 압도적으로 많은 적을 상대로 총질을 하는 것이 사무라이 영화를 연상케도 한다.
과묵하다가도 툭툭 유머를 내뱉는 5인조 역의 배우들의 늠름한 자태가 영화에 확실한 무게를 주고 또 그들의 우정에서 온기가 솟는다.
R. Magnolia. 선셋(323-848-3500),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 웨스트팍 8(800-FANDANGO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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