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기가 곧 기회이다

2007-09-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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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가주에는 하루 평균 100채가 차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채에 비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증가수치이다. 매물도 15년만에 가장 많이 쏟아져 나와 집이 팔리는 평균시간이 9.6개월 정도 걸린다는 통계이다. 집을 빨리 팔아야 할 경우 헐값에 팔아 손해를 보는 사람도 많다.
늘어나는 연체로 금융시장이 경색되고 연방 정부도 이어질 경기침체와 들먹거리는 이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벌써 900억달러 이상을 금융 시스템에 쏟아 붇고 있다. 금융시장의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국면이 되었다고는 하나 늘어나는 모기지 체납에 겁을 먹은 투자자들이 모기지 은행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고 그간 100% 융자 등 다행했던 프로그램도 간소화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금융시장 위축과 부동산 가격 하락을 기회로 삼아 REO(Real Estate Owne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차압으로 인해 은행이 소유한 부동산만 관리하는 website(ex; www.catalisthomes.com)까지 등장하여 가격대면 가격대, 집 면적이면 면적 등등 원하는 집들을 컴퓨터로 분리하여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한쪽에서는 집 값 하락과 연체로 집을 빼앗기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혹시 좋은 매물로 큰 차액을 올리려는 사람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은행들이 차압된 REO를 아주 산 가격에는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은행 차압매물이 사냥꾼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아직 미흡한 상태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의 집 차압률이 지난 11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앞으로 REO의 비율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 차압매물이 많아지면 은행들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REO에 부담을 느끼게 되고 결국은 REO의 가격이 내려가리라 예견하고 있다.
주택판매의 부진으로 많은 부동산 에이전트와 융자 에이전트들이 이직현상을 보이고 있다. 은행마다 문 닫는 곳이 많고 또한 늘어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감원을 하는 은행들도 많다. 부동산이 위기에 처해 있다.
한자어인 위기란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의미한다. 위기도 어떻게 잘 대처하는가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던 한 일화를 소개한다.
“위로와 격려를 잘하면 위기가 오히려 위대한 반전의 기회로 역전될 수 있다.”
어느 날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이 비참한 얼굴로 집에 돌아와 자신의 아내에게 “자신의 인생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자신이 다니던 세관에서도 해고당했다고 말한다.” 부인인 소피아는 오히려 기쁨의 환성을 지르며 “이제 당신은 드디어 문학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라고 말하자 호손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감 없는 침울한 소리로 “그러긴 해 하지만 내가 글 쓰는 동안 우리는 무얼 먹고 사나?” 하고 반문한다. 부인인 소피아는 그간 남편의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 저축한 돈을 보여주며 적어도 1년 이상은 생활할 수 있으리라 말한다. 소피아의 위로와 격려, 믿음과 신뢰 속에서 미국 문학의 대명사인 ‘주홍글씨’(Scarlet Letter)가 탄생되었다. 호손에게 위기는 다른 찬스가 되었던 것이다.
위기의식은 변화의 계기가 되고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고 깨닫는 순간이 기회이다.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미래에 무엇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래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약한 자에게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고,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알려지지 않는 것이며 용감한 자에게는 기회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금 위기를 기회로 삼는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213)219-9988
브라이언 주
뉴욕융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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