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 맵다 매워

2007-07-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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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맵다 매워

▲‘이열치열’. 여름철에 매운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매운 요리 전문점 뜨락의 김태영 주방장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불닭·낙지볶음·매운 갈비찜·전골 등 여름철 인기
눈물·콧물 주룩주룩~ 땀 빼고 나면 “어이 시원해”

열은 열로 극복한다는 뜻의 ‘이열치열.’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더운 여름일수록 땀 뻘뻘 나는 뜨겁고 매운 요리를 먹으며 더위를 다스렸다. 한여름에 매운 요리를 먹으며 그야말로 사서 고생하는 것이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매운 요리는 몸에 쌓인 열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특히 땀을 흘리고 음식을 먹은 뒤에 찾아오는 청량감은 감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인데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매운 요리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한인들은 예로부터 각양각색의 매운 요리를 섭렵해 왔다. 매운 요리의 대명사로는 한국 대표음식인 김치를 빼 놓을 수 없으며, 낙지볶음과 불닭, 비빔냉면, 비빔밥, 떡볶이 등이 있다. 시뻘건 양념을 잔뜩 뒤집어 쓴 이들 매운 요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더운 여름, 매운 요리와 함께 시원하게(?) 더위를 극복해 볼까.

최근 타운에는 매운 요리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다 강렬하고, 좀 더 짜릿한 맛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힘입어 매운 요리의 대명사인 낙지볶음, 불닭, 최류탄 라면, 최류탄 떡볶이, ‘매운’ 갈비찜, ‘매운’ 전골 등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강렬한 음식 등이 등장하고 있다.
LA에 ‘매운 열풍’을 불러온 타운내 매운 요리를 소개한다.

낙지볶음


쫄깃쫄깃 고소한 맛의 낙지는 단백질과 비타민 B, 무기질, 타우린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한 건강식품. 시뻘건 고추장 양념을 잔뜩 뒤집어 쓴 채 자글자글 익는 낙지요리는 한 입 먹으면 눈물이 쏙 나지만 결코 그만 먹을 수 없는 맛이다.
2호점에 이어 3호점을 오픈한 낙지볶음 전문점 ‘낙지마을’은 철판위에서 신선한 야채와 낙지, 매운 양념이 어우러지는 낙지철판볶음으로 오래 전부터 한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웨스턴과 1가에 위치한 매운 요리 전문점 ‘뜨락’도 눈물이 핑 도는 매콤한 맛의 낙지 볶아치기와 매운 갈낙찜, 오징어 돌려치기 등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집의 특징은 낙지가 살짝 익어 쫄깃하면서 질기지 않아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낙지와 콩나물, 스파게티 면이 어우러진 낙지 볶아치기는 물론 부드러운 살코기와 쫄깃한 낙지, 시뻘건 양념이 어우러진 매운 갈낙찜 등도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매우 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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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뻘건 양념을 뒤집어 쓴 매콤한 낙지 요리.

불 닭

보다 강렬한 맛을 원한다면 이름에서부터 화끈함이 느껴지는 ‘불닭’을 시도해 보자.
한 입 먹는 순간 입안에 불이 나게 만들 정도의 톡 쏘는 매콤함이 가득 퍼지는데 평소 웬만한 매운 요리를 우습게 여겨온 사람이라도 눈물 콧물 쏙 빼지 않고는 못 배길 뜨거운 맛이다.
윌셔와 베렌도 인근에 위치한 ‘크레이지 후크’는 불닭, 오징어와 삼겹살 불고기가 합쳐진 오삼 불고기, 매운 철판 닭강정 등의 매운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곳 불닭의 특징은 한국식 불닭 고유의 맛은 유지하면서 야채와 떡 등이 함께 들어가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인데, 중국 남부지방에서 들여온 매운 고추를 갈아 만든 특유의 소스로 강렬하면서 짜릿한 매운 맛을 선사한다. 바비큐 포크립과 철판 소시지 볶음 등도 고객의 취향에 따라 일반소스와 매운소스 중 택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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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후크가 선보이는 불닭 요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렬한 매운 맛으로 매운 요리 매니아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열치열’더위사냥

이밖에 각종 매운 요리


최근 타운에는 그냥 갈비찜이 아닌 ‘매운’ 갈비찜, 그냥 전골이 아닌 ‘매운’ 전골이 선보이고 있다.
올림픽과 노튼에 위치한 ‘아리랑’은 매콤한 국물과 부드러운 살코기가 어우러진 매운 갈비찜을, 올림픽과 호바트의 ‘죽향’은 전복이 한 마리 통째로 들어간 전복 갈비 전골을 선보이는데, 달착지근한 갈비 찜과 매콤한 국물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웨스턴과 11가의 ‘배연정 소머리 국밥’도 매콤한 양념을 뒤집어쓴 오징어와 삼겹살, 불고기의 오삼 불고기를, 올림픽과 하바드의 ‘마포 닭갈비’도 매콤한 소스 맛이 일품인 닭갈비 등 매운 요리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한편 8가와 라브레아에 위치한 퓨전 중식 레스토랑 ‘오감도’는 얼큰한 국물의 짬뽕과 함께 매운 닭 날개 요리로 인기를 끌며 다양한 종류의 퓨전 요리로 색다른 매운 맛을 선보이고 있다.

더위에 지쳐 기운 없는 가족들의 입맛에 생기를 줄 매운 요리는 뭐가 있을까? 매콤하면서 뜨거운 국물 요리로 잃어버린 입맛도 되찾고 몸에 쌓인 열도 배출시키자. 국물 맛이 얼큰해 더위를 한 방에 날려 줄 육개장과 매운 간장 닭찜 레서피를 소개한다.

■ 육 개 장
재 료: 쇠고기 양지머리 600g, 참기름 2큰술, 국간장 3큰술, 고춧가루 2큰술, 다진마늘 2큰술, 물 12컵, 고사리 100g, 토란줄기 100g, 대파 3대, 느타리 버섯 100g, 숙주 200g, 고추기름 2큰술, 소금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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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양지머리는 1시간 동안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찬물에 넣고 1시간 30분 정도 고기가 익도록 은근한 불로 끓인다. 고기는 건져서 결대로 찢은 다음 참기름, 국간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로 양념한다. 고기 국물은 기름을 걷어둔다. 고사리는 2 1/2인치 길이로 썬다. 토란 줄기도 삶아 물기를 짜고 2 1/2인치 길이로 썬다. 대파는 2 1/2줄기로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로 헹군다. 느타리 버섯은 손으로 찢어 끓는 물에 데친다. 숙주는 꼬리를 손질하고 끓는 물에 데쳐 물기를 짠다. 냄비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준비한 야채를 넣고 잘 볶는다. 볶은 야채에 위에 기름을 걷어 둔 고기국물을 붓고 푹 끓인 뒤 양념한 고기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 매운 간장 찜닭
재 료: 닭 1 1/2마리, 황기 1뿌리, 대추 5개, 감자 1 12/개, 당근 1/2개, 양파 1/2개, 대파 1/2대, 청고추 1개, 홍고추 1개, 간장 1/3컵, 설탕 3큰술, 다진 마늘 1 1/2큰술, 청주 1큰술, 생강즙 1/2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후추 약간, 계피 우린 물 1 1/2컵, 물 1컵, 통깨 약간, 소금 약간, 식용유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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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닭고기는 껍질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은 후 큼직하게 토막내 소금으로 밑간한다. 황기는 깨끗이 씻어 다듬어 놓는다. 감자와 양파, 당근은 한 입 크기로 썰고, 대파와 고추는 어슷썬다. 간장과 설탕, 다진마늘, 청주, 생강즙, 참기름, 깨소금, 후추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고 닭고기를 30분간 재웠다가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굴려가며 익힌다. 여기에 계피 우린 물과 물을 붓고 끓으면 야채와 양념장을 넣고 국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졸여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 서브한다.

레드 칠리·할라피뇨
타바스코·아바네로
매운 맛 내는 ‘감초’

한식 요리의 매운 맛은 고추장과 고춧가루가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는 땀을 내게 해 혈액순환을 돕는데 고추장은 매우면서도 그윽한 맛을 내는데 특히 좋다. 이 외에 동서양 요리에서 활용되는 매운 맛을 위한 요리재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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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큰한 전골 등 매운 요리가 강세다.

▲청양고추와 풋고추: 풋고추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부미용이 좋다. 고추의 매운 맛을 결정하는 캡사이신 성분은 열을 발산시켜 체지방 분해에도 좋은데 톡 쏘는 맛의 청양고추에는 캡사이신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미네럴이 풍부하다.
▲붉은고추와 레드 칠리: 태국이나 이탈리아 요리에 많이 쓰이는 작은 고추인 레드 칠리는 매운 맛이 매우 강하다. 개운하면서 톡 쏘는 맛이 특징인데 비타민 C가 풍부하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할라피뇨: 멕시코가 원산지인 고추로 노란색과 초록색을 띤다. 씹을 때는 덜 맵지만 입 안에서 서서히 매운맛을 내는 것이 특징. 껍질이 두꺼워 씹는 맛이 강하다. 피클처럼 초절임으로 즐겨 먹는다.
▲타바스코: 서양식 매운 소스의 대명사 타바스코. 서양인에게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운 맛으로 피자, 파스타 등 여러 가지 음식에 활용된다.
▲아바네로: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멕시코산 고추. 청양고추보다 50배 이상 맵고, 기네스북에도 가장 매운 고추로 기록돼 있다. 너무 맵기 때문에 따로 먹을 수는 없고, 잘게 썰어서 매운맛을 내고자 하는 요리에 넣는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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