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열로 100년내 에너지 절반 충당

2007-08-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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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소음도 없는 데다 무궁무진한 지열 에너지는 아직 개발 초보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00년 안에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절반을 충당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연구진은 에너지부 위촉으로 작성한 연구 보고서에서 8억~10억달러의 개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오는 2050년까지 미국내 원자력 발전소 104개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100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열 에너지가 전세계적으로 활용될 경우 기후나 환경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고도 수요의 25만배나 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서 미국이 지열의 40%만 활용한다면 에너지 수요의 5만6천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열 에너지는 지하 5㎞에 위치한 200℃의 뜨거운 암반층까지 구멍을 뚫고 여기에 물을 부어 뜨거워진 물이 분출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고대 로마인들은 이를 이용해 더운 물과 난방을 해결했으며 현재
24개국이 지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70년대 뉴멕시코주 로스 앨러모스에서 4천500m 깊이까지 뚫고 들어가 지열을 채취하는 것이 가능함을 입증했지만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이 중단돼 2000년에 이 사업은 중단됐다.
MIT 연구진에 따르면 이 정도 깊이까지 구멍을 뚫는 비용은 700만~800만달러가 소요된다. 2004년 현재 석유 시추공 하나를 뚫는데 든 비용이 평균 144만달러였으니 5배가 넘는 셈이다.

그러나 지열 옹호론자들은 구멍을 한 번 뚫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고 현재 치솟는 석유와 가스 가격에 비한다면 지열 개발이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에너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열 에너지 가격은 지금도 다른 대체 에너지에 비해 가장 값이 싼 편이다. 킬로와트당 생산 비용은 지열 에너지 2~12센트, 바이오매스 2~16센트, 풍력 3~12센트, 태양열 18~50센트 수력발전 2~16센트이다.

스위스의 지오파워 바젤사는 지열 에너지로 1만가구의 전력과 2천700가구의 난방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호주 남부의 이나밍카 지열 에너지 회사와 상업적인 지열 에너지 생산의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오파워사는 지난 연말 시추 과정에서 일어난 규모 3.4의 인공 지진으로 바젤 시민들을 놀라게 한 뒤 작업을 일시 중단했지만 기대했던 대로 물이 200℃로 가열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미 5천100만 달러의 개발비를 투입한 지오파워사는 진동 문제 등 해결을 위해 시추를 일단 중단하고 공식적인 지열 생산 목표일정을 2009년에서 2012년으로 연기한 상태이다.


반면 호주의 이나밍카 사업단은 오는 2010년까지 4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 3만가구에 공급할 계획이다.

MIT 연구진은 하루 24시간 생산이 가능하고 태양이나 바람에도 영향받지 않는 지열 에너지가 지금은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0.3%만을 충당하고 있지만 앞으로 50년 후에는 10%, 100년 후에는 절반을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젤<스위스>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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