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디오 게임으로 공포심 메커니즘 규명

2007-08-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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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의 두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비디오 게임을 이용해 두뇌가 위험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밝혀내는 실험이 성공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딘 몹스 박사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팩맨처럼 생긴 게임에서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두뇌의 다른 부위가 사용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위험이 점점 커져 초조감이 공포로 변하는 동안 두뇌 활동은 두뇌 앞 부분에서 가운데 부분으로 이동했다고 밝히고 이런 변화는 동물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공포심이 없다면 동물들은 위협에 반응하지 않게 될 것이며 이는 포식자에게 잡아먹혀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게 되는 열등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에게 파란 세모꼴을 평면상의 미로에서 이동시키면서 빨간 점으로 나타나는 `포식자’를 피해 다니도록 한 뒤 파란 세모가 잡아먹히면 게이머의 두뇌에 전기 충격이 가해지도록 조작했다.

이어 혈류량의 증가로 나타나는 게이머들의 두뇌활동을 스캐너로 관찰한 결과 빨간 점이 어지간히 거리를 두고 있을 때는 전뇌의 전전두피질에서 혈류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전두는 초조감이 나타나는 시기에 가장 활발해 위협을 피하는 도피전략을 세우도록 해 주는 부위이다.

그러나 빨간 점이 더 가까이 다가올수록 혈류는 중외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뇌는 싸울 것인지, 달아날 것인지 등 본능적인 반사작용을 관장하는 뇌의 원시 영역이다.

연구진은 신속한 반응이 필요할 때는 중뇌가 전전두피질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위협이 가까워질수록 반응이 보다 충동적이 되는, 다시 말해 자유의지가 줄어들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현생 인류의 전전두피질은 우리 조상들의 것보다 훨씬 크며 이는 우리가 위협적인 상황을 피하는데 보다 숙달되는 쪽으로 진화했음을, 즉 보다 효율적인 생존기계가 됐음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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