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는 여름 잡을 순 없지만… 가는 복숭아는 잡자

2007-08-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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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주다. 절기상으로는 가을에 들어섰다지만 여름은 떠나기가 싫은지 아직 식지 않은 열기를 품고 우리 곁에 머물러있다.
여름의 대표 과일 중의 하나인 복숭아는 7-8월에 걸친 수확의 절정기를 지나 이제 작별을 고할 시기가 왔다.
향기, 맛, 당도, 영양면에서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은 복숭아는 종합 영양제라 할 만큼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갖추고 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항산화 작용, 악취 제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니코틴 해독에 효과가 있어 애연가에게는 꼭 필요한 과일이라 할 수 있겠다.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피부미용에 좋으며, 간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피를 맑게 하는 점, 신경 안정작용 등이 복숭아를 섭취함으로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효능들로 알려져 있다.
복숭아는 무르고 고운 과육이 매력적이지만 수확 후에는 숙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잘 익었을 때 수확 해야 하며 그 후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과일이다. 향기롭게 잘 익은 복숭아를 실온에 보관하여 차갑지 않은 상태에서 맛보는 것이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조그만 상처에도 쉽게 갈변하고 부위가 확대되어 물러지기 쉽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저장하여 먹기 힘든 점도 있다.
미국에서는 화이트 피치, 옐로 피치, 넥타린 같은 이름으로 부르며 솜털이 보송한 피치는 껍질을 벗겨먹고, 매끈한 넥타린은 껍질째 먹는 것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다소 까다로운 보관 필요성 때문에 익혀 조리하는 법이 많이 알려져 있다.
여름내내 신선하고 향기로운 생 복숭아를 많이 섭취했다면 이제 곧 헤어지는 피날레로 복숭아에 조금 화려한 옷을 입혀보자.
버터에 구워낸 따뜻한 복숭아와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치즈의 어우러짐은 당신의 입가에 절로 미소를 선사하고, 손쉽게 만드는 코블러는 여름과의 작별을 그리 서운하지 않게 달래줄 만큼 훌륭하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아쉽다면 잘 익은 복숭아를 약간의 양념과 함께 얼려둬 가을, 겨울동안 여름이 그리울 때 구워낼 파이 필링으로 저장해 두자.

항산화 작용·악취 제거·니코틴 해독 등
맛·향기·당도 뛰어난 ‘종합 영양제’
잘 익은 것 골라 냉동실에 얼려뒀다
각종 요리에 응용… 겨울에도‘여름의 맛’

*복숭아 코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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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 : 복숭아 껍질 벗겨 자른것 3컵, 블루베리와 자두 섞은것 1컵, 브라운 슈거 ¾컵, 시나몬 1작은술, 바닐라 액기스 1작은술, 밀가루 1큰술
크러스트 : 밀가루 1컵, 베이킹 파우더 1작은술, 베이킹 소다 1/2작은술, 브라운 슈거 3큰술, 무염버터 4큰술, 버터밀크 2/3컵
토핑: 브라운 슈거 1큰술, 윕크림

만들기 - 오븐을 425도로 예열. 오븐용 베이킹 디쉬에 버터를 고루 칠해둔다. ‘필링’을 베이킹 디시에 담아 10분 정도 구워낸다. 그동안 보울에 버터와 버터밀크를 제외한 크러스트용 재료를 담고 섞는다. 버터는 작게 잘라 섞어주고 버터밀크를 넣어 포크로 저어가며 반죽을 만든다. 오븐에서 베이킹 디시를 꺼내 과일 위에 반죽해둔 크러스트를 덮어준다. 마지막에 브라운 슈거 1큰술을 뿌리고 20분 정도 구워준다. 크러스트가 금갈색으로 익으면 된다. 따뜻할때 윕크림을 곁들여 낸다.

*버터에 구운 복숭아와 마스카포네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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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잘익은 복숭아 2개, 브라운 슈거 4큰술, 버터 2큰술 녹인것, 마스카포네 치즈(이탈리안 스타일 크림치즈) ½컵, 헤비크림 3큰술, 바닐라 액기스 1/4작은술.

만들기 - 복숭아는 깨끗이 씻어서 반을 가르고 씨를 제거한다. 껍질을 벗긴다. 그릴 팬을 뜨겁게 달구고 자른 복숭아에 녹인 버터를 고루 바르고 브라운 슈거 2큰술 정도를 뿌려준다. 자른 단면을 아래로 놓고 복숭아가 전체적으로 따뜻해지면서 물렁해지고 설탕이 캐러맬라이즈 될 때까지 6-7분 정도 구워낸다. 상온에 두었던 마스카포네 치즈에 헤비크림 3큰술, 설탕 2큰술, 바닐라 액기스를 넣고 고루 섞어준다. 작은 보울에 구운 복숭아와 마스카포네 치즈를 함께 담아 낸다.

*얼려두는 복숭아 파이 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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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복숭아 3개, 설탕 ¾컵, 콘스타치 1큰술, 퀵 쿠킹 타피오카 1큰술, 넛멕 조금

만들기 - 복숭아는 십자로 칼집을 내어 끓는 물에서 30초 정도 삶아내고 바로 얼음물에 1분 정도 담구었다가 꺼내서 껍질을 벗긴다. 복숭아를 한입 크기로 자른다. 보울에 설탕, 콘스타치, 타피오카와 넛멕을 넣고 고루 섞은 후 복숭아를 넣고 잘 버무린다. 9인치 파이용 접시에 쿠킹호일을 깔고 그위에 복숭아를 가득 차게 담아 호일로 덮어서 냉동실에서 얼린다. 단단하게 얼면 꺼내어 지퍼락에 옮겨 담아서 다시 얼려둔다. 파이를 구울 때는 9인치 파이 팬에 파이 크러스트를 깔고 얼려둔 피치 필링을 담은 후 버터 4큰술 정도를 떠놓고 파이 크러스트로 덮어준다. 375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50-60분 정도 구워내면 된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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