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4억년 전 심해 미생물 화석 발견

2007-08-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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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3천만년 전 심해 열구수 부근에 살았던 원시세균 화석이 발견돼 생명체의 기원이 깊은 바다일 것임을 시사하는 보다 뚜렷한 증거가 되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티모시 커스키 교수 등 연구진이 최근 중국의 한 광산에서 발견한 `블랙스모커침니(black smoker chimney)’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유사 화석에 비해 10억년이나 더 오래 전의 것이다.

연구진은 이들 화석은 생명체가 처음 태어난 곳이 많은 기존 가설처럼 얕은 바다가 아니라 심해 열구수 부근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고지질학 전문지 `곤드와나 리처치’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블랙스모커침니는 해령의 골짜기 부근에 형성되는 굴뚝 모양의 해저퇴적물 가운데서 400℃ 가량의 열수가 분출되는 곳으로 미생물들의 서식처이며 이런 미생물들은 오늘날 해상(海床)에서 발견되는 원시세균과 거의 똑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햇빛이나 산소가 필요하지 않은 미생물들은 열수구 주위에 형성된 침니 안으로 몰려들어 용해된 광물질을 먹고 산다.

최고 15m 높이까지 커지는 블랙스모크침니는 돌처럼 보이지만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지기 때문에 오늘날 새로 형성된 것도 채집이 극도로 어렵다.

연구진은 채집한 침니들 가운데 어떤 것은 무려 90㎝나 된다면서 이들 침니의 나이와 크기를 분석하면 열수구의 나이와 바다 밑에서 형성된 생명체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 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것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생명체의 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생명체는 호주 서부의 얕은 바다에서 발견되는 둥근 돔 모양의 미생물 군체 `스트로마톨라이트’로 나이는 35억년이나 된다. 이 미생물 군체는 생명체의 탄생지가 얕은 바다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자연사박물관의 에드 매티즈 학예사는 스트로마톨라이트조차도 생명체의 기원이 이처럼 오래 됐다는 것만 말해 줄 뿐 어디서 시작됐는 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논평하고 심해에서 생명체가 시작됐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커스키 교수는 앞으로 더욱 오래 된 블랙스모커침니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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