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 만드는 ‘삼순이’

2007-09-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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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 만드는 ‘삼순이’

강지연씨는 패스트리 셰프로 일하는 매일 매일이 짜릿한 기쁨이라고 설명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 만드는 ‘삼순이’

순결한 신부만큼이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웨딩케이크. 분홍색과 꽃 장식과 디테일에서 우러나오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강지연 ‘시마’ 수석 패스트리 셰프
결혼식·돌잔치 등 빛내는 ‘명품’ 주문 제작
달지않은 타르트·무스도 한인 입맛에 ‘딱’

세상에는 정말 ‘천직’이라는 것이 존재하나 보다.
퍼시픽 팜스 리조트 내 뷔페 ‘시마’ 레스토랑의 수석 패스트리 셰프(Executive Pastry Chef)인 강지연(29)씨 같은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디저트 만드는 재미로 살고, 패스트리 굽는 즐거움에 또 살고, 케이크 만드는 행복에 푹 빠진 사람. 강씨는 그야말로 파티셰(patissier)가 천직인 사람이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민 와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한 강씨는 졸업을 6개월 남기고 패스트리 전문가가 되겠다고 결심, 돌연 뉴욕 행을 택했다. 이후 CIA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재학하면서 플로리다의 리치칼튼에서 연수를 받았다. 졸업과 연수를 마친 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라구나니겔의 리치 칼튼 호텔과 뉴포트비치의 포 시즌에서 각 8시간씩 하루 16시간을 두 곳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강행군을 하며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시마 레스토랑에서 7명의 패스트리 셰프를 총지휘하며 모든 디저트와 패스트리의 맛을 책임지고 있다.
강씨는 “한인들이 많이 시도하지 않는 패스트리와 디저트 분야에서 원조 격인 프랑스 출신의 기라성 같은 파티셰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두 배로 노력해야 했다”고 설명한다.

▲미국인 입맛은 물론 한인 입맛에도 딱
최고가 되기 위해 강씨가 쏟아온 피나는 노력은 그가 만들어내는 ‘주옥같은’ 음식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달콤하면서 씁쓸한 맛이 마치 헤어진 그리운 연인과의 재회를 연상시키는 크렘불레(creme brulee), 입안에서 눈처럼 녹아내리는 티라미수 케이크, 상큼하면서 감미로운 키위라임 타르트, 부드러운 코코넛이 입안 가득 스며드는 무스….
얄미울 만큼 예쁜 자태를 자랑하는 각양각색의 디저트는 놀랍게도 전혀 달지 않아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입맛에도 딱 맞다.
퍼시픽 팜스 리조트는 한인은 물론 중국인 등 아시안 고객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아시안 입맛에 맞는 레서피 노하우를 펼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빵을 만들 때 시트러스 플레이버를 넣으면 밀가루와 계란만 넣는 것보다 맛이 훨씬 촉촉하고 부드러워, 특히 여름에 즐기기 좋은 맛을 연출 할 수 있단다.
강씨는 음식 하나하나에 영혼을 불어 넣듯 데코레이션에도 개성을 불어 넣는다. 과일 타르트에 딸기 장식이 들어갔다면 다른 요리에는 딸기 장식을 쓰지 않는다. 이더블 플라워(edible flower)를 사용해 포인트를 주는 센스도 돋보인다.
강씨는 “언젠가 한국인으로서 전 미주에서 인정받는 패스트리 셰프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밝힌다. 강씨는 1년에 한번 각종 요리대회 및 세미나에 참여하며 기라성 같은 셰프들과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등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도 힘쓰고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품 케이크
“케이크라고 다 똑같은 모양이어야 하나요. 웨딩케이크에는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키는 드레스 자락을 붙여 우아함을 살렸죠. 고정 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음식 하나하나에 영혼을 불어넣듯 테마에 맞는 케이크를 선보이는 강씨. 최근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케이크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주문 케이크 제작을 시작했다.
철저한 컨설팅과 테이스팅을 통해 정성을 다해 만들어 내는 케이크에는 고객의 바람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돌잔치 케이크에는 아기를 향한 부모의 사랑이 아기자기하게 담겨있으며, 웨딩 케이크에는 순결한 신부만큼이나 고상함과 우아함이 가득하다.
강씨는 “새로운 인생의 첫 발을 내딛는 결혼식, 혹은 사랑하는 자녀의 돌잔치를 위해 특별한 날,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최고의 명품 케이크를 선사하겠다”며 고객 만족을 자신했다. 문의 (213)249-2900

<글·사진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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