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가 매우 비슷한 데도 두 동물 사이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은 당분 분해와 두뇌 세포 생성 임무를 맡은 유전자의 활동을 발현시키는 프로모터 부위에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듀크 대학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사람은 당분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덕에 인지능력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두뇌가 점점 커지고 복잡해져 많은 에너지가 소요됨에 따라 사람은 영양분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유전자를 진화시키게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사람과 침팬지, 짧은꼬리원숭이를 상대로 6천여개의 유전자 중 프로모터 부위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사람에게서는 어떤 유전자들이 양성 선택 과정을 거쳤는 지를 찾아냈다.
이 과정에서 학자들은 사람의 두뇌를 크게 만들고 사람의 음식을 다른 영장류와 다르게 만드는 것이 유전자 `조절부위’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으며 이로운 유전자의 특성을 확산시키는 이른바 `양성(陽性) 선택’ 과정을 거친 `프로모터 부위’가 최소한 250개나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처럼 많은 부위가 개입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부위들은 유전자를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발현시킬 것인 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한 존재이다. 인간과 침팬지를 구별짓는 것은 바로 이런 유전자 발현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유전자 프로모터 부위에서 일어난 양성 선택에 관한 최초의 것이다.
연구진은 연구가 아직 초보적임을 시인하면서 이런 변화에 따른 다른 기능들은 어떤 것이 있는 지 등 진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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