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례식에서의 죽음’(Death at a Funeral)★★★½

2007-08-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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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서의 죽음’(Death at a Funeral)★★★½

장례식의 불청객 피터가 쓰러지면서 상주 대니얼(오른쪽)이 난처한 입장이 된다.

영국인들이 고상하다고?… 요절복통 장례식

영국 상류층의 가장의 장례식 날 벌어지는 요절복통할 코미디로 점잖 빼는 영국의 상류층을 꼬집고 야유하고 있다. 섹스와 약물과 협박과 오래된 가족의 비밀을 총알과 비수처럼 사용하면서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안으로 온갖 문제를 갖고 있는 고상한 영국 사람들을 풍자 비판했다.
엄숙하고 슬퍼해야 할 어른의 장례식에서 온갖 황당하고 당황스런 일들이 발생하면서 장례식은 난장판 서커스로 변해 박장대소하게 된다. 장례를 치르는 가족과 문상객과 관객이 때로 과장된 이 서커스 같은 해프닝 때문에 난처하고 당황스런 입장에 빠지게 된다.
주인공은 수년간 소설 하나를 탈고 못하고 질질 끄는 결단력 약한 대니얼(매튜 맥페이든). 그는 아내 제인(킬리 호스)에게 둘이 아직도 얹혀사는 대니얼의 어머니 샌드라(제인 애셔) 집에서 곧 이사도 가고 소설도 완성하겠다고 약속하나 그건 두고 볼 일.
대니얼의 아버지 장례식 날. 영화 처음에 장의사에게 엉뚱한 남의 사체를 관에 담아오면서 엄숙해야 할 장례식이 황당한 분위기와 함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이 된다. 장례식에 따로 나가 사는 성공한 작가인 대니얼의 형 로버트(루퍼트 그레이브스)가 도착한다. 그런데 로버트는 자기 성공을 과시, 대니얼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이런 상황 하에 두 가지 커다란 서브플롯이 개진되면서 장례식은 완전히 어릿광대 극이 되는데 여기에다 대니얼은 또 하나의 사체를 몰래 처리해야 하는 곤란한 입장에 빠진다.
두 서브플롯 중 진짜로 웃기는 것은 장례식에 참석한 신원불명의 수상하기 짝이 없는 난쟁이 피터(피터 딩클리지). 과연 이 피터는 누구이기에 장례식에 참석해 대니얼을 보고 그에 아버지에 대한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하는 것일까.
다른 하나는 대니얼의 사촌 마사(데이지 도노반)의 지독히 보수적인 약혼자 사이몬(앨란 투딕)의 환각제 복용 나체극. 사이몬은 마사의 동생 트로이(크리스 마샬)가 만든 강력한 환각제를 실수로 복용한 뒤 완전히 취해 발가벗고 장례식장 지붕 위에 올라간다. 이 두 사건 때문에 장례식은 자꾸 지연된다. 유머 가득하고 연기들이 좋은 즐거운 영화다. 프랭크 오즈 감독. R. MGM. 아크라이트(323-464-4224), 뉴윌셔(310-281-8223), 랜드마크(310-281-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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