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미로운 향기100가지 맛‘커피의 재발견’

2007-09-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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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향기100가지 맛‘커피의 재발견’

커피는 쓴맛과 단맛, 신맛 이외에도 구수한 맛, 떫은 맛 등 100가지가 넘는 맛을 갖고 있다.

감미로운 향기100가지 맛‘커피의 재발견’

최상급 커피만을 공급한다는 라밀의 크렉 민씨.

최신 인기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영향일까. 최근 한국에는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인 ‘바리스타’(barista)가 신종 인기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때문이 아니라도 커피가 어느새 한인의
식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음식이 되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커피를 생각하면 쓴맛과 단맛, 신맛 정도를 떠올린다.
놀랍게도 커피는 100가지가 넘는 맛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구수한 맛, 떫은 맛, 탄 맛, 오래된 맛, 흙 맛, 초컬릿 맛, 과일 맛, 심지어 약간 축축한 느낌의 곰팡이 맛 등이 포함된다. 꼭 혀끝으로 느끼는 맛이 아니더라도 커피에는 입안 가득 스며드는 따뜻함과 부드러움, 짜릿함, 풍부함 등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훑고 지나가는 세밀한 감동이 숨어 있다.
마음 한구석이 왠지 쓸쓸한 가을 날, 혹은 정신없는 한주를 보내고서 맞이한 오랜만의 여유 있는 주말 아침, 잘 끓인 커피가 사무치게 그리운 이유는 우리 몸이 바로 이런 오감의 만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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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운영 커피 공급업체‘라밀’


“최고 커피”유명 레스토랑 등 사용

알함브라 소재 커피 전문업체 ‘라밀’(LA MILL)을 운영하는 크렉 민(Craig Min·29)씨에게 커피는 삶 자체다. 커피 업계에 몸담은 지 어느덧 17년. 가장 맛있는 최고 커피를 만들기 위해 그와 그의 동료가 마셔온 커피를 모아 놓으면 그 속에 들어가 수영을 하고도 남을 정도라면 너무 과장일까.
민씨는 12세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던 라밀에서 일을 했다. 18세 때 부도 위기에 처한 라밀을 이어받아 주류 사회로부터 극찬을 받는 대형 커피 공급 업체로 성장시켰다.
푸드 앤 와인 매거진과 LA타임스 매거진, 버라이어티 등 주류 언론이 라밀 커피를 ‘LA 최고의 커피’로 입에 침이 마르게 극찬했다. 대형 레스토랑 체인인 파티나 그룹(Patina Group), 보아(Boa) 스테이크 하우스, 미스터 차오(Mr. Chaw’s), 프로비던스(Providence), 버스티드(Bastide), 아발론(Avalon) 호텔, 스시로크(Sushi Roku), 스프링클 컵케이크(Sprinkles cup cake), CJ가 운영하는 뚜레주르, 한국의 하이야트와 W 호텔 등 유명 식당과 호텔, 리테일 체인이 그의 커피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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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밀 커피의 한 직원이 커피를 로스트하고 있다.

▲정성으로 빚어낸 명품 커피
대체 무슨 비결이 있기에 주류사회는 물론 한국이 그의 커피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최상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모든 과정에서 ‘무식’하리만큼 시간과 돈, 정성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 1파운드에는 약 4,400개의 커피빈이 들어가는데, 최상의 빈을 뽑아내기 위해 빈 하나하나를 직접 손으로 골라낸다. 로스팅 하는 데는 더욱 세밀한 정성을 기울인다.

“내가 바리스타”커피의 세계로
‘라밀 커피 1호점’내달 오픈

파나마 라 토카자 빈은 정확히 15.1분을 로스트 하지만 과테말라의 라 플로 델 카페는 정확히 15.4분을 로스트 해야 제 맛이 난다.
45종류의 커피를 취급하는 라밀 커피는 콜롬비아와 브라질, 과테말라, 세계 18개국에서 커피를 들여온다.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며 오직 좋은 커피만 발굴하는 풀타임 직원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처럼 최상의 커피를 만들어낸다는 자부심과 프로 정신은 오늘의 라밀 커피를 일궈낸 가장 큰 이유다.

▲라밀 커피 리테일 1호점, 커피 부티크
크렉 민씨는 그동안 인터넷으로만 판매하던 라밀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리테일 스토어를 10월 중 실버레이크에 오픈한다. 민씨는 지난 3년간 가게 오픈을 정성으로 준비해왔다. 커피와 차 테이스팅 메뉴는 물론 7가지 코스의 디저트, 맛깔스러운 아침과 점심식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토어 이름은 ‘커피 부티크’(Coffee Boutique). 최상의 커피 맛은 물론 업스케일한 분위기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자신한다. 벌써부터 주류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커피는 5~6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주소 1635 Silverlake Blvd, Silverlake
www.lamillcoff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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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최상의 맛과 향을 내기 위해서는 정확한 온도와 시간에 맞게 로스팅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크렉 민씨가 말하는 맛있는 커피 즐기는 노하우

▲좋은 로스터를 찾아 조금씩 구입하라
커피는 어떻게 로스트 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신에게 맞는 로스터에게서 많은 양을 구입하지 않는 게 좋다. 음식도 2주일 정도 먹을 양만 장을 보듯, 커피도 마찬가지다. 딱 2주일 정도 마실 양의 커피를 구입하고 나머지는 다음에 와서 프레시한 것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물을 사용하라
커피는 98%가 물로 이뤄졌다. 당연히 신선한 물을 써야 좋은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민씨는 신선하고 차가운 정수물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라밀 커피는 특별 시스템을 사용해 정수물에 미네럴을 첨가한 ‘특수’한 물을 사용한다.
▲좋은 머신을 사용하라
최근에는 가정용 커피 머신이 많이 나와 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 머신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그라인더도 커피 가루가 굵은 것을 선호하는지, 잘게 갈리는 것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꼼꼼하게 살피고 손잡이가 잘 잡히는지, 사용하기 편한지 등을 고려해 선택한다.

커피와 잘 어울리는 음식 레서피

모든 음식이 조화와 궁합을 따지듯 커피도 함께 먹으면 찰떡궁합인 음식이 있다. 주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이크나 다크 초컬릿으로 만든 비스코티다. 호두나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도 커피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번 주말 따뜻한 커피 한잔과 맛있는 먹거리를 곁들여 보자. 커피와 함께 먹기 딱 좋은 마들렌과 아몬드 바닐라 머핀 레서피를 소개한다.

■마들렌
재료: 밀가루 1과1/2컵, 우유 1/4컵, 달걀 3개, 버터 1/2컵, 설탕 1/2컵, 베이킹 파우더 1 1/4작은술, 레몬 향(혹은 껍질 간 것) 약간, 바닐라 향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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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믹싱 보울에 달걀과 설탕, 레몬향, 바닐라 향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우유를 부어 함께 섞어준다. 여기에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넣어 체에 한번 내려 넣은 다음 버터를 녹여 함께 섞는다. 반죽이 매끄럽게 되면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둔다. 마들렌 틀에 버터를 살짝 바르고 틀의 2/3정도 높이에 반죽을 채운 뒤 화씨 375도 오븐에 12분간 굽는다. 마들렌을 틀에서 빼낸 뒤 철망에 올려 식힌 뒤 그릇에 담는다.

■아몬드 바닐라 머핀

재료: 버터 1/4컵, 설탕 1/4컵, 콘 시럽 2와1/2큰술, 달걀 2개, 케이크 가루 1과1/4컵, 아몬드 가루 1/2컵, 베이킹 파우더 1과1/4작은술, 바닐라 향 1/4작은술, 헤비크림 1/4컵, 파인애플 잘게 썬 것 1/2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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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오븐은 355도로 예열해 놓는다. 보울에 케이크 가루와 아몬드 가루, 베이킹 파우더를 한번 섞어 놓는다. 커다란 보울에 버터를 넣고 푸드 프로세서를 사용해 크리미해 질 때까지 약 30초 믹스한다. 설탕과 콘시럽을 넣고 중에서 강 세기로 다시 믹스한다. 주걱을 사용해 보울의 모서리 부분을 잘 긁어 주면서 반죽이 가운데 부분에 오도록 만든다. 달걀을 두 번에 나눠서 넣고 반죽 색깔이 노란색이 되도록 잘 섞어준다. 여기에 케이크 가루와 아몬드 가루, 베이킹 파우더 섞은 것을 넣고 바닐라 향을 넣어준다. 고무주걱을 사용해 가루가 반죽에 잘 섞이도록 반죽을 저어준 뒤 헤비크림을 넣고 섞어준다. 파인애플 썬 것을 넣어 반죽으로 잘 덮어준다. 2인치 지름의 머핀 컵에 위 반죽을 3/4정도가 차도록 넣어준다. 예열된 오븐에서 17분 정도 구워준다. 따뜻할 때 상온에서 서브한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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